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행동연구소 14개 석유화학·정유기업 분석

탄소중립 이행목표 등을 밝힌 LG화학의 홍보영상(출처 LG화학 홍보동영상 캡처)/그린포스트코리아
탄소중립 이행목표 등을 밝힌 LG화학의 홍보영상(출처 LG화학 홍보동영상 캡처)/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주요 석유화학·정유업종 기업 가운데 기후위기 대응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LG화학이라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LG화학은 온실가스 관련 정보 공개의 투명성과, 온실가스감축 노력의 적극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소장 최동진)는 한국지속가능발전학회(회장 오창환), 국토환경연구원, 뉴스펭귄 등과 공동으로 석유화학·정유 업종의 ‘온실가스 100만톤클럽’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18일 발표했다.

‘온실가스 100만톤 클럽 분석 프로젝트’는 연간 온실가스를 100만톤 이상 배출하는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책임성, 효과성, 투명성, 효율성, 적극성 등 모두 5개의 영역(지표)에서 기후위기 대응 노력을 평가하는 작업이다. 앞서 이들 기관은 지난달 시멘트업종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했으며, 올해 말까지 업종별로 100만톤클럽 해당 기업들을 분석할 계획이다.

이번 분석 대상 기업은 국내 석유화학·정유업종 기업 중 ‘100만톤 클럽’에 속하는 14개사로, ▲S-OIL(1061만톤) ▲LG화학(901만톤) ▲GS칼텍스(845만톤) ▲현대오일뱅크(751만톤) ▲롯데케미칼(705만톤) ▲SK에너지(670만톤) ▲한화토탈(489만톤) ▲여천NCC(422만톤) ▲금호석유화학(344만톤) ▲SK지오센트릭(256만톤) ▲대한유화(173만톤) ▲SK인천석유화학(148만톤) ▲OCI(130만톤) ▲현대케미칼(124만톤) 등이다. (괄호안은 2021년 온실가스배출량, 단위 tCO2-eq)

분석 프로젝트팀은 석유화학·정유 업종의 경우 투명성과 적극성을 기후행동(기후위기 대응 노력)의 핵심적인 지표라고 보고 이 2개 지표만으로 기후행동을 상대평가했다고 밝혔다. 투명성은 온실가스 배출 관련 정보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산정하고 공개하는지를 보는 것으로, 지속가능보고서(ESG보고서) 발간을 토대로 평가한다. 적극성은 온실가스 감축 계획 수립과 이행여부를 평가하는 지표로, 2030년 및 2050년 감축목표 설정 등이 평가요소다.

◇ LG화학, 투명성·적극성 2개 지표 모두 만점

(자료: 기후변화행동연구소)/그린포스트코리아
(자료: 기후변화행동연구소)/그린포스트코리아

평가결과 LG화학은 2개의 지표에서 각각 만점(100점)을 획득, 총점 200점으로 가장 우수했다. LG화학은 지속가능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을 뿐 아니라 Scope3 배출량까지 공개함으로써 투명성 지표에서 만점을 받았다. 또한 2030년,205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5년 이내 이행할 단기목표도 제시하는 등 적극성 영역에서도 100점이었다.

금호석유화학이 투명성 100점, 적극성 80점 등 총점 180점으로 뒤를 이었다. 금호석유화학은 온실가스 감축 단기목표를 제시하지 않아 적극성에서 점수가 깎였다. 이어 롯데케미칼(160점)과 S-OIL(120점)이 총점 100점이 넘는 기업에 들었다. 나머지 업체들은 모두 100점 미만이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들인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 SK지오센트릭 등은 통합보고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고 감축목표를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에너지·화학 산업 전체를 통합한 수치만을 제시, 종합평가에서 제외했다고 프로젝트팀은 설명했다.

◇ 석유화학·정유 업종 배출량 계속 증가...국가 총배출량의 14.8%

프로젝트팀에 따르면 석유화학·정유 업종의 경우 2020년 기준 국가 총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8%로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2030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조정하면서 산업부문 온실가스 감축률을 후퇴시킨 결과, 석유화학·정유 업종의 배출증가율이 지속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정부는 석유화학·정유 업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산업부문 온실가스 감축률을 14.5%에서 11.4%로 줄였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최동진 소장은 "석유화학·정유 업종의 100만톤클럽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대비 2021년에 5.5%가 증가했는데, 정부의 NDC 조정으로 인해 이 업종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특히 S-OIL,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이 업종의 회사들은 온실가스 감축에 노력하기 보다는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섬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현재의 기술수준과 사업여건을 감안할 때 석유화학·정유 업종의 배출량은 개별 기업의 감축노력 보다는 업종의 사업여건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들 업종은 온실가스배출 뿐 아니라 미세먼지 발생에도 크게 기여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석유화학·정유 업종의 온실가스 100만톤 클럽은 2018년 16개에서 2021년에 14개로 줄었다. 2021년 기준 이들 14개 기업의 총 탄소배출량은 6968만톤으로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1.3%에 달한다.

hd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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