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에 AI 열풍까지
고부가가치 D램으로 수익성↑
“내년 영업익 20조원 근접할 것”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상향이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수요 반등과 맞물려 인공지능(AI) 연산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 메모리)’의 매출 성장 기대가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가 양산 중인 4세대 HBM HBM3. (사진=SK하이닉스)/그린포스트코리아
SK하이닉스가 양산 중인 4세대 HBM HBM3. (사진=SK하이닉스)/그린포스트코리아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 11만7000원에서 15만원으로 각각 25%, 28% 상향했다.

하반기 반도체 수요 반등과 함께 AI 관련 반도체 매출 확대 기대감 등이 목표가를 상향한 이유다.

앞서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 발표가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주가 반등 신호탄이 됐다. 엔비디아의 1분기(2~4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71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당초 시장 전망치던 65억2000만 달러를 10%가량 상회했다. 주당 순이익 역시 기존 전망치 0.92달러를 20% 상회한 1.09달러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6% 늘었다.

PC용 그래픽 카드를 포함하는 게임 부문의 매출은 감소했지만 AI용 반도체가 포함된 데이터 센터 부문의 매출이 증가했다. 최근 AI 열풍을 불러온 생성형 AI ‘챗 GPT’를 학습시키는데 엔비디아의 GPU가 사용된다고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AI용 반도체 수요 증가로 오는 2분기 매출이 11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71억8000만달러를 53% 웃도는 수준이다.

국내외 굴지의 기업들이 생성형 AI 도입을 선언하면서 엔비디아의 GPU 외에도 관련 반도체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HBM이 대표적이다.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기 위해선 빠른 속도로 많은 데이터를 처리해야 한다. 때문에 GPU가 사용되는데 이를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로 HBM이 주목받고 있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속도를 크게 향상시킨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가격이 일반 D램 대비 2~3배 더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세대 HBM 양산과 함께 엔비디아에 이를 공급한다는 소식을 알린 바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액 가이던스가 분기 대비 50% 상승을 제시할 만큼 GPU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GPU 경쟁 못지않게 후발주자인 AMD, 인텔은 더욱 고용량의 HBM을 탑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HBM 또한 GPU에 버금가는 긴급 주문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시장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는 폭증하는 AI용 GPU 수요를 처리하기 위해 대만의 파운드리 TSMC에 긴급주문을 요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AI 연산 서버에 주로 사용되는 HBM과 관련된 SK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과 기술력이 경쟁사 대비 우수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HBM 관련 시장은 연평균 40% 이상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호황기 실적에 해당하는 20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도 연구원은 이어 “업황 개선으로 인해 SK하이닉스의 2024년 영업이익은 19조9200억원으로 지난 2018년 기록한 역대 최고 수준 영업이익(20조8440억원)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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