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노동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 포럼’ 1기(배달산업) 출범식 개최

서울 명동에서 '플랫폼 노동 포럼' 1기 출범식이 열렸다. (김형수 기자) 2020.4.1/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 명동에서 '플랫폼 노동 포럼' 1기 출범식이 열렸다. (김형수 기자) 2020.4.1/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바빠진 노동자들이 있다. 배달앱에서 주문한 먹거리를 집앞까지 갖다주는 배달 노동자들이다. 배달앱 이름이 적힌 옷을 입고 일하는 이들의 존재는 일상에 깊숙하게 파고들었지만, 아직 이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1일 오전 서울시 중구 명동 라이브홀에서는 이처럼 배달앱이라는 플랫폼에서 건건이 일을 받아 노동하는 플랫폼 노동의 제도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플랫폼 노동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 포럼(이하 플랫폼 노동 포럼)’ 1기(배달산업) 출범식이 열렸다. 

플랫폼 노동 포럼에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라이더유니온 등 노동조합, 우아한형제들・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스파이더크래프트・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 기업 관계자들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교수・서울대학교 권현지 교수・인제대학교 박은정 교수는 공익 전문가로 참가한다. 이병한 교수가 위원장을, 박정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정책국장과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실장이 간사를 맡는다.

플랫폼 노동 포럼은 정부가 주도하고 노와 사가 따라가는 기존의 사회적 대화모델과 달리 노와 사가 주도하고 정부는 지원하는 형태로 이뤄진 사회적 대화모델을 표방한다. 플랫폼 노동 포럼 위원장을 맡게 된 이병훈 교수는 “플랫폼 노동・플랫폼 경제・플랫폼 기업이 우리 사회 또 세계적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새 질서가 만들어지지 못한 가운데 많은 문제와 갈등이 드러났다”면서 “플랫폼 기업, 라이더 대표 노조가 나서서 새 질서를 대화와 협의로 만들어가겠다는 의미있는 시작을 오늘 알려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규모 추정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47만~50만명 정도가 플랫폼 노동에 종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취업자 가운데 1.7~2.0%에 달하는 규모다. 배달산업에 관련된 플랫폼 기업과 노동조합은 플랫폼 노동 문제에 관한 논의를 지난 1년간 이어온 끝에 플랫폼 노동 문제의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련 의견을 나누고 접점을 찾기 위해 플랫폼 노동 포럼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플랫폼 노동 포럼' 1기 출범식에 참가한 사람들이 단상에 올라 포즈를 취했다. (김형수 기자) 2020.4.1/그린포스트코리아
'플랫폼 노동 포럼' 1기 출범식에 참가한 사람들이 단상에 올라 포즈를 취했다. (김형수 기자) 2020.4.1/그린포스트코리아

강규혁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플랫폼 노동 포럼은 노・사가 의제 선정해 구성하는 등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앞으로도 정부와 전문가는 이를 지원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면서 “한국사회에선 전례가 없는 길이고 시행착오가 있겠으나 노・사가 역지사지하며 상대방을 배려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플랫폼 노동 포럼에선 △플랫폼 노동의 보호 대상에 관한 당사자 협의 및 제안 △배달산업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기준 마련 △배달산업 종사자 처우 안정을 위한 사회적 보호조치 △배달산업의 발전과 종사자 보호를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 협의 및 제안 등 4가지 의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앞으로 6개월 동안 모든 위원이 참가하는 전원 회의와 공익전문가, 기업과 노동조합 간사가 참석하는 간사회의를 진행해 합의점을 찾아나간다는 방침이다.

정미나 정책실장은 “개별 노사관계에 맡기는 걸 넘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뜻을 모았다”면서 “플랫폼 노동이라는 선례를 찾기 힘든 새로운 형태 노동에 대해서 노・사 당사자가 먼저 손을 잡고 의견을 교환하며 여기까지 오기 힘들었지만 사회적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시작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기존 근로기준법 적용이 어려우면 최소한의 소득, 불이익 근로 조건 변경 불가 등 입법 취지를 반영한 가치와 지향을 만들어내고 현실에 적용시키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했으면 좋겠고 라이더유니온도 노조로서 책임과 실천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플랫폼 노동 포럼은 1기 활동이 마무리되는 9월 이후 사회적 합의가 나오면 정부나 국회에 입법 등을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이병훈 교수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국회가 입법적으로 플랫폼 노동 포럼의 건의를 수용해서 이행하고 그러면 더 구속력있게 다른 기업 노동자들에게도 동참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원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김대환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관은 “당사자인 기업과 노조가 지난 1년 동한 소통한 결과라 많은 기대를 갖게 한다”면서 “배달 산업 노・사 나선 만큼 정부도 포럼이 좋은 결실을 맺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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