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완성차 틀 벗어나 ‘미래 모빌리티’ 전반 사업 확대
생산·물류 막히고 수요 감소...코로나 변수와 치열한 싸움
신차 라인업 확대로 단기변수 극복, 혁신기술로 미래 전략 수립
정의선 수석부회장, “이동 진화로 미래 인류에게 ‘새로운 시간’ 선물”

코로나19 여파로 재계와 산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감돕니다. 세계 곳곳의 공장과 상점이 문을 닫고 소비자들의 생활 습관이 변하면서 기업들은 줄줄이 타격을 입었습니다.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은 또 한 번의 시련입니다.

대한민국은 이 위기에서 슬기롭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절망할 필요 없습니다. 난세에는 영웅이 등장합니다. 코로나 최일선에서 밤낮으로 바이러스와 싸운 의료진의 노력이 빛을 본 것처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위기에 굽히지 않고 정면으로 맞설 또 다른 영웅들이 있습니다.

동방의 작은 나라, 내수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국가지만, 우리에게는 세계 시장을 이끌만한 여러 기술과 앞선 제품이 있습니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던 선배,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던 선배가 지금은 없지만, 그들 못잖은 후배 기업인들이 앞선 세대가 일군 땅에서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떨어진 ‘기운’을 확실하게 ‘업’시켜 줄 경제 주역들, 국내 대표 기업과 CEO의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연재합니다. 두 번째 순서는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현대자동차입니다. [편집자 주]

현대차그룹 혁신 거점 ‘현대 크래들’이 7일(현지시각) 샌프란시스코 ‘피어 27’에서 ‘모빌리티 이노베이터스 포럼 2019’를 개최했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기조연설에서 ‘인간중심의 모빌리티 개발 철학’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 모습.(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2019.11.8/그린포스트코리아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와 모빌리티와 혁신에 관한 다양한 메시지를 언론에 꾸준히 내놓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넥타이를 조여 맨 수트 차림 대신 캐주얼한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서는 경우도 많았다. 사진은 정 수석부회장이 ‘인간중심의 모빌리티 개발 철학’에 대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미래 인류가 사는 도시’를 상상해보자. 환경오염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라든지, SF영화 속 핵전쟁 같은 불안한 예측은 걷어내고 기술 진보와 산업 발전 키워드에만 집중해서 상상해보자. 어떤 모습이 그려질까?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미래 도시’를 상상할 때 빠지지 않는 요소가 있다. 하늘길을 날아다니거나 스스로 판단해서 행동하는 자동차, 지금으로서는 구체적으로 구현하기 힘든 신기한 기능을 갖춘 미래 자동차들이다.

23년 전에 개봉한 고전(?)영화 ‘제5원소’에서는 날아다니는 택시가 등장했고 2013년 개봉한 영화 ‘오블리비언’에서는 톰 크루즈가 1인용 드론을 타고 다니며 핵전쟁 이후의 지구를 탐사했다. 1980년대 SF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는 자동차가 타임머신이었고, 2007년부터 10년여간 인기를 끌어온 ‘트랜스포머’ 시리즈 속 차들은 외계에서 온 유기체였다. 이렇듯 ‘자동차’를 향한 인류의 상상력은 시대와 관계없이 폭넓게 이어지고 또 확장되어 왔다.

◇ 인류 진보 이어갈 상상 속 미래 자동차

실제 미래 자동차는 어떤 모습일까?.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0에서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자동차 산업이 인류를 위한 진보를 이어갈 것” 이라고 선언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 미디어 행사에서 “우리는 도시와 인류의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깊이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끊김 없는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는 현대차의 새로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은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인류를 위한 진보'를 이어 나가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가 인류의 진보에 어떻게 공헌한다는 의미였을까?

이 자리에서 정 부회장은 “현대차는 이동 시간의 혁신적 단축으로 도시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의미 있는 시간 활용으로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목표를 이루며, 새로운 커뮤니티로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역동적인 인간 중심 미래 도시 구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동수단의 효율화를 통해 사람들이 운전 등에 쓰던 시간을 줄여 다른 가치를 추구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선언이다.

