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후원 빠지고 어울리지 않는 환경영화제도 무산

제주전기차엑스포가 표류하고 있다
제주전기차엑스포가 표류하고 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제주] 고현준 기자 = 제주전기차엑스포가 표류하고 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제주전기차엑스포는 환경부가 후원에서 빠지고 국토부와 산업자원부가 후원하고 있다. 또한 부대행사로 추진되던 환경영화제 마저 취소되면서 올해 행사가 제대로 열릴 지조차 걱정되는 상황이다.

앞서 관련 업계는 “전기차엑스포에서 환경영화제를 홍보하며 후원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행사 취지와 연관성이 떨어지는 환경영화제가 열린다는 사실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해보니 조직위가 서울에 있는 환경재단을 통해 환경영화제를 추진하려고 했지만 준비기간이 너무 짧아 재단측에서 영화제를 개최할 수 없다고 결정,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재단 관계자는 “전기차엑스포에서 이를 요청해와 전체 회의를 통해 논의했지만 시간이 촉박해 올해는 개최할 수 없는 상태"라며 “환경영화제가 열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전기차엑스포 관계자는 “당초 이를 추진하려고 했지만 지난 22일 최종적으로 환경영화제가 열릴 수 없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며 “예산 지원 등의 문제로 인해 올해는 열지 못하고 전기차엑스포 사이트의 부대사업 홍보내용에서도 이를 제외하는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가 후원에서 빠진 것에 대해서는 “서울에서 다른 전기차엑스포가 새로 만들어지면서 후원에서 빠지게 된 것”이라며 “제주도 입장에서도 곤혹스런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전기차엑스포 행사에 비상이 걸렸다. 결국 30억원이라는 예산이 투입되는 행사는 입장료와 부스판매 등 수입이 있지만 이 보다 많은 예산이 필요해 '돈 먹는 하마'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올해 행사는 전기차엑스포 조직위와 ICC가 공동주최 함에 따라 두 기관간 조율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위는 보여주는 행사를, ICC는 실내행사를 더 요구하는 등 서로 다른 입장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자동차업계가 외면함에 따라 조직위가 중국쪽 전기차 관련업체와 접촉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행사의 개최 취지마저 무색케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차엑스포 관계자는 “중국업체에 지속적으로 타진하고 있는데 아직 직접적으로 참여를 밝힌 업체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도내 한 방송사에서 진행하는 1100도로에서의 전기차랠리는 변경없이 열린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제주전기차엑스포는 과연 이 행사가 제주도에 필요한 지에 대한 의문까지 낳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지난해 7월에 열린 제주도의회 임시회에서 제주도의회 이경용 의원(바른정당·서귀포시 서홍·대륜동)은 사단법인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조직위원회에 대해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 및 감사원 감사 청구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의원은 제353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제2차 회의의 국제전기차엑스포 추진 관련 현안보고에서 "2015년 8월 사단법인 국제전기차엑스포 조직위가 탄생하는데, 1·2회 엑스포를 주관했던 사단법인 제주스마트그리드기업협회가 조직위에 모든 재산을 무상기부했다"며 "이 과정에는 정관에 따른 도지사 허가를 받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제주스마트그리드기업협회는 형해화(形骸化)돼 아무것도 남지 않은 법인이 됐다. 이는 대표이사의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한다"며 "이후에는 청산절차를 이행해야 하는데 왜 계속 존속되고 있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관단체 자부담금이 1회(2014년) 9억8700만원, 2회(2015년) 12억8300만원, 3회(2016년) 20억400만원이었는데, 법인 통장에는 2015년 4100만원, 2016년 1900만원 밖에 없었다"며 "사전 자본능력 검증이 이뤄졌던 것인지 감사원과 제주도 감사위에 조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2016년)매출 신고액을 보면 손익계산서에는 18억원, 수입정산서에는 21억원, 수입지출정산서에는 30억원으로 돼 있다. 기준이 다 다르다. 최소 2억7000만원의 신고가 누락된 것"이라며 "인건비와 매출원가 부분도 비슷한 상황인데, 분식회계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koh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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