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이후 10% 조정
증시 불안에도 AI 모멘텀·실적 반등 기대감 여전
“덜 오른 삼성전자 매력적”

삼성전자의 주가가 최근 한 달 새 10% 가까이 조정을 받으면서 저가 매수 기회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미국채 금리 급등의 여파로 증시 불안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반도체 업종의 하반기 이후 실적 개선 기대감이 여전한데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전후로 HBM 모멘텀이 주목을 받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삼성전자가 향후 실적 반등 및 AI 모멘텀을 앞두고 가격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본사DB)/그린포스트코리아
삼성전자가 향후 실적 반등 및 AI 모멘텀을 앞두고 가격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본사DB)/그린포스트코리아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장 대비 0.45% 오른 6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금리 환경에 증시 부담도 지속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해 상반기 중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촉발한 AI 열풍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두 자릿수 상승했지만 이후 반도체 업종 실적 반등 지연 우려와 미국채 금리 급등, 중국의 부동산 디폴트 우려 등 증시 여건이 악화되며 7월 중순 이후 10% 가량 조정을 받았다.

다만 증시 여건 개선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글로벌 증시 조정을 촉발한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4.2%를 크게 상회하고 있고, 하반기 중 유의미한 하락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적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증시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고 있어 증시 전반의 흐름과 밀접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이번 주 예정된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이 높은 금리가 새로운 기준이 되는 ‘뉴노멀(New Normal)’을 선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에서 중립금리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립금리 논의를 통해 2020년대의 (높아진 금리를 바탕으로 한) 뉴노멀이 공식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근거로는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알려진 닉 티머라오스 기자가 최근 발간한 중립금리 상향에 관련한 기사를 들었다. 해당 기자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연준의 장기 잠재성장률 추정치인 약 2%를 훨씬 상회하고 있어 현 정책금리가 그다지 긴축적이지 않다는 점과 정부의 재정 적자와 재생에너지 투자가 자금 수요를 높여 중립금리의 상승을 부추긴다고 봤다.

중립금리는 경제를 과열시키지도 위축시키지도 않는 이론적 금리수준을 의미한다. 미국의 중립금리 상승은 미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를 부추긴다. 모두 우리 증시엔 긍정적이지 않은 재료다.

김 연구원은 이어 “다만 연준은 중립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추가 인상하는 데에 주력하기보다 높은 기준금리를 오랜 기간 이어가는 걸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적정한 수준의 통화긴축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이전보다 높은 성장, 물가, 금리 환경의 2020년대 뉴노멀 시대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엔비디아 실적발표 촉각…삼성전자, AI 모멘텀 기대↑

높은 금리 수준으로 인해 주식시장의 상승 반전 기대가 다소 약화된 와중에도 실적 개선 업종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경우 실적 반등 시점이 다소 지연되고는 있지만 기대감은 높은 상황이고,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통해 HBM 모멘텀이 재차 부각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산업 성장에 따른 GPU 등 AI반도체의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엔비디아의 실적이 오는 23일 발표될 예정”이라며 “엔비디아가 양호한 실적 가이던스를 발표할 경우 글로벌 HBM 생산의 90%를 맡고 있는 국내 반도체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이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가격 부담이 낮아진 삼성전자에 주목했다.

나 연구원은 “미국 국채 금리가 하향 안정화된 이후 구조적 성장주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반도체, 조선, 방산 등의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주도 업종 내에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반도체 업종 내에선 삼성전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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