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3분기 연속 합산 영업익 1조 초과, 5G 둔화 속 신사업 성과
정부,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 발표…5G 가입 둔화 속 요금제도 내린다

7일과 8일 2023년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통신 3사. (사진=각 사)/그린포스트코리아
7일과 8일 2023년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통신 3사. (사진=각 사)/그린포스트코리아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통신 3사는 이번 3분기에도 합산 영업이익을 1조원을 넘기며, 3분기 연속 합산 영업익 1조원 초과 달성을 기록하게 됐다. 그러나 통신 3사의 표정은 밝지 않다. 통신 3사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또다시 ‘통신비 완화 정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3분기 3사의 매출 외형확장은 이뤄졌지만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SK텔레콤이 유일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정부의 통신비 완화정책이 4분기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 통신 3사 3분기 실적, 매출 외형확장 이뤘지만 수익성은...

KT와 LG유플러스는 7일, SK텔레콤(이하 SKT)는 8일 2023년 3분기 실적발표 및 컨퍼런스콜을 가졌다.

이번 실적발표에 따르면 ▲KT는 매출 6조6974억원, 영업이익 3219억원 ▲LG유플러스는 매출 3조5811억원, 영업이익 2543억원 ▲SKT는 매출 4조4026억원, 영업이익 4980억원을 기록했다.

3사 모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하며 외형확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SKT만 전년동기 대비 7.0% 늘어났고, KT는 28.7%, LG유플러스는 10.8% 감소했다. 3사의 합산 영업익은 1조742억원으로 올해 1분기부터 3분기 연속 1조원을 초과했지만, 전년 동기(1조2036억원) 대비 10.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KT와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 감소 이유를 비용 증가로 꼽았다. KT는 콘텐츠 소싱 비용 평활화 영향과 지난 10월 조기 임금협상 비용이 3분기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의 경우 4분기에 반영됐던 임금협상 및 콘텐츠 소싱 비용이 이번 3분기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수치상 하락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전력 요금 상승으로 인해 기타비용이 증가하며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매출에서의 성과로는 3사 모두 견고한 통신 경쟁력을 기반으로, 기업 간 거래(B2B), AI 등 신사업 분야의 질적 성장 등을 꼽았다. KT는 유무선 가입자의 지속 성장을 기반으로 기업서비스, 금융·부동산·콘텐츠·디지털전환 등 핵심사업 포트폴리오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LG유플러스 역시 무선 가입자가 늘어났고, 기업인프라, IDC, 기업회선 사업 등의 B2B 사업에서 매출 증가가 나타났다. SKT는 엔터프라이즈 사업이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5%, 38.7% 증가했다.

이처럼 통신 3사는 B2B 사업과 AI, 디지털 전환 등의 신사업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러한 전략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이번 실적발표에서 강조했다. 이러한 전략의 이유는 간단하다. 5세대(5G) 이동통신 보급률이 높아지며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호실적은 5G 가입자 증가에 따른 유무선사업의 매출 증가가 컸다. 하지만 5G 가입자는 지난 2월 58만1805명에서 8월 40만7956명으로 줄어들었다.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신규가입이 줄어든 탓이다. 실제 이번 통신 3사의 실적에서 유무선 사업의 성과는 1~2%대 성장에 머물렀다.

문제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정부는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통신비 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통신 3사를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 정부 “통신비 부담 더 줄인다”, 통신업계 “예의주시 중”

5G 가입자 둔화 추세에 더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에 따라 수익성 약화가 예상되는 5G 사업. (사진=픽사베이)/그린포스트코리아
5G 가입자 둔화 추세에 더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에 따라 수익성 약화가 예상되는 5G 사업. (사진=픽사베이)/그린포스트코리아

통신 3사가 3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마무리한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민생안정을 목표로 통신료 부담 완화를 강조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7월과 올해 3월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발표하며, 5G 요금제 중간 구간 다양화 등 요금제 개편을 추진한 바 있다.

8일 발표된 지난 7월 발표된 방안의 후속 조치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통신사와 협의해 내년 1분기 3만원대 5G 요금제를 신설할 방침이다. 현재 4만원대 후반 요금제부터 시작되는 5G 요금제의 상한선을 더 낮춘다는 것이다. 이와 함게 30GB 이하 소량으로 데이터 제공량을 세분화해 요금제를 더 다양하게 만드는 한편, 5G 단말기로도 LTE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와 협의해 중저가 단말기 출시를 확대한다. 정부는 프리미엄 단말기 출고가가 200만원에 달하는 한편, 중저가 단말의 종류는 감소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연내 2종, 내년 상반기 3~4종의 30만~80만원 대의 중저가 단말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 선택 약정 할인 제도를 통해 단말기 지원금을 받지 않는 이용자에게도 이에 상응하는 통신요금 할인(25%)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현재 2년 중심으로 운영 중인 선택약정을 1년 단위 낮추고 중도 통신사 해지 위약금도 낮출 예정이다.

이외에도 정부는 통신사간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신규 통신 사업자 진입을 유도해 시장 과점 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신규통신 사업자를 대상으로 필수설비 개방확대, 망 구축 시 타사 네트워크 공동이용, 세액 공제 등의 지원을 펼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통해 요금제, 단말기 선택권을 대폭 확대하고 사용량에 부합하는 요금 체계로 개편해 국민의 통신비 부담이 실질적으로 덜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며 “이와 더불어 신규 통신사업자, 알뜰폰 사업자 육성을 통해 통신시장의 과점 고착화를 개선하고, 본원적인 요금·서비스·설비 경쟁도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통신비 완화 방안이 통신사와 제조사 간의 협의를 통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실제 통신 3사는 지난 2차례의 통신비 완화 방안에 따라 5G 중간요금제 신설, 요금 세분화 등을 발표하며 정부 정책에 발맞춰 온 바 있다.

하지만 그동안 5G 요금제는 LTE 대비 고가 요금제로 구성돼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았으나, 5G 가입자가 감소하는 추세에서 통신비 완화 정책에 따른 저가 통신비 구축과 경쟁 심화는 ARPU 감소로 이어져 통신 3사의 매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운용되는 요금제의 요금을 일괄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없던 더 낮은 요금제를 출시하면 기존 가입자와 신규 가입자가 대거 저가 요금제로 이동이 예상됨에 따라 기업이 체감하는 부담은 매우 큰 편”이라며 “하지만 고객과 정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각 사가 다양한 고민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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