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꿀벌의 장내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실체가 밝혀져 앞으로 꿀벌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사양관리법이나 질병 예방, 유용 미생물제 개발 등에 대한 연구가 가속화 될 전망이다.

9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토종벌 20마리와 서양벌 20마리를 대상으로 장내 미생물을 차세대 유전체 분석기법인 파이로시퀀싱(Pyrosequencing) 기법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30여 종의 미생물이 공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시료에서 DNA를 직접 추출해 특정 염기서열을 대량으로 분석하는 파이로시퀀싱(Pyrosequencing) 기법은 기존의 방법보다 미생물의 종류와 비율을 정확히 밝혀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다.
 
연구 결과 꿀벌 장내에서 발견된 미생물은 유산균 10종, 프로테오박테리아 24종 등 모두 36종이었다. 이들 미생물 중 유산균이 차지하는 비율은 17∼84 %로 꿀벌 장내에 가장 많이 분포하는 유산균은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로 나타났다.
 
토종벌에서는 유산균 7종, 프로테오박테리아 14종(대장균군 3종 포함) 등이 발견됐으며 유산균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61%에 달했다. 특히 유제품 생산을 위한 종균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유용 유산균인 락토코코스 락티스(Lactococcus lactis)는 토종벌에서만 발견됐다.
 
서양벌에서는 유산균 8종, 프로테오박테리아 13종(대장균군 1종 포함) 등이 발견됐으며 유산균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59%였다. 또 유용 유산균의 일종인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은 서양벌에서만 주로 발견됐다. 이 유산균은 항생물질 생산, 면역시스템 강화, 항암 작용, 비타민 생산 등에 관여한다.

원항연 농진청 농업미생물과 박사는 "현재 꿀벌 장내에서 순수 분리한 유산균들에 대해 생리적 특성 조사를 수행하고 있다"라며 "특성조사가 완료되면 앞으로 꿀벌 사육에 사용되는 항생제 대체제나 면역 증강을 위한 유용 미생물제 개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해 10월 한국미생물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저널인 'Journal of Microbi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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