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6만∼7만 배럴 원유 뽑아낼 것으로 예상"

2018.10.25/그린포스트코리아
2018.10.25/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미국이 연방정부가 관할하는 북극해역에서 원유를 뽑아내는 사업을 승인했다.

AP,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 주 북쪽에 있는 보퍼트해에 자갈 섬을 만들어 시추에 나선다는 석유기업 힐코프 에너지의 계획을 허가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12월 새 국가안보전략을 통해 미국의 에너지 지배력 강화를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처음으로 이탈리아의 에너지 회사 ‘에니’의 북극해 시추 계획을 허용했다. 그러나 미국 주 정부가 아닌 연방정부가 관할하는 북극해역에 석유생산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이언 징크 미국 내무부 장관은 "우리는 우리 자원을, 특히 알래스카에서, 책임감 있게 개발함으로써 동맹들을 보조하고 적들을 견제하는 데 우리 에너지를 외교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징크 장관은 "그 덕분에 미국이 세계에서 더 강해지고 영향력도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무부는 환경단체의 반발을 의식해 다수 조건을 달아 개발 승인을 내준 것으로 보인다.

보퍼트해가 18인치(약 46㎝) 이상 두꺼운 얼음으로 덮였을 때만 시추를 할 수 있다.

원주민들의 고래잡이 때는 말뚝박기나 선박 이동을 자제해야 한다. 인공섬의 불빛이 외부로 새나가지 않도록 차단하고 건물도 희거나 검지 않은 자연 황갈색으로 칠해야 한다.

그러나 환경론자들은 이 같은 조치를 두고 “파멸적 기름유출 사고로부터 북극해를 보호하는 데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래잡이에 생계를 의존하는 알래스카 원주민들은 “인공섬 때문에 북극고래가 이동 경로를 바꿔 생계에 위협을 받는다”고 반발해왔다.

힐코프는 보퍼트해 얼음 길 위로 트럭에 실어 가져온 자갈을 얼음에 뚫은 구멍에 넣어 쌓는 방식으로 인공섬을 세우기로 했다.

투입되는 자갈의 양은 634억5000만㎥에 달한다. 이는 곧 해저에 축구장 18개 면적의 토대, 해상에 축구장 7개 면적의 작업장이 건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힐코프는 유정 16개를 만들 공간을 확보, 하루 6만∼7만 배럴, 15∼20년간 8000만∼1억3000만 배럴의 원유를 뽑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보퍼트해는 미국 연방정부가 관할하는 북극해역에서 석유업계의 가장 큰 주목을 받아 왔다.

수심이 얕아 송유관을 설치하는 게 쉬운 데다가 육지 시설과도 가깝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유전설비는 알래스카에 들어서는 19번째 인공섬이며 주 정부가 관할하는 해역에서는 이미 4개 시설이 원유를 뽑아내고 있다.

roma2017@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