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전북 군산 새만금 신시도에서 열린 '제22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출처=해양수산부]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전북 군산 새만금 신시도에서 열린 '제22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 참석, 기후변화와 자원감소로 몸살을 앓는 바다를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반도 인근 해역은 기후변화로 생태계 변화가 가장 빠른 곳 중 한 곳"이라며 "수온은 물론, 해수면 상승 속도도 세계 평균보다 높고 빨라 연근해 수산물 생산량은 지난해 처음으로 100만톤 밑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사라졌거나, 사라지는 자원은 첨단 양식기술로 되살리고, 국가·어업인·시민사회가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자원관리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며 "기후변화와 자원감소로 병든 우리 바다를 살리는 데 모든 수단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의지는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수온이 높아지고 해수면이 상승해 수산자원의 보고인 바다의 어업 지형이 바뀌고 있는 데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여수해양경비안전서는 전남 여수 관내 해역에서 적조 피해 예방을 위한 방제작업을 벌였다. [출처=여수해양경비안전서]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우리 해역의 표층 수온은 1968년 이후 2015년까지 평균 11.1도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 표층 수온 상승 폭인 0.43도보다 2.5배 높은 수치다. 해역별로 보면 동해 1.39도, 제주도를 포함한 남해 0.91도, 서해 1.20도 올랐다. 

이는 지형상 우리 해역이 대륙 주변에 몰려있고, 극지방 온난화로 시베리아 고기압과 계절풍이 영향을 덜 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1980년부터 아열대 해역의 열을 우리 해역으로 옮기는 대마난류가 강해진 탓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수온이 오르자 난류성 어종인 고등어와 멸치, 오징어 어획량은 늘었다. 제주 앞바다에선 필리핀이나 일본 오키나와에서 볼 수 있었던 아열대 어종 노랑거북복과 샛별돔도 발견되고 있다. 반면, 한류성 어종인 명태는 우리 바다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10월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공개한 전 세계 바다의 해수면 변화 지도. 붉은색이 짙어질수록 상승 폭이 크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의 해역은 태평양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출처=NASA]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바닷물이 따뜻해질수록 부피는 늘어, 해수면은 높아지고 있다. 온도가 오를수록 팽창하는 물의 기본적인 성질 탓이다.  

국립해양조사원이 조사한 결과, 1975년부터 2014년까지 40년간 우리 해역의 연평균 해수면 상승률은 2.4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 해역 해수면 상승률 1.7㎜를 크게 웃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면 2100년쯤 우리 해역의 수온은 2010년보다 5~6도 올라 22도까지 치솟을 수 있다. 해수면은 30~100㎝까지 높아질 수 있다. 2010년이 기준이 된 이유는 수치모델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해양변동예측 시스템이 이 해에 맞춰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한인성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 박사는 "수온 상승은 온실가스가 늘면서 생기는 문제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특히 산업, 전력, 수송 부문에서 온실가스가 다량 배출되는 만큼 전기 아껴 쓰기, 가까운 거리 걸어가기 등과 같은 방안이 동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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