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3/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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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르면 내년부터 맥주를 마음껏 마시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미국·중국·영국 연구원으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지난 1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플랜트(Nature Plants)에 기후변화가 2019년부터 맥주 생산량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9년서부터 전 세계 보리 생산량이 줄어들기 시작해 5년 내 유럽에서의 보리 생산량은 평균 10% 줄어들 것”이라면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높은 기온이 보리 생산에 해로운 요소로 작용해 수확량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기 중 탄소 배출량이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2099년에 들어서는 전 세계 보리 생산량이 15% 가량 줄어 맥주 생산량은 2011년 대비 20% 줄고, 가격은 2배 가량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실제 연구팀이 진행한 모형 연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표면 평균 온도가 3도 오를 때까지는 보리 생산량에 변화가 없었으나 4.5도 상승하자 17%가 감소했다. 또 5도 이상 오르면 최대 31%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4가지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기온 상승, 가뭄 등 이상기후가 세계 주요 보리 재배지 34곳에 미치는 영향을 모형화해 진행됐다.

또 기후변화가 보리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는 수리 모델과 보리의 수출입 변화를 예측하는 국제무역 모델을 결합해 국가별 맥주 생산량과 가격, 판매량(소비량) 변화를 예측했다.

이 같은 변화의 직격탄을 맞을 국가는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로 유명한 독일은 물론이고 전통 맥주 명가로 알려진 벨기에, 체코, 아일랜드 등이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예상했다.

특히 아일랜드와 같이 이미 양조 맥주 가격이 높은 곳에서는 맥주 값이 3배까지도 뛸 수도 있다.

연구팀은 “모형연구를 통해 벨기에와 체코, 아일랜드, 독일의 경우 지표면 평균 온도가 5도 상승하면 보리 수확량이 27~38%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맥주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량 또한 매우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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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상승으로 인해 예측되는 소비량 변화는 세계 최대 맥주 소비국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약 10%, 미국에서 약 20%, 독일에서 약 30%까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량과 가격, 소비량에 타격을 받는 것은 맥주뿐만이 아니다. 위스키 역시 기후변화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보리 수확량의 80%는 동물을 사육하는 데 쓰이며 질 좋은 보리의 경우 맥주나 위스키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면서 “기상이변으로 보리 수확량이 급감하면 맥주 생산보다는 가축 사육이 더 우선순위에 놓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문의 공동저자이자 영국 이스트 앙글리아대학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변화를 연구하는 다보 구안 교수는 “맥주는 단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기후 변화가 우리 먹거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면서 “이번 연구는 이처럼 기후변화가 우리 생활에 끼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보여주는 데 그 취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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