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부터 전 계열사가 ESG 강조
CES서 세계에 공개한 SK의 탄소저감 기술 ‘호평일색’

<편집자주> 새해들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바람이 더 거세어지고 있다. 삼성 등 주요그룹은 2023년 전략을 마련하면서 그 중심에 ESG를 넣어 새로운 비전을 펼쳐보였다.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3’ 의 핵심 역시 ESG였다. ESG가 단순한 가치의 개념을 넘어 글로벌 룰(rule)로 정착하는데 대한 대응전략이다.

삼성은 올해를 ‘신환경경영전략의 원년’으로 삼았고 현대차는 환경과 상생을, SK는 대대적으로 ‘넷제로(탄소중립)’의 기치를 내걸었다. LG는 영속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기 위한 고객감동의 가치를 더욱 확산시켜나간다는 전략이다. 모두 ESG가 바탕이다.

올들어 새롭게 펼쳐지고 있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ESG 비전을 그룹별로 심층분석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필두로 ESG 기업 이미지를 조성하고 있는 SK그룹. 사진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 야외 전시장의 'SK 푸드트럭'에서 발효 단백질로 만든 크림치즈를 시식하고 있는 최 회장의 모습(사진=SK)/그린포스트코리아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필두로 ESG 기업 이미지를 조성하고 있는 SK그룹. 사진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 야외 전시장의 'SK 푸드트럭'에서 발효 단백질로 만든 크림치즈를 시식하고 있는 최 회장의 모습(사진=SK)/그린포스트코리아

SK가 올해도 인류의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을 목표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SK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필두로 ESG 경영 내재화를 기업 경영 철학으로 내세우며, 친환경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SK는 기업 가치를 제고하며 국내 재계에서 손에 꼽는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SK그룹은 올해도 탄소중립, 지속가능성 등의 ESG 기반의 경영을 통해 행보를 지지하는 ‘찐팬(진짜 팬)’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글로벌 경기침체, 고금리·고환율 등의 경제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 ESG로 기업가치 높인 SK

최태원 회장은 ESG 전도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ESG 경영을 주창해 온 경영인이다.

최 회장 SK그룹 주요 계열사 경영진들은 ESG 경영이 국내에 논의되던 시기부터 “ESG가 기업과 국가,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필수적인 요소”라며 “ESG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 곧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것이고 이를 통해 고객의 행복을 키워 나가겠다”고 강조해 왔다.

이를 통해 SK그룹은 탄소 저감, 자원순환 등 친환경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신기술가 신사업을 강화하며 사업전반의 혁신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SK그룹은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보다 앞서 온실가스 순배출을 제로화하고, 2030년까지 전세계 탄소감축 목표량(210억톤)의 1%에 해당하는 2억톤의 탄소를 줄이겠다는 목표까지 제시했다.

이러한 ESG 경영 내재화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SK의 ESG 평가는 국내외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하고 있다. SK그룹 지주사인 SK㈜의 경우 국내 대표 ESG평가기관인 한국ESG기준원의 ESG 평가에 3년 연속 A+ 등급을 획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글로벌 ESG평가기관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과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에서 최고 수준 등급인 ‘AAA’ 등급을 획득했다.

이러한 ESG 경영 성과는 SK의 실적으로 이어졌다. SK그룹은 ESG 경영 선언 시점인 2021년부터 국내 재계 순위 2위를 차지하며 ESG 경영이 실적으로 이어지는 선례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10월 '2022 CEO 세미나'에서 향후 경영 방향성을 발표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10월 '2022 CEO 세미나'에서 향후 경영 방향성을 발표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린포스트코리아

◇ 최태원 회장 “인류 문제 해결 제시하는 기업돼야”

SK그룹의 올해 경영 방향은 최 회장의 신년사를 통해 예상할 수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일 전체 구성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2023년 신년 인사를 전했다.

