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버려진 친환경 아이스팩

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81번째 사진은 보도블럭 위에 나뒹구는 쓰레기입니다. [편집자 주]

물로 만든 '친환경' 아이스팩이 주택가 도로에 버려진 모습. 이렇게 버려진 '친환경' 제품은 정말로 환경친화적일까? (이한 기자 2021.5.29)/그린포스트코리아
물로 만든 '친환경' 아이스팩이 주택가 도로에 버려진 모습. 이렇게 버려진 '친환경' 제품은 정말로 환경친화적일까? (이한 기자 2021.5.29)/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버려지는 것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 무엇이 얼마나 버려졌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그것 만큼 중요한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어디에 어떻게 버려졌느냐다. 쉽게 얘기하면 이런 경우다. ‘친환경 아이템’이 함부로 버려지면 어떻게 될까?

사진 속 길 위에 놓인 제품은 물로 만든 아이스팩이다. 고흡수성수지(SAP)를 사용한 제품은 재활용이 어렵고 하수구에 버려질 경우 미세플라스틱 오염 등의 문제가 있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래서 물이나 종이 소재 등으로 만들어진 아이스팩이 인기다.

하지만 물로 만든 제품이라도 저렇게 아무데나 버려지는 건 문제다. 자원순환 구조에서는 소재가 무엇이냐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고 어떻게 버리는지도 중요하다. 버릴 때는 제대로 버리자.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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