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상산업 민간시장규모 약 9조원…산업 육성에 취업 활성화 효과도
한국 민간시장규모 1663억…업체 중 상당수가 장비에 치중


매년 3월23일은 세계기상기구(WMO)가 정한 '세계 기상의 날'이다. 세계 기상의 날은 기상사업의 국제적인 협력 의의를 인식하고, 그 발전을 위해 매년 주제를 정해서 기상지식과 기상사업의 사명을 대중에게 전한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 WMO가 발표한 올해 주제는 '기후변화 대응, 기후과학과 함께'(Climate Knowledge for Climate Action)다. 이에 본보는 2회에 걸쳐 최근 이슈가 됐던 기상 관련 사고를 점검하고 국내외 기상사업 현황을 되짚어보려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보이지 않는 위험…'날씨가 뿔났다' 
②돈이 되는 기상…연간 경제효과 6조원 달해


[환경TV뉴스]정택민 기자 = 기상산업은 아직까지 일반 시민들에게는 생소한 개념이다. 시민 입장에서는 뉴스를 보거나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금방 알 수 있다. 따로 돈을 지불할 필요도 없는데 왜 '산업'이란 표현까지 붙였을까.
 
사실 고도의 과학이 집약된 기상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또 하나의 '돈 되는 사업'이다. 기상청이 지난해 7월 발행했던 기상기술정책지에 따르면 세계기상기구(WMO)는 기상정보의 활용가치가 연간 3조5000억원에서 최대 6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이를 실제 시장에 적용할 경우 그 규모는 더 커진다. 기상산업이란 개념을 1946년 처음 도입한 미국의 경우 2012년 기준으로 민간시장규모가 약 9조원에 달한다. 이중 민간사업자부문 규모가 약 5조6000억원, 공공기관부문이 약 3조1000억원이다.
 
민간부문은 민간기상기업과 방송, 기상컨설턴트, 관련 분야(보험, 교통, 에너지, 투자기업)에 종사하는 기상전문가, 장비기업(위성, 레이더, 관측) 등으로 나뉜다.
 
기상산업 규모가 큰 미국은 산업 육성을 통해 인구채용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5월 기준으로 미국 기상청에 등록된 기상기업 수는 335개로 2012년(250여개)보다 약 34%가 증가했다. 또 같은 기간 미국 노동통계국에서 집계한 기상기후분야 종사자수는 1만1000명으로 2012년(7200명) 대비 약 54%가 증가했다.


이처럼 기상산업에 미국이 투자를 시작한 것은 기상 정보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다. 미국 상무부는 1996년 농림, 수산, 건설, 보험 등 기상에 민감한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42%를 차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고윤화 기상청장은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기후변화로 인한 리스크를 사업기회로 삼아, 기상기후 빅데이터를 활용해 기후변화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역시 날씨에 영향을 받는 산업의 규모만 본다면 작은 규모가 아니다.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은 2012년에 '한국의 기상기후 산업현황' 보고서를 통해 향후 국내 날씨파생상품 시장규모는 약 2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날씨가 국내 산업에 주는 영향이 미국보다 더 커서다. 서울대학교와 삼성지구환경연구소가 2003년에 공동으로 수행했던 '기상의 사회경제적 영향 및 상관관계'라는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기상에 민감한 산업 비중이 GDP의 52%로 미국보다 더 높다.
 
하지만 민간 기상산업 시장 규모는 미국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민간시장규모는 1663억원으로 미국과 5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상기업 수는 240개인데, 이중 기상예보나 컨설팅을 하는 업체는 20여곳에 불과하며 대부분은 기상장비업체다.
 
고 청장은 "기상은 국가의 안보 및 미래와 연결돼 있는 매우 중요한 분야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데 기여한다"면서 "이것이 선진국들이 앞 다투어 기상산업에 투자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jtm1122@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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