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국내 CF100 인지도 31.4%… 참여 의사는 17.6%"
RE100 보완 위해 필요… 낮은 인지도, 달성 여부가 걸림돌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5월 17일 출범시킨 'CFE 포럼'(사진=산업통상자원부)/그린포스트코리아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5월 17일 출범시킨 'CFE 포럼'(사진=산업통상자원부)/그린포스트코리아

정부가 기업들의 RE100(2050까지 사용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 부담을 완하하기 위해 내세운 CF100(사용에너지를 수소, 원전 등 친환경에너지로 충당)이 낮은 인지도와 참여율에 위기에 빠졌다.

특히 기업들은 CF100의 낮은 인지도와 구체적인 이행 수단 등이 불명확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우려에 정부는 CF100 확산 시도는 기업들의 RE100 이행과정에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보완·병행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입장이다.

국내 기업의 CF100 인지도 조사 결과(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기업의 CF100 인지도 조사 결과(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그린포스트코리아

◇ 국내 기업, CF100 관심도와 참여의사 낮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5월 17일 에너지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 에너지(CFE)를 활용해 국제적으로 확산시키는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CFE 포럼’을 발족했다.

CFE는 에너지 생산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모든 에너지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뿐만 아니라 원자력 발전, 청정 수소,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정부와 산업계는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CFE로 산업 부문 탄소를 줄이는 CF100을 주목한 것이다.

2050 탄소중립 이행이 글로벌 과제로 떠오르면서 산업계에서는 2050년까지 사용에너지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 ‘RE100’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일조량, 풍력 등 재생에너지원이 부족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와 기업들은 산업계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CF100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려 국제 표준화가 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CFE포럼에는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포스코 등 국내 주요 에너지 수요기업은 물론, 업종별 협·단체, 발전사 공기업, 에너지 민간 기업 등의 산업계와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CFE 인증체계를 미리 검토하고, 향후 국제 기준 형성 과정에 적극 참여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을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전략과 반대로 국내 기업들의 CF100에 대한 관심과 참여 의사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102개사 응답)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68.6%의 기업이 CF100을 잘 모른다고 응답, CF100을 알고 있는 기업은 31.4%로 나타났다.

또한 CF100를 인지하고 있는 기업 중 CF100에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는 기업은 3.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RE100은 응답기업의 53.9%가 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RE100을 인지하고 있는 기업의 절반이 RE100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 기업 “CF100, RE100만큼 어렵다”… 정부 “RE100 부담 줄일 보완책”

RE100은 2014년부터 꾸준히 홍보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은 공급망에 있는 하청 기업에도 참여를 요구하고 있을 만큼 글로벌 기준이 됐다. RE100이 CF100보다 인지도가 높은 것은 당연한 결과다.

기업들은 CF100 참여 의향이 낮다는 것은 RE100의 부담을 느낀 기업들에게 CFE가 대안이 될 것이라는 정부의 계산과 정반대의 결과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자원 부족으로 기업이 RE100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기업들은 오히려 CF100도 RE100 못지않다는 입장이다.

실제 전경련 조사에서 기업들은 CF100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 ▲‘아직 구체적인 기준이나 이행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35.0%), ▲‘전담 수행 인력 부족 및 추가 비용 부담’(23.6%) ▲‘24시간/일주일 단위의 실시간 조달기준이 국내 여건상 비현실적이다’는 점(20.0%)을 꼽았다.

CF100은 2018년 시작된 캠페인으로 역사도 짧을 뿐만 아니라 참여 기업도 70여개에 불과하다. 글로벌 기업인 구글이 CFE를 지지하고 있지만 대부분 글로벌 기업들은 RE100을 지지하고 있다. 글로벌 기준이 된 RE100을 대체할 수 있느냐에 대한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CF100의 기준은 일주일 24시간 내내 중단 없이 무탄소에너지를 조달해야한다. 재생에너지 외에도 다양한 에너지원들이 존재하지만, 이 역시 국내 상황을 고려했을 때 CFE를 24시간 충당하는 기준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반면, RE100의 경우 화석연료로 생산된 전력을 사용하더라도 재생에너지 설비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했다는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나 한국전력의 ‘녹색프리미엄’ 등을 구매해 상쇄할 수 있는 방안이 존재한다.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지 않아도 그만큼의 비용을 지불한다면 RE100 이행이 가능하다.

다만 전경련 조사 결과 응답기업의 69.6%는 CF100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응답 기업들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고려했을 때 재생에너지만으로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어렵고, RE100 달성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한편, 정부의 CFE포럼 발족 이후 민간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CF100과 RE100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정부와 민관이 함께 CFE 논의를 시작한 것은 RE100을 부정하거나 CF100만 추진하겠다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CFE는 RE100을 보완해 병행함으로써 기업의 RE100 이행에 따르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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