이날 현대차는 개인용 비행체 콘셉트도 공개했다. 전기 추진 방식에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상용화 초기에는 조종사가 운전대를 잡아야 하지만 자동비행기술이 안정화 된 이후부터는 자율비행이 가능하도록 개발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개인용 비행체 콘셉트는 세계 최대 모빌리티 기업 우버와의 협업으로 완성됐다.

현대차는 CES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구현하기 위한 3가지 솔루션을 제시했다.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Hub(모빌리티 환승 거점)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는 개인용 비행체와 관련 서비스를 통해 하늘을 이동 통로로 이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목적 기반 모빌리티는 차를 타고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동안 운전자 또는 동승자에게 꼭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모빌리티 환승 거점은 두 서비스를 연결하는 공간으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교류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신개념 솔루션이다. 쉽게 말하면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미래 모빌리티’다.

현대자동차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 이미지(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이동수단은 미래 도시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현대차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 이미지 (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완성차 틀 벗어나 ‘미래 모빌리티’ 전반 사업 확대

국내 주요 기업들의 출발이 대개 그러하듯, 과거의 현대자동차는 ‘패스트 팔로워’였다. 그러나 몸집을 키운 이후 최근에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꿈꾸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완성차 제조·판매라는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범위를 넓히겠다는 움직임이다.

계획으로만 그치는 게 아니다. 현대차는 지난 3월 주총에서 정관상 사업목적에 ‘각종 차량’ 외에 ‘기타 이동수단’의 제조·판매를 추가했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도심 항공기 등 신종 모빌리티 사업을 위해서다. ‘전동화 차량 등의 충전 사업’도 새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수소차와 전기차 등 전동화 차량 사업과 도심 모빌리티 인프라 사업을 위한 조치다. 미래 이동 수단을 폭넓게 아우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 확대를 위해 2025년까지 6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친환경 자동차,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AI, 미래 에너지, 스타트업 육성 등을 5대 혁신성장 분야로 선정하고 전기차와 모빌리티. 자율주행 등 미래기술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정 수석부회장 체제 이후 현대차 기업문화도 바뀌는 추세다. 대학졸업자와 졸업예정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정기공채를 폐지하고 상시채용 체제로 전환했으며 자율복장제도를 도입하고 입원 직급체계도 개편하는 등 실질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5월 한 행사에 참석해 “현대차그룹의 기업문화는 스타트업처럼 더 많이 변할 것이고, 우리 문화는 앞으로 더욱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와 모빌리티와 혁신에 관한 다양한 메시지를 언론에 꾸준히 내놓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넥타이를 조여 맨 수트 차림 대신 캐주얼한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서는 경우도 많았다. 재계에서는 정 부회장과 현대차가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게임체인저’로서의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수소차 등 친환경 미래에너지, 자율주행 등 미래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모습도 이런 행보로 해석됐다.

◇ 생산·물류 막히고 수요 감소...코로나19 변수와의 치열한 싸움

적극적인 미래 행보를 보이던 최근의 현대차는 코로나19 변수와 정면으로 마주했다. 코로나 사태는 전 세계 거의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쳤는데 국내 자동차 시장 역시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왔다. 중국발 생산·물류가 막히자 와이어링 하니스 등 일부 부품 수급 일정에 차질이 생겼고 국내외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는 등 위기가 이어졌다.

현대차는 사태 초기부터 부품 협력사의 중국 공장 방역 강화를 통해 현지 임직원 안전을 확보하고 공장 조기 생산 재개 방안을 모색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해왔다. 중소 부품 협력사를 위해 경영 자금을 무이자로 자원하고 납품대금과 부품 양산 투자비를 조기 지급하기도 했다. 지자체 등에 임시격리 시설을 제공하는 등 사회공헌에도 적극적이었다.

