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도 여유도 없고, 도로는 오토바이 자동차 버스 자전거 등 뒤엉켜 엉망진창..

제주도의 '섬속의 섬' 우도가 본격 휴가철을 맞아 북적이고 있다. 연간 2백여만명 이상이 다녀가는 이곳은 올해 250여만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도 개발열풍이 불어 늘어나는 관광객들과 함께 무계획인적인 개발도시로 전락하고 있다. 수백대의 오토바이와 자전거, 버스는 물론 관광객들이 몰고 온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피곤이 누적되고 있는 우도는 행복이 아닌 고통의 지역으로 변하고 있다. 우도의 문제는 비단 우도 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주도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땅값이 오르고 건축붐이 일어나 지켜져야 할 환경이 마구 파괴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본지는 우도앞  바다 한 가운데가 국립해상공원이기도 한 우도의 현주소를 긴급취재, 3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주]

 


[환경TV제주=고현준 기자] 올해만 250여만명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우도는 지금 위기다.

하루에 자동차 605대만 입도를 허용하고 있는 우도는 3개 회사가 운영하는 성산-우도간 8개 도항선이 쉴새없이 관광객을 실어나르지만 그곳에 친절이나 여유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행복하고 즐거워야 할 그곳에 친절이나 여유로운 웃음이 없다는 뜻은 돈벌이에만 매달려 진면목을 잃어가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라는 얘기다.

 


이는 제주도가 늘어나는 항공객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성산지역에 제2공항을 추진해야 하는 '가난한 제주도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제주도의 섬속의 섬 우도는 어떤 곳일까.

지난 21일 아름답기로 유명한 우도로 가는 길은 처음부터 불친절만 가득, 엉망인 상태로 시작됐다.

성산포항 입구 주차장부터 우도 도항선을 타는 곳까지 이미 길고 긴 줄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우도도항선 까지 오르기도 여간 만만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불친절이 과연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이라는 이유는 핑계도 못된다.

얼마든지 이들을 불편하지 않게 만들어줘야 하는 책임이 그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우도도항선에 올라 선장에게 물어봤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좋은 일은 무엇이냐고..

하루에 성산포항에서 우도까지 16번 왕복한다는 이 배 선장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어도 회사에서 운항을 하라면 해야 한다”며 “일이 힘들 뿐 즐거운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선장은 “도항선 선장들은 우도에서 어선을 몰던 사람들”이라며 언젠가는 우도로 가는 도항선이 선장의 과로나 무리한 운항으로 인해 안전사고가 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미리 표출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선장은 기자와 대화중 기자가 녹음한 내용이 불법녹음이라며 직원들을 무전기로 호출, 이 배 직원 4명이 협박하듯 기자의 녹음취재파일을 강제 삭제하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행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우도 천진항은 우도의 초입에 있는 항구다.

입구에 들어서자 관광객들의 눈을 휘둥그레 뜨게 만든 건 우선 즐비하게 늘어선 이륜 삼륜오토바이 자전거 대여점들.

이들 이륜자동차 대여사업자는 현재 15개 회사가 난립해 있음에도 이날 2개 회사가 더 생겼다고 한다.

반은 우도주민이, 반은 외부인이 운영하고 있다는 이들 대여점에서는 현재 오토바이 405대, 삼륜전기자동차 456대 등 모두 861대가 운영중이고 앞으로 이 숫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ATV가 지난 해 12월말 우도에서 모두 폐기처분된 후 새롭게 나타난 트랜드다.

 


윤영유 우도면장에 따르면 “오토바이를 빌려주는 회사는 자유업종이라 규제할 방법이 없다”며 “보험만 가입하고 세무서에 신고만 하면 누구나 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이를 규제할 아무런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관리.감독의 사각지대라는 더 큰 곳에 있었다.

만약 사고가 날 경우 오토바이 비용은 150만원 정도 사용자가 물어줘야 하고 병원치료비도 모두 사고를 낸 당사자가 내야 하기 때문에 오토바이를 탈 때 더욱 주의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도는 지금 자동차와 20여대의 버스, 3대의마을버스 등과 함께 자전거가 우도의 각종 도로를 달리면서 무질서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엉망진창의 도시로 만들고 있다.

바다 한가운데 아름다운 해상국립공원을 갖고 있는 우도가 점점 제 갈 길을 잃고 그저 양적 성장에만 몰입, 본래의 참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중인 것이다.

 


지난번 무단파괴로 문제가 됐던 환해장성은 어떻게 됐을까.

이곳에는 아직도 건물신축공사가 한창이었고 돌담은 당초 높이의 3분의 2정도만 완성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하지만 윤영유 우도면장은 단호했다.

“나머지 부분도 다 올려 쌓도록 요구할 생각이며 환해장성이 완성이 안되면 건축사용허가도 내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도의 발전방향에 대해 제주도와 우도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이 기사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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