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배터리 케이지 사육 전면 '아웃'시킬 것"
프랑스 1억마리, 전유럽 4억마리 감금된채 사육

2018.10.12/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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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산란계 등의 배터리 케이지 사육을 전면 '아웃'시키기 위해 유명인들과 130개의 비영리단체가 프랑스 파리에서 뭉쳤다.

이들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파리 헤퓌블리크 광장에 설치된 대형 케이지에 들어가 “매년 유럽에서는 수만마리의 동물들이 배터리 케이지에 갇혀 사육된다”면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동물들이 처한 악조건을 외면하지 말고 조속히 응답하라”고 요구했다.

동물단체들은 유럽내 배터리 케이지 사용금지 조치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이번 캠페인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 국가별로 닭이나 돼지 등 일부 동물에 한해서만 배터리 케이지 사용금지를 내릴 것이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모든 동물에 대한 배터리 케이지 사육을 ‘아웃’시키자는 것이 이번 캠페인의 목표다.

이미 지난 2012년 유럽에서 전면 금지된 닭에 대한 배터리 케이지 사육도 사실상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유럽전역에서 여전히 횡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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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에서만 닭에 대한 배터리 케이지 사육 금지가 제대로 실현되고 있다.2018.10.12/그린포스트코리아

이번 캠페인에는 동물보호단체 대표들은 물론이고 유명인사들도 참여했다. 캐나다 배우 및 모델인 파멜라 안데슨, 로이드선급협회 대표인 에릭 디아드, 급진좌파 성향의 좌파당 대표 올리버 팔로니, 생태학자 야닉 자도, 자유주의 성향을 보이며 좌·우파에 치우치지 않는 중도를 표방하는 레퓌블리크 앙 마르슈(LREM) 정당 대표 안로렌스 페텔, 조류보호협회 대표 알랭 부그랭뒤부르 등이 직접 케이지에 들어가 공장식 축산의 잔혹성을 알리는 데 동참했다.

이들은 "동물들은 작은 고통과 즐거움까지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예민하다. 절대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케이지에 갇혀 생활하는 동물들은 본래 습성대로 행동할 자유마저 뺏긴 채 엄청난 고통을 겪는다“면서 “이제 공장식 축산을 종식하고 동물들의 복지를 고려한 방법을 실행해야 한다. 오늘 이 캠페인은 케이지 없는 새로운 시대를 위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안데슨은 “어떤 동물도 감금된 상태로 사육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나왔다”면서 “더 나은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우리는 이 문제에 좀 더 집중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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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은 2003년부터 배터리 케이지 사육농장의 신규 진입을 금지했고 2012년부터는 닭에 대한 배터리 케이지 사용 금지조치를 내렸다. 2013년에는 돼지에 대한 배터리 케이지 사용을 부분적으로 금지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한 방송매체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사육되는 닭의 69%가 여전히 배터리 케이지에 감금된 채 지내고 있으며, 토끼의 경우 57%, 돼지는 99%의 비율로 공장식 축산 농장에서 사육된다.

동물복지자선단체이자 유럽시민행동단체(ICE)를 발족한 자선단체 Compassion in World Farming(CIWF)의 통계수치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9000만마리, 유럽 전역에 걸쳐서는 약 3억7000만마리의 동물이 배터리 케이지에 들어가 사육된다.

CIWF는 “2012년에 유럽연합이 공식적으로 배터리 케이지 사육 농가를 전면 운영 금지해 공장식 축산으로 사육되는 닭의 수가 점진적으로 줄어들기는 했으나 현지조사를 해보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암퇘지들은 그들의 새끼를 돌보기 위해 애쓰고 토끼들과 메추리들은 일생 전체를 케이지 안에 갇힌 채 지낸다. 오리와 거위들은 푸아그라를 만들기 위해 살찌워지고 대부분의 가금류가 케이지에서 사육된다. 우리는 배터리 케이지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캠페인 후 EU 집행위원회측에 잔혹한 공장식 축산의 사용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공문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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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케이지 사육농장을 유럽에서 완전히 ‘아웃’시키기 위한 청원운동(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Libération)에 따르면 유럽전역에서 모든 동물에 대한 배터리 케이지를 전면 아웃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100만명 이상이 청원에 동참해야 하며, EU에 속한 국가들 중 7개국 국민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또 여권번호나 신분증번호 등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도 기재해야 한다.

클레어 인셀린 CIWF 대표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의 최종결정은 오는 2020년 6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유럽에서 배터리 케이지 사육 금지조치를 가장 잘 하고 있는 국가를 순위로 나타내면 1위는 스웨덴과 룩셈부르크로, 스웨덴에서는 모든 돼지에 대한 배터리 케이지 사육이 잘 실현되고 있으며 룩셈부르크에서는 모든 닭이 배터리 케이지에서 사육되지 않고 있다.

벨기에는 전체 닭의 절반 정도와 대부분의 돼지와 토끼를 배터리 케이지에서 사육해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오스트리아와 독일이었고 4위는 영국, 5위는 덴마크, 핀란드, 아일랜드, 크로아티아, 네덜란드 등이었다. 프랑스, 체코, 이탈리아, 폴란드, 불가리아, 스페인 등에서는 대부분의 동물이 배터리 케이지에서 사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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