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기업 ‘리-사이클’과 손잡고 사업화 가속
[그린포스트코리아 이건오 기자]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사용 후 발생하는 폐배터리의 효율적인 처리 문제가 중요한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이 GM합작법인 등과 함께 해외 시장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따라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사용 후 발생하는 폐배터리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GM과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를 통해 북미 시장에서 적극적인 사업 추진이 이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가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리-사이클(Li-Cycle)’과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배터리의 재활용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얼티엄셀즈와 리-사이클은 올해 말부터 이 재활용 프로세스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배터리의 코발트, 니켈, 리튬, 흑연, 구리, 망간 알루미늄 등 다양한 배터리 원재료를 재활용할 수 있게 된다. 원재료 중 95%가 새로운 배터리 셀의 생산이나 관련 산업에 재활용이 가능하다.
아자히 코하르(Ajay Kochhar) 리-사이클 CEO는 “얼티엄셀즈와의 협력은 배터리 생산 부산물 등을 쓰레기 매립지로부터 돌려보내고, 상당량의 가치 있는 배터리 원재료를 공급망으로 되돌려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파트너십은 원재료 채굴에 대한 대안으로 더욱 지속가능한 리튬이온 배터리 원재료 회복 기술로 한발 전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의 원재료를 재활용하는 하이드로메탈러지컬(Hydrometallurgical) 공정은 기존 공정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대 30%나 낮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GM의 전기·자율주행차 담당 켄 모리스(Ken Morris) 부사장은 “GM의 제로 웨이스트 정책은 202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제조 폐기물의 90% 이상을 매립과 소각 과정에서 회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얼티엄셀즈 및 리-사이클과 긴밀하게 협력해 업계가 원재료를 훨씬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2013년부터 보증 서비스를 통해 교체된 팩을 포함해 고객으로부터 받은 배터리 팩의 100%를 재활용이나 재사용하고 있다. 또한 얼티엄셀즈 배터리는 모듈식 설계를 채택해 재활용이나 재사용이 용이하다.
토마스 갤러거(Thomas Gallagher) 얼티엄셀즈 최고운영책임자는 “우리는 낭비를 최소화하면서 에너지를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이번 협력은 우리의 부품과 생산 프로세스의 지속 가능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폐배터리 재활용 협력뿐만 아니라 유럽 폴란드를 비롯해 한국 오창 등 다른 공장에서도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해 유수의 업체들과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전기 택시 배터리 대여 및 사용 후 배터리 ESS 재사용(Reuse) 실증 사업을 위해 현대자동차, KST모빌리티 등과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폐배터리를 재사용해 만든 ‘전기차용 충전 ESS 시스템’을 오창공장에 설치했다. 1년여의 개발 기간을 걸쳐 만들어진 ESS는 10만km이상을 달린 전기 택시에서 뗀 배터리로 만든 충전기로 전기차 충전을 할 때 사용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폐배터리는 잔존 수명과 배터리의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재사용도 가능하다”며,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 확보 및 적합한 용도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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