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리브리치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 CEO의 글로벌 에너지 전망

"원자력 30~40%, 신재생에너지 30~40%, 가스 20%가 가장 이상적입니다"

10일 인천 송도 켄벤시아에서 만난 마이클 리브리치(Michael Liebreich)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 대표이사는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이처럼 강조했다.

▲ 10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환경TV와 인터뷰 중인 마이클 리브리치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 대표

 

화석 연료의 고갈과 화력 발전의 환경 파괴, 셰일 가스와 신재생에너지의 부상, 그리고 원전 문제 등 복잡한 전력 분야 쟁점을 전문가의 관점으로 고려한 결론이다. 고려 요소는 저렴한 공급가와 친환경성·효율성 등 세 가지다.

마이클 리브리치 대표는 시종일관 신재생에너지가 가진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말을 이었다. 친환경이라는 대의(大意)를 차치하고 실리주의적인 입장에서 봐도 신재생에너지의 경쟁력은 이미 세계적 추세란 분석이다.

리브리치 대표는 신재생에너지 최대 시장인 유럽의 금융 위기가 이 분야의 성장을 위축시킬 거란 우려에 "다른 시장이 커 가는 상황을 봐야만 한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오히려 유럽은 (성장) 속도를 늦추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지만 신재생에너지의 성장은 이미 멈출 수 없는 단계다"라며 "시소(see-saw)와도 같은 원리인데, 신재생에너지 가격이 점점 내려가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방향은 이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태양광 기업 실패 사례인 솔린드라 부도 사태 등으로 대표되는 태양광 발전 위기설 역시 이 흐름을 방해하는 것은 아니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솔린드라는 지나치게 위험한 투자였다. 하지만 이런 투자가 실패했다고 태양광 시장 성장을 침해한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1903년에 미국에만 500개나 되던 자동차 회사가 지금 3개로 줄었다고 해서 자동차 시장 성장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 단가가 낮아진다고 해서 모든 전력을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쓸 수는 없다. 햇빛이 없을 때나 바람이 불지 않을 때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기 요금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국가마다 차이가 있지만 전력수요가 높은 낮시간 대와 밤 시간대의 요금에 차이가 있을 경우 전기 사용 요금을 줄이기 위한 고려가 필요하다.

때문에 다양한 에너지 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조합'이 중요하다는 게 리브리치 대표의 설명이다. 바로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얘기다.

리브리치 대표는 "신재생에너지의 그리드 패리티(화력 발전 가격과 동등해지는 시점)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전력 수요가 없는 밤에 전기를 저장해 낮 시간대에 쓰는 식으로 가격 효율성을 찾는 '서킷 패리티(Circuit Parity)'가 중요하다. 이미 독일과 같은 경우 스마트 그리드 등에 엄청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에 긍정적인 입장인 그도 조력 발전과 댐 건설을 통한 수력 발전에 대해서 만큼은 우려를 나타냈다.

리브리치 대표는 "조력발전은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영국의 경우 세번(Severn) 조력 발전 설치와 관련해 엄청난 논란이 일 정도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만은 분명하다"며 "댐도 마찬가지다. 최소한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환경 영향을 고려하면 어려운 얘기다"라고 표현했다.

보조를 맞추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원전에 대해서도 논했다. 각국 별로 논란이 많지만 최소한 석탄·석유를 쓰는 화력 발전보다는 낫다는 결론이다.

그는 "원전 문제는 지금 현재 '팬도럼(공황)' 상태라고 본다"며 "최악이었던 체르노빌 사태 때도 문제 제기가 없다가 최근 들어 반발이 있는데, 확실한 건 화석 연료보다는 낫다"고 표현했다. 이어 "원전을 얘기할 때 '블랙 아웃(대정전)'을 택할 것인지 값싼 전기를 사용할 것인지의 논쟁이 항상 발생한다"며 "가격적으로만 본다면 1W 당 15센트로 35년간 쓸 수 있는 효율적인 에너지란 점은 명확하다"라고 말했다.

◇마이클 리브리치(Michael Liebreich) = 영국 케임브리지대 크라이스트 칼리지에서 역학과 유체역학, 열역학과 원자력공학을 전공하고 1990년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글로벌 컨설팅 사인 맥킨지에서 근무한 리브리치는 2004년 뉴 에너지 파이낸스라는 전문지를 창간했다. 2009년 블룸버그가 뉴 에너지 파이낸스를 흡수 합병 한 이후로 리브리치는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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