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도 ESG와 가치소비에 주목
플라스틱 뚜껑부터 비닐 포장 없애는 기업들 
친환경 포장재 선물세트 라인업 확대

올 설에는 어떠한 기업들이 제품에서 플라스틱을 뺐을까. 또 어디에서 쓸데없는 포장재를 뺄 수 있었던 것일까. 사진은 친환경 선물세트 라인업을 선보인 홈플러스. (홈플러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올 설에는 어떠한 기업들이 제품에서 플라스틱을 뺐을까. 또 어디에서 쓸데없는 포장재를 뺄 수 있었던 것일까. 사진은 친환경 선물세트 라인업을 선보인 홈플러스. (홈플러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설이나 추석만 되면 집집마다 명절선물이 만들어내는 쓰레기가 쏟아져 나온다. 마음을 전하기 위해 주고받는 선물세트의 포장재 때문이다.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등으로 만들어진 포장재는 하루도 집에 머무르지 않고 집 밖으로 배출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비대면 명절이 이어지면서 택배로 인한 플라스틱과 비닐류 등 포장 쓰레기 처리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생각해보자. 명절을 대표하는 정육, 굴비, 청과 등 선물세트와 캔햄, 화장품 등 선물로 많이 선택되는 제품들이 어떻게 포장돼 전달되는지를 말이다. 명절선물세트는 외부 충격으로부터 상품을 보호하고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대부분 스티로폼이나 플라스틱 박스, 젤 아이스팩을 포장재로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포장재들은 부피가 크고 분리배출도 어려워 매년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선물세트를 구성할 때 이런 방식의 포장이 불가피한 것일까? 최근 변화를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매년 명절마다 친환경을 키워드로 선물세트를 기획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기업들은 그동안 일상적으로 사용돼 온 플라스틱 상자를 분리배출과 재활용이 용이한 식물성 종이 소재로 바꾸고, 포장 규격을 줄이고, 쓸모를 알 수 없던 캔햄 뚜껑을 없애는 등의 노력을 더하고 있다. 

기업들의 말을 들어보면 친환경 선물세트를 강화하는 배경에는 기업의 ESG경영과 제품을 구매할 때 환경적인 요소까지 고려해 불필요한 선물포장을 자제하는 소비자의 니즈가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아무리 플라스틱 쓰레기를 함께 선물하지 않으려고 해도 기업이 변화하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그런 만큼 어떤 기업들이 제품에서 플라스틱을 빼고 있는지 알고 있으면 소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올 설에는 어떠한 기업들이 선물세트에서 플라스틱을 뺐을까. 또 어디에서 포장재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일까. 명절 선물세트를 개선하고 있는 기업들의 제품을 살펴봤다. 

플라스틱 뚜껑 없애고 용기 두께 줄인 선물세트

사조대림은 환경보호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올 설에 친환경 키워드를 담은 선물세트를 기획했다. 특히 프리미엄 캔햄 안심팜의 플라스틱 뚜껑을 제거한 ‘뚜껑 없는 안심팜’이 적용된 선물세트를 지난해보다 3배 늘려 18종으로 확대했다. 

더불어 비닐코팅 방식의 선물세트 쇼핑백과 폴리우레탄 재질의 쇼핑백 손잡이를 종이 재질로 전면 교체하는 등 친환경 선물세트를 더욱 강화했다. 사조대림은 지난해 명절 선물세트 중 매년 높은 판매고를 올리는 ‘안심특선 22호’를 비롯해 선물세트 70여 개 품목의 포장재 면적을 축소해 연간 약 10톤가량의 플라스틱 사용 감축 효과를 얻었다.

대상은 탈 플라스틱 움직임에 동참하기 위해 선물세트 구성품의 배치를 최적화해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고 플라스틱 용기의 두께를 대폭 줄였다. 일부 선물세트의 쇼핑백 원단을 종이와 목화실로 만든 실종이를 사용해 분리수거할 수 있도록 한 변화도 눈에 띈다. 이를 통해 올해 설 선물세트 제작 물량 기준 33톤의 플라스틱을 절감했다. 종이지함 또한 두께를 줄여 총 53톤의 종이 사용량을 감축했다.

