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기후공시 의무화 요구↑
국내 증권업계, 스코프 1·2 대응은 ‘순항’
스코프3·금융배출량 공시 미흡…의무화 필요성 제기

기후공시 의무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직간접 배출량(스코프1·2) 외에 공급망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인 스코프3 정보 또한 기업들에 요구되고 있다. 대다수 기업의 스코프3가 탄소발자국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업들의 경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투자자산 내 배출량 관리까지 요구된다. 다만 국내 금융사의 관련 정보 공시는 다소 미흡한 상황이다.

기후공시 의무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직간접 배출량(스코프1·2) 외에 공급망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인 스코프3 정보 또한 기업들에 요구되고 있다.  (사진=Unsplash)/그린포스트코리아
기후공시 의무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직간접 배출량(스코프1·2) 외에 공급망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인 스코프3 정보 또한 기업들에 요구되고 있다. (사진=Unsplash)/그린포스트코리아

◇ 스코프1·2 대응은 대체로 순항…스코프3는 ‘미흡’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증권사 대부분은 영업활동에 따른 직·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스코프1·2) 정보를 공개하고 있었다. 다만 스코프3를 측정하지 않는 증권사의 수가 측정하는 곳보다 많았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지난해 기준 스코프1이 1002tCO2eq(이산화탄소상당량톤), 스코프2가 1만18tCO2eq로 집계됐다. 기타 간접배출량인 스코프3는 384tCO2eq다. 지난해 온실가스 총 배출량(스코프1,2,3)은 1만1404tCO2eq로 2021년(1만3264 tCO2eq) 대비 14% 감축했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스코프1, 스코프2 배출량은 각각 595tCO2eq, 832tCO2eq로 나타났다. 스코프3는 304.2tCO2eq다. 직간접 배출량(스코프1,2)은 지난해 1427tCO2eq로 2021년(1427tCO2eq)과 동일했지만 스코프3는 304.2tCO2eq로 지난해(257.6tCO2eq) 대비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지주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관련 데이터 취합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금융지주는 스코프1, 2, 3 데이터 공개를 오는 2030년까지의 목표로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스코프1 배출량은 1074.6tCO2eq로 2021년(731.4tCO2eq) 대비 47% 급증했다. 영업점 및 인재원의 도시가스 사용량이 반영된 영향으로 보인다. 스코프2 배출량도 6306.8tCO2eq로 전년(4064tCO2eq) 대비 55.2% 급증했다. 역시 영업점 및 인재원, 어린이집 배출량이 포함된 영향이다. 스코프3의 경우도 영업점 배출량이 반영되며 2021년 301tCO2eq 대비 45.4% 늘어난 437.7tCO2eq을 기록했다.

SK증권은 스코프1, 2, 3를 모두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 SK증권의 스코프1, 2는 2479tCO2eq로 나타났다. 금융탄소배출량은 스코프3에 포함해 공개했다. SK증권의 지난해 스코프3는 9만45tCO2eq이다.

하나증권의 지난해 스코프1, 2 합계는 2218tCO2eq로 2021년(2197tCO2eq) 대비 소폭 증가했다. 스코프3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키움증권 역시 스코프1, 2 데이터만 공개하고 있다. 스코프1은 전년(622tCO2eq) 대비 2.57% 줄어든 606tCO2eq을, 스코프2는 1483tCO2eq을 기록하며 전년(1504tCO2eq) 대비 소폭 줄었다.

한화투자증권도 마찬가지다. 한화투자증권의 지난해 스코프1 배출량은 1204.7tCO2eq로 전년(1313.4tCO2eq) 대비 감소했다. 스코프2 역시 1177.7tCO2eq로 전년(1287tCO2eq) 대비 소폭 감축했다. 다만 한화투자증권은 올해부터 스코프3 측정을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교보증권의 스코프 1, 2 배출량 합계는 1776.12tCO2eq로 2021년(1731.92tCO2eq) 데이터를 소폭 상회했다. 2022년 목표치였던 1714.60tCO2eq도 달성하지 못했다.

◇ 대형사 소수만 공개하는 ‘금융배출량’…“금융기관엔 더 엄격한 기준 요구해야”

금융투자기업들의 스코프3에는 기타간접배출량을 포함해 보유한 자산의 배출량인 금융배출량까지 포함된다. 기업에 자금줄을 연결하고, 투자하는 금융기업들의 금융배출량 관리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기후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재무공시(TCFD),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과학목표기반 목표수립 이니셔티브(SBTi) 등 주요 글로벌 이니셔티브들은 금융기관의 스코프3 투자 카테고리 배출량을 산정할 때 탄소회계금융협회(PCAF) 기준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 금융기업들은 대체로 TCFD 권고안에 맞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작성하고 있고, PCAF가 2020년 발표한 ‘금융기관을 위한 글로벌 온실가스 회계 및 보고 기준’을 준용해 금융배출량을 산출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경우 스코프3를 공시하는 곳도 많지 않았고, 스코프3에 금융자산 배출량을 포함해 산출하는 곳과 따로 표기한 곳이 혼재돼 있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2년말 기준 절대적 금융배출량은 56만8127tCO2eq로 나타났다. 이는 미래에셋증권 내부배출량의 약 50배 규모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상업용 부동산 관련 배출량을 2030년까지 64.5% 감축할 계획이다. 발전PF는 71%, 상장주식(시멘트)은 19.9% 감축을 목표로 삼았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금융배출량은 295만24tCO2eq로 집계됐다. 아직 자산 섹터별 감축목표는 수립하지 못했다.

SK증권은 스코프3에 금융배출량을 포함해 공개했다. SK증권의 지난해 금융배출량은 총 9만45tCO2eq로 집계됐다. SK증권은 상장주식 및 회사채, 사모펀드 투자에 대한 금융배출량을 각각 6만327tCO2eq, 2만9719tCO2eq로 산출했고, 향후 산출 포트폴리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기관의 경우 상장 여부에 관계없이 금융배출량을 의무화 대상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기관은 금융배출량 관리를 통해 일반기업의 감축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기관은 이 같은 특수역할을 고려해 글로벌 탄소중립 규제 역시 금융기관에 보다 엄중한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며 “앞서 영국, 뉴질랜드 등에서 TCFD 공개 의무화를 금융기관으로 한정해 적용한 것도 금융기관의 이 같은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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