사업장 에너지 태양광으로 전환...설비 투자 확대
에너지부터 탄소배출 통합관리까지...시스템 전환
마트·슈퍼 옥상에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사업장과 매장 내 에너지 시스템을 신재생에너지로 바꿔나가고 있다. 사진은 BAT 사천공장 태양광 발전 설비. (BA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사업장과 매장 내 에너지 시스템을 신재생에너지로 바꿔나가고 있다. 사진은 BAT 사천공장 태양광 발전 설비. (BA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제로를 실현하기 위해 기업들은 친환경 사업장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획기적인 탄소저감 효과를 위해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현장에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점진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목표에 동참하며 RE100에 가입하는 등 에너지 전환에 적극적인 기업들도 늘고 있다. RE100은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기업들이 100% 재생에너지 전기로의 전환을 약속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사업장과 매장 내 에너지 시스템을 바꾸고 있는 유통기업들을 살펴봤다. 

◇ 사업장 에너지 태양광으로 전환...설비 투자 확대

탄소중립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기술 중 하나는 태양광 발전이다. 기업들은 태양광 발전 설비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에 나서고 있다. 

삼양식품은 올해 초 밀양공장에 2140㎡ 규모의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 시스템’을 설치했다. 연간 발전량 436MWh/yr로 약 760가구가 1년간 사용하는 전기량을 생산할 수 있다. 삼양식품은 이를 통해 매년 나무 896그루를 심고 이산화탄소 배출량 194톤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외벽 두 개 면에 총 924개 패널을 설치하는 해당 시스템은 태양전지를 건물 외장재로 사용하는 최신 방식으로 태양광 설비와 벽체를 일체화해 건축 공기를 단축하고 공사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태양광 설치에 따른 건물 내하중 성능을 비롯해 단열이나 누수 방지 등에도 영향이 없다. 삼양식품은 해당 시스템을 상반기 완공 예정인 밀양공장 외에 기존 공장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12월 국내 식음료 업계 최초로 글로벌 RE100에 가입한 롯데칠성음료는 2040년까지 음료 및 주류 생산공장과 물류센터 등에 사용되는 전력량을 100%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생산공장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확대 구축하는 등 실행 방안을 적용할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는 “2017년부터 충주2공장에서 태양광 자가발전 가동을 개시했고 최근에는 안성공장에도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해 가동하는 등 재생에너지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자체 생산한 태양광 에너지로 맥주를 생산하기 위해 이천 생산 공장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저감되는 탄소 발생량은 연간 약 5621톤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이는 소나무 112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 향후 30년간 총 16만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낼 예정이다. 향후 광주, 청주 생산 공장에도 태양광 발전 설비를 순차적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BAT는 지난해 11월 친환경 에너지 발전을 위해 경남 사천공장 옥상 전체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향후 주차장까지 포함해 총 1만6000㎡에 달하는 태양광 발전 모듈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BAT는 이를 통해 연간 최대 1435kW의 전력을 생산, 총 781톤의 이산화탄소 발생 저감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경상국립대 미래융복합기술연구소와 ESG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 실질적인 탄소 배출 저감 기술을 연구하고 신재생 에너지 활용 방안을 함께 모색을 하기로 했다. 

탄소중립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기술 중 하나는 태양광 발전이다. 사진은 삼양식품이 올해 초 밀양공장에 설치한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 시스템. (삼양식품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탄소중립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기술 중 하나는 태양광 발전이다. 사진은 삼양식품이 올해 초 밀양공장에 설치한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 시스템. (삼양식품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에너지부터 탄소배출 통합관리까지...시스템 전환

기업들은 화석연로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기술에 본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전사 차원의 단계적인 탄소중립 계획을 밝히는가 하면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는 사업장을 적극 늘려가는 추세다. 

LG생활건강은 지난 15일 ESG위원회를 열고 ‘2050 탄소중립’ 계획을 승인하면서 사업장 조명을 LED로 교체하고, 세척수 재활용 설비 구축, 태양광 설치 등을 단계적으로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생활건강에 따르면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온실가스 감축기술 등에 약 2000억 원을 투자해 2020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45% 감축하고 이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할 예정이다. 