사조대림은 환경보호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친환경 키워드를 담은 선물세트를 기획했다. (사조대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사조대림은 올 설에 친환경 키워드를 담은 선물세트를 기획했다. (사조대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플라스틱 없이 종이로도 충분해

동원F&B는 지난해 추석  처음으로 선보인 ‘올페이퍼 패키지’ 선물세트를 이번 설에도 출시했다. 올페이퍼 패키지 선물세트는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용기를 종이로 교체하고 기존 부직포 가방이 아닌 종이 가방에 담아 모든 포장을 완전히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CJ제일제당도 종이 포장재만 사용한 ‘포장이 가벼운 스팸 선물세트’ 2종을 처음 선보였다. 제품을 고정하는 트레이를 플라스틱 소재에서 종이로 교체하고 분리배출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조립식으로 제작했다. 환경을 고려한 패키징 개선으로 이번 설에만 플라스틱 사용량을 387톤 줄였다. 이는 지난 설에 비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2배 이상 저감한 수치다.

홈플러스도 친환경 선물세트 라인업을 확대했다. 먼저 기존 플라스틱 용기를 재생 종이로 교체하고 포장은 종이 가방으로 구성해 모든 포장을 완전히 재활용 할 수 있게 한 동원 건강한 ESG 선물세트 53호를 업계 단독으로 출시했다. 리챔 더블 라이트 상품은 플라스틱 뚜껑도 없앴다.

더불어 친환경 패키지 과일 선물세트 5종을 선보였다. 과일 선물세트에 필요한 완충재를 플라스틱, 스티로폼 대신 종이로 구성한 상품이다. 이를 통해 통기성을 확보해 신선식품 품질을 유지하는 한편 연간 1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애경산업은 쓰레기 배출과 플라스틱 및 금속 사용량을 줄인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먼저 쇼핑백과 선물세트 케이스를 일체화해 포장재 쓰레기 배출을 줄였다. 특히 샴푸, 바디워시 등에 사용된 뚜껑을 기존 펌프 형태에서 원터치형 캡으로 변경해 플라스틱과 금속 사용량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애경산업이 선보인 쇼핑백과 선물세트 케이스 일체화한 제품. (애경산업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애경산업이 선보인 쇼핑백과 선물세트 케이스 일체화한 제품. (애경산업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단계적으로 친환경 소재 적용 확대

롯데백화점은 명절선물에 단계적으로 친환경 소재를 도입하고 있다. 플라스틱을 친환경 포장지로 바꾸고, 업계 최초로 생분해성 친환경 젤 아이스팩 도입하고 있다. 올 설에는 검은 호랑이의 해를 기념하는 식품관 전용 폐페트병 재활용 쇼핑백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은 일회용 포장지가 많이 사용되는 명절선물 포장에 점진적으로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고 있다. 일례로 정육·굴비·청과 3대 선물세트를 중심으로 기존 플라스틱 포장재를 식물성 종이 소재로 변경해왔다. 2020년 추석부터 3대 선물세트에 선도입하고 지난해 설부터는 한우 선물세트에도 확대 적용했다. 특히 굴비 포장재의 경우 특허 기술이 접목된 3중 골심지로 케이스로 제작해 보냉력을 유지하고 재활용이 어려웠던 천 소재 가방 대신 종이 가방을 사용, 포장재 폐기물을 최소화했다.

업계 최초로 분리배출이 가능한 친환경 젤 아이스팩도 선보였다. 일반 젤 아이스팩과 동일한 수준의 보냉력을 가진 생분해성 천연유래물질로 만든 아이스팩으로 내용물을 하수구에 분리배출할 수 있어 처리가 간편하다고 알려진다. 사과와 배 등 청과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던 내장재 스티로폼도 분리수거와 재활용이 가능한 생분해성 완충제로 변경하고 포장을 간소화해 폐기물을 줄였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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