코로나 변수에 1분기 실질적인 영업 이익은 감소했다. 현대차가 지난 23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이들은 1분기 90만 3,371대를 판매해 25조 3,19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8,638억 원에 경상이익 7,243억 원 규모다. 당기순이익은 5,527억 원(비지배지분 포함)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불확실성에 직면한 가운데, 수요 위축과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판매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화 약세의 우호적 환율 환경, 제품 믹스 개선 등의 영향으로 매출액이 증가했으나, 앱티브 합작법인 관련 기타 매출이 발생한 것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수요 하락 등의 영향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실물경제 침체 및 수요 하락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돼 이에 따른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렵고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향후 글로벌 수요 회복 시점에 맞춰 빠른 회복이 가능하도록 유동성 관리 강화, 적정 재고 수준 유지 등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가 8세대 쏘나타 연식변경 모델 '2020 쏘나타'를 출시했다. (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변수를 극복하고 장기적으로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현대차의 숙제다. 코로나19 변수는 비상경영과 신차 라인업 확대 등으로 넘어설 전략이다. 사진은 23일 출시한 2020쏘나타. (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2분기 위기 지속될 것” vs “과도한 우려는 금물”

증권가에서도 2분기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수요감소에 따른 영향이 장부에 실제 영향을 미치는 것은 2분기라는 인식 때문이다. 반면 과도한 우려보다는 향후 개선세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DB금융투자 김평모 연구원은 “3월 서유럽 주요 국가의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한 점을 고려했을 때 바이러스 영향에 의한 판매 감소는 4월이 가장 극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5월 이후에도 V 자 반등을 기대하기보다는 점진적인 개선이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삼성증권 임은영 연구원은 “코로나19 수요급감 영향이 2분기에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밸류체인의 재무 리스크 부각으로 유동성 확보가 가장 중요한 시기이며 4~5월 락다운 해제보다는 수요회복 추세가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반면 SK증권 권순우 연구원은 “낙관할 수 있는 업황은 아니지만, 과도한 우려도 금물”이라고 내다보았다. “신차출시에 따른 믹스개선과 인센티브 감소, 우호적인 환율 등의 포인트는 2분기에도 이어짐에 따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진을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이유다.

메리츠종금증권 김준성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회복에 대해 ‘언제’라는 불확실성이 아닌 ‘어떻게’라는 확실성에 주목할 시기”라고 언급하면서 “불확실성 축소가 시작되는 시점에서는 1분기에서도 증명된 신차효과 확산과 헤게모니 전환기의 리더십을 가져올 EV 및 자율주행 역량에 대한 입증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기업가치 개선을 시작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 2가지 숙제...변수 극복,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변수를 극복하고 장기적으로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현대차의 숙제다. 우선 코로나19 변수는 비상경영과 신차 라인업 확대 등으로 넘어설 전략이다.

최근 현대차는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급여 20%를 반납하며 정의선 부회장 역시 동참한다. 급여 반납 종료 시기는 각 계열사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임원들의 급여 반납은 지난 2016년 사드 사태 이후 4년 만이다. 당시 전 계열사 임원들이 임금의 10%를 반납한 바 있다.

현대차는 “자동차 산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수요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국제 유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 판매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어, 판매 회복에 대한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차는 향후 수요 및 판매 전망과 관련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빠른 경영 안정화를 위한 위기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동성 리스크 관리, 전략적 재고 및 판매 운영, 유연한 생산체계 구축, 안정적인 부품 공급 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는 “향후 수요 감소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판매가 견조한 내수시장에서의 신차 판매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을 꾸준히 추진하고, 효율적 재고 관리와 인센티브 운영, 신차 및 SUV 위주의 공급 확대를 통해 해외시장에서의 실적 악화를 만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달 벨로스터 N모델을 시작으로 상반기에 쏘나타와 아반떼 N라인, 하반기에 코나와 투싼 N라인 등 올해 안에 총 5종의 N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N은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명칭으로 남양연구소와 독일 뉘르브리크링 주행테스트센터의 앞글자를 따 붙인 이름이다. 앞서 현대차는 올 뉴 아반떼와 2020 쏘나타 등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다라 코스로샤히(Dara Khosrowshahi) 우버 CE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가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현대차는 전통적인 자동차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전반을 아우르는데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미래 테스트하고 구현하는 ‘오픈이노베이션 랩’ 착공 예정