이날 최 회장은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전했다. 최 회장은 “우리에게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며 경영 시스템을 단단히 가다듬는 기회로 삼아 나간다면 미래는 우리 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열린 ‘2022 CEO 세미나’에서 최 회장이 최고 경영자들에게 강조한 발언과 맥을 같이한다. 당시 최 회장은 손자병법의 ‘이우위직(以迂爲直) 이환위리(以患爲利)’를 인용한 바 있다. 이는 ‘다른 길을 찾음으로써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이우위직), 고난을 극복해 기회로 삼는다(이환위리)’는 뜻이다.

어려움이 가중되고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SK그룹이 내세우는 소중한 가치는 단연 ESG다. 최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앞으로 반드시 풀어야할 숙제로 지구와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로 꼽으며, “기후변화, 질병, 빈곤 등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 앞으로 인류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최 회장은 신뢰받는 기업을 위해 관계의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제는 기업에게도 관계가 중요한 시대로, 나를 지지하는 찐팬이 얼마나 있는지, 내가 어떤 네트워크에 속해 있는지가 나의 가치”라며 “이해관계자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돌아보고, 무엇을 하면 좋을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민하고 만들어 나가자”고 주문했다.

ESG를 기반으로 한 인류를 위한 문제 해결과 함께 이를 지지해주는 찐팬 확보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최 회장 왜 SK의 주요 경영인들의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역시 신년사를 통해 “카본 넷 제로(탄소중립)은 지속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핵심”이라며 “올해도 넷제로 실행을 지속할 수 있는 체계 구축에 집중하는 등 탄소감축 노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동현 SK㈜ 부회장 역시 “사업 포트폴리오 성과를 분석해 가치를 더욱 키우는 기회를 만들어가는 한편 ESG경영체계를 내재화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선순환 구조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신년 메시지를 전했다.

CES2023에서 SK그룹이 구성한 '퓨쳐마크'. 기후위기 대응에 제대로 행동하지 않았을 경우 마주할 수 있는 장면들을 디지털 아트 영상으로 제시해 많은 관람객들에게 주목을 받았다.(사진=SK)/그린포스트코리아
CES2023에서 SK그룹이 구성한 '퓨쳐마크'. 기후위기 대응에 제대로 행동하지 않았을 경우 마주할 수 있는 장면들을 디지털 아트 영상으로 제시해 많은 관람객들에게 주목을 받았다.(사진=SK)/그린포스트코리아

◇ 탄소중립 기술 총 망라한 SK의 CES2023

이러한 SK그룹의 경영 방향성은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인 ‘CES 2023’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CES 2023에 참가한 SK그룹은 총 8개 계열사가 공동으로 ‘행동(Together in Action: 함께, 더 멀리, 탄소 없는 미래로 나아가다)’을 주제로, 통합 전시관을 운영했다. SK 전시관은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명확하게 알리는 ‘퓨처마크(Futuremarks)’와  SK 관계사의 탄소저감 기술을 총망라한 ‘SK, Around Every Corner(곳곳에 있는 SK)’ 구성됐다.

퓨쳐마크 구역은 인류가 기후위기에 대응해 제대로 행동하지 않았을 때 마주할 수 있는 미래상을 첨단 미디어 아트 영상으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세계 곳곳의 랜드마크들이 물에 잠긴 모습들을 보며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SK Around Every Corner 구역은  SK와 글로벌 파트너사들의 다양한 탄소감축 솔루션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친환경모빌리티, 탄소없는 라이프스타일, 폐기물 자원화, 에어모빌리티, 그린 디지털 솔루션, 미래에너지 등 6개 주제로 40여가지의 SK 계열사의 탄소저감 기술을 체험·소개했다.

이러한 SK전시관에는 CES 2022 대비 3배 늘어난 3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렸으며, 국내외 관람객과 언론에 호평을 받았다. 전시와 함께 SK 최고 경영진들은 CES2023 현지를 방문해 파트너사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인들을 만나며 ‘넷제로 동맹 강화’ 행보를 이어갔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CES에서 SK 외 다른 국내외 기업들도 ‘탄소감축’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는 등 넷 제로가 글로벌 중심 화두로 자리잡고 있다”며 “앞으로 글로벌 파트너들과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과 관련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탄소감축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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