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NSCLC·NASH 파이프라인 관심
유한양행 ‘레이저티닙’ 3상 결과에 촉각
한올바이오파마 등 바이오텍 연구개발 성과↑

2차전지로 쏠렸던 수급의 분산 효과를 누릴 최대 수혜 업종으로 제약·바이오가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6월을 전후로 연구개발(R&D) 모멘텀이 대기하고 있는 기업들을 우선 살펴볼 것을 조언했다.

(사진=Unsplash)/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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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을 전후로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다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임상 결과 발표가 집중됐다. 이들 기업은 실적도 중요하지만, 보유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연구개발 중인 신약개발 프로젝트) 임상 결과가 주가를 가르는 경우가 많다.

◆유한양행, ‘레이저티닙’ 가치 3.8兆…하반기 마리포사 임상 결과에 기대감↑

유한양행의 3세대 비소세포폐암(NSCLC, Non-Small Cell Lung Cancer)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가 올해 하반기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 발병 사례의 85%를 차지한다. 주요 치료제는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다. 유전자 변이가 나타나는 경우 표적항암제를, 나타나지 않는 경우 면역항암제(면역관문억제제)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레이저티닙은 표적항암제의 일종이다. 유한양행, 오스코텍, 제노스코가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개발해 2018년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 얀센에 기술이전했다. 현재 표적항암제 표준요법 중 하나로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3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처방된다.

전문가들은 레이저티닙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레이저티닙과 관련한 글로벌 임상은 3개가 진행되고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안에 타그리소의 경쟁 약물인 레이저티닙의 후기 임상 결과들이 발표될 예정”이라며 “레이저티닙은 지난해 12월 단독요법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는데 타그리소 못지않은 약효와 안정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레이저티닙과 J&J의 아미반타맙(제품명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과 레이저티닙 단독요법으로 타그리소 단독요법의 치료 효과를 비교하는 임상인 마리포사(MARIPOSA), 타그리소 내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레이저티닙의 치료 효과를 확인해보는 마리포사2(MARIPOSA2) 임상결과가 올해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레이저티닙의 임상 결과에 따라 7조원 규모의 3세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티로신 인산화효소 억제제(EGFR TKI) 치료제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상업화 가치는 3조8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권 연구원은 “3조8000억원 중 유한양행과 오스코텍에게 귀속되는 가치는 각각 2조3000억원,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예상했던 신약 가치가 이익으로 현실화되면 기업가치가 퀀텀 점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약품, NASH 치료제 개발 가능성 6월 유럽 간학회서 가늠

한미약품이 개발해 글로벌 제약사 머크에 기술이전한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Non-alcoholic SteatoHepatitis) 신약 후보물질 ‘듀얼아고니스트’의 글로벌 임상 2상 결과가 올해 6월 유럽간학회(EASL) 발표될 전망이다. 간섬유화증 개선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는 임상 2b상 디자인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알콜성 지방간염은 과음 병력은 없지만 알콜성 지방간과 유사한 조직 소견을 보이는 질환이다. NASH 환자들은 지방간에서 간염, 간암으로 진행되는 양상을 보인다. 환자 대다수가 과체중이며, 당뇨환자 비중도 높다. NASH의 경우 현재까지 치료제로 허가받은 약물이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후보물질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는 미국 FDA서 NASH 치료를 위한 패스트트랙(Fast Track) 개발 의약품으로도 지정 받았다. 권 연구원은 다만 “(한미약품의 NASH 치료제 후보 물질이) 아직은 본격적으로 치료제로서 개발이 시작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본격적으로 NASH 치료제로서 개발이 가능할지는 6월 유럽 간학회에서 발표되는 임상 데이터를 확인한 후에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바이오텍 R&D 모멘텀 풍성…한올바이오파마 등 ‘관심’

바이오텍들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하반기 국내 바이오텍들의 R&D 모멘텀이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바이오텍은 석박사 위주로 구성된 연구개발 전문 바이오벤처 기업이다.

독립리서치 IV리서치는 “국내 주요 바이오텍 기업들의 주가는 근 3년 조정을 거쳤다”며 “장기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온 주가와 달리 R&D 성과를 통해 하반기 모멘텀을 가진 바이오텍 기업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IV리서치는 R&D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들로 한올바이오파마, 에스티큐브 등을 지목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하반기 중 자가면역질환 신약후보물질 HL161(성분명 바토클리맙)의 새 적응증 그레이브스병에 대한 2상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스위스 비상장 벤처 로이반트 사이언스에 지난 2017년 바토클리맙을 기술이전했다.

에스티큐브는 올해 6월 개최되는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면역항암제 신약후보물질인 hSTC810(성분명 넬마스토바트)의 1상 최종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1상 종료 후 2상 단계에서 조건부 사용승인도 가능할 수 있어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이전 논의가 가속화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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