풀무원은 생산공장뿐만 아니라 물류센터, R&D센터 등에 에너지관리시스템을 도입하며 탄소중립에 다가서고 있다. 먼저 음성두부공장, 의령두부공장 등에 탄소 배출 감소 효과가 있는 목재펠릿 보일러를 운영하고 있다. 음성두부공장의 경우 2013년 목재펠릿 보일러 설치 이후 5년간 감축한 이산화탄소 1만6584톤을 정부로부터 인정받아 탄소배출거래권을 확보했다.

제조사업장과 물류센터에는 매년 태양광 발전 및 태양열 집열 설비를 확대 설치하고 있다. 풀무원에 따르면 현재 11개 제조사업장과 1개 물류센터에 설치한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동시에 줄여나가고 있다. 2019년에는 풀무원 R&D센터인 풀무원기술원을 이전하면서 태양광과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한 친환경 건축물로 연구소를 준공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식품업계 최초로 한국에너지공단의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1등급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웹 기반 시스템을 활용해 국내외 사업장에서 동시에 온실가스 저감화 기반을 마련, 글로벌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올해 1월 글로벌 탄소배출 통합관리 시스템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한 오리온 얘기다. 글로벌 탄소배출 통합관리 시스템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국내외 사업장 및 생산공장의 온실가스 배출량·배출권·배출시설 현황 등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웹 기반 시스템이다. 오리온은 해당 시스템을 활용해 연간 탄소배출량 목표를 설정하고 데이터 통합 관리 및 온실가스 저감 활동을 실행하고 있다. 

오리온은 “해외 법인 탄소배출량까지 통합 관리하는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국내 식품업계 최초”라며 “중국 법인은 랑방공장의 스윙칩 프라이어와 보일러에서 발생되는 폐열을 회수·재활용하는 설비를 구축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였고, 베트남 법인은 미푹공장 지붕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해 제품 생산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마트·슈퍼 옥상에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

태양광 발전 설비에서 생산한 전력을 매장에서 사용하면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뿐만 아니라 전기요금 절감 효과도 있다. 사진은 롯데슈퍼 남원점 태양광 설비 모습. (롯데쇼핑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태양광 발전 설비에서 생산한 전력을 매장에서 사용하면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뿐만 아니라 전기요금 절감 효과도 있다. 사진은 롯데슈퍼 남원점 태양광 설비 모습. (롯데쇼핑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공장이나 물류사업장뿐만 아니라 매장에 태양광 에너지 시스템을 도입해 전기를 생산해내는 유통기업도 있다. 태양광 발전 설비에서 생산한 전력을 매장에서 사용하면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뿐만 아니라 전기요금 절감 효과도 있다. 

롯데는 마트와 슈퍼 옥상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해 가동 중이다. 롯데마트는 2010년부터 태양광 발전 설비 운영을 시작해 매년 확대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뿐 아니라 베트남 남사이공점 매장 옥상에도 설치돼 연간 1319Mwh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국내 기준 320여 가구의 1년 전력 소비량과 비슷하다. 롯데마트는 베트남 중남부 지역 10개 점에 옥상 태양광 발전시설을 확대 운영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롯데슈퍼도 지난해 12월 매장 10곳과 신갈물류센터 옥상에 총 5119㎡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전기 요금 절감은 물론, 연간 628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소나무 4500여 그루를 심는 효과와 같다. 

롯데슈퍼는 “현재 전국의 점포와 물류센터를 운영하는데 연간 12만9327MWh의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며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로 연간 1360MWh의 친환경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돼 전체 전기 사용량의 10%를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발전 설비가 화석연료 사용량 저감과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는 물론,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만큼 향후 관련 설비에 대한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람에게 생애주기가 있듯 물건에도 ‘생산-유통-판매-사용-폐기‘라는 라이프사이클이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됩니다. 유통기업은 이 중 어디에서 어떻게 탄소배출을 줄일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환경적 책임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 속에서 유통업계에서 실천할 수 있는 ‘넷제로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생산단계에서의 ‘플라스틱 퇴출’, 사업장에서의 ‘에너지 전환’, 유통현장에서의 ‘녹색물류’입니다. 2회차에서는 기존 전기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중인 기업들의 움직임을 살펴봅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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