장기과제인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도 늦추지 않고 있다. 전동화, 자율주행 등 미래 시장 리더십 확보를 위한 신기술 역량 강화를 지속하고 전동화 경쟁력 우위 등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미래전략 측면에서 주목할 곳은 싱가포르다. 현대차는 싱가포르에 ‘현대 모빌리티 글로벌 혁신센터’(이하 혁신센터)를 건립한다. 이곳은 미래 모빌리티 가치사슬 전반을 혁신할 신사업과 기술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오픈이노베이션 랩’이다. 쉽게 말해 ‘실험실’로 이해하면 된다. 혁신센터는 5월 착공 예정이다.

혁신센터에서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접목한 사람 중심 지능형 제조 플랫폼을 개발한다. 아울러 이를 소규모 전기차 시범생산 체계에서 검증한다. 지능형 제조 플랫폼과 연계한 차량개발 기술과 고객 주문형 생산 시스템도 연구한다.

현대차 서보신 사장은 지난 3월 31일 관련 계획을 밝히면서 “혁신센터는 현대차가 구상하고 있는 미래를 테스트하고 구현하는 완전히 새로운 시험장”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현대차 혁신 의지와 싱가포르 혁신 생태계를 융합해 기존 틀을 탈피한 신개념 비즈니스와 미래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언급했다.

현대차는 이곳에서 싱가포르 현지 대학, 스타트업, 연구기관 등과 긴밀하게 협업할 예정이며 상호 협업 효과를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혁신 비즈니스 및 R&D 부문 핵심 조직과 인력들을 현지로 보낼 계획이다

◇ 정의선, “이동의 진화로 미래 인류에게 ‘새로운 시간’ 선물할 것”

현대자동차는 미래 모빌리티와 도시의 모습을 구체화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이들은 미래 도시에 필요한 기반 시설과 도시 발전 방향을 예측하기 위해 '미래도시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도시를 특징별로 분류하는 작업도 진행해왔다. 교통정체가 심각한 대도시의 문제 해결을 위해 인간 중심 모빌리티 솔루션도 연구했다. 앞서 언급한 CES2002에서도 이 내용을 알린 바 있다.

당시 전략기술본부장 지영조 사장은 “자문단 연구 결과를 토대로 주요 도시를 분석하고 역동적인 미래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가 제시할 UAM과 PBV, Hub 등 세 가지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은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대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고 역동적인 도시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UAM사업부장 신재원 부사장은 “우리는 도심 상공 하늘을 열어줄 완전히 새로운 시대 앞에 와 있다”고 말하면서 “UAM은 땅에서의 교통 혼잡에서 해방되어 사람들이 좋아하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도시에 사람이 밀집되면서 이동 효율성이 떨어졌으니 하늘길을 사용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모빌리티 패러다임도 바꾸겠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해서 현대차의 미래전략이 ‘플라잉 카’에 국한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전동화,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시장 리더십을 가시화하고, 사업 전반에 걸친 체질 개선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동시에 ‘스타트업 창업가’와 같은 창의적 사고와 도전적 실행도 당부한 바 있다.

신년사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 사업의 본질이 “이동의 진화는 새로운 시간을 만드는 일이며, 궁극적으로 사람에게 새로운 행복과 즐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동수단을 움직이는 연료나 움직이는 방식 등 모든 면에서 미래 지향적인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1분기와 앞으로 2분기에 이어질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현대자동차의 전략도 결국 이 키워드에 달려있다.

현대자동차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개념도(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자동차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개념도(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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