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강원도 영월서 긴다리소똥구리 1쌍 확인 밝혀
1990년 강원도 철원·양구서 발견된 사례가 마지막

▲ 동물 배설물로 경단을 만들고 있는 긴다리소똥구리 부부 1쌍 = 제공 국립생물자원관

 

'파브르 곤충기'를 통해 잘 알려진 긴다리소똥구리(Sisyphus schaefferi)의 국내 서식이 20여년만에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긴다리소똥구리는 동물의 배설물을 이용해 경단을 만드는 곤충으로, 1990년 강원도 철원과 양구에서 발견된 사례가 마지막이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강원도 영월에서 긴다리소똥구리 1쌍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긴다리소똥구리는 '말똥구리', '꼬마쇠똥구리' 등의 아명이 붙어 있는 곤충이다. 국내 서식하는 33종의 소똥구리과(科) 곤충들 중에서 경단을 만드는 몇 안 되는 종에 속한다.

뒷다리 발목 마디가 매우 가늘고 긴 것이 특징이다. 어른 벌레의 몸은 둥근 알 모양에 광택이 없는 검은색이고 더듬이 마디는 8마디, 크기는 7~12㎜ 정도다.

번식기인 5월쯤이면 동물의 사체나 배설물을 찾아 자기 몸 크기와 비슷하거나 더 큰 지름 12㎜ 크기의 경단을 굴려 만든다. 이 안에 단 한 개의 알을 낳아 번식한다.

특이한 점은 암수 긴다리소똥구리가 공동으로 경단을 만들고 굴려서 옮긴다는 점이다. 다른 곤충들의 경우 수컷은 대부분 번식을위한 생식 활동의 역할만을 가지고 있다는 게 자원관의 설명이다.

경단을 만드는 곤충은 긴다리소똥구리 외에도 멸종위기종 2급인 소똥구리, 그리고 왕소똥구리 등 2종이 더 있지만 이들은 1970년대 이후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상훈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장은 "이번에 실시한 '확증표본확보사업' 등을 통해 그간 확인되지 않았던 종들에 대한 정보를 보다 적극적으로 확보해 우리나라 기록종의 증거용 표본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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