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디드 줌 생산능력 확보 목적
투자-ASP 상승-실적 개선 ‘공식’
“신제품 공급물량 이미 확보 추정…실적·주가 우상향 전망”

애플의 아이폰14 시리즈 증산 계획 철회 이후 약세를 지속했던 LG이노텍이 대규모 투자 공시에 주목받고 있다. 과거 경험했던 바와 같이 아이폰 시리즈의 카메라 업데이트와 함께 LG이노텍의 수익성이 더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출처=LG이노텍
출처=LG이노텍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LG이노텍의 주가는 연초 대비 26% 가량 하락한 27만3000원으로 마감했다.

IT 기기 수요 감소에도 아이폰 상위 모델 판매량은 한동안 높게 지속됐다.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의 수익성 역시 견조한 흐름을 지속했다. 그런데 올해 하반기 애플이 아이폰14 시리즈 발표 이후 기존 증산 계획을 철회했다. 중국의 봉쇄조치 등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투자심리는 급격히 악화됐고, 주가는 4일 만에 20% 이상 급락했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실적 대비 하락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지만 주가는 좀처럼 유의마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다만 최근 LG이노텍의 대규모 투자 공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스마트폰 수요 둔화에 따른 수익성 감소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재료로 부각되면서다.

LG이노텍은 지난 23일 광학솔루션(카메라모듈) 부문에 1조6563억원 규모의 신규시설투자를 발표했다.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폰15 시리즈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되는 ‘폴디드 줌’ 카메라 생산능력(Capa) 확보를 위한 투자로 관측된다. 폴디드 줌은 프리즘으로 빛을 꺾어 이미지 센서에 전달하는 카메라 모듈이다. 스마트폰 후면 카메라 돌출을 최소화하면서 고배율 촬영에 필요한 초점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투자는 차세대 신기술(▲폴디드 줌 모듈 ▲폴디드 줌 액츄레이터 ▲AR 3D ToF ▲cam pixels) 투자에 100% 투입이 예상된다”며 “특히 글로벌 빅테크 업체 요청에 의해 이번 투자가 결정된 것으로 보여 내년 생산될 차세대 광학 신제품의 공급물량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LG이노텍 폴디드 줌 투자규모는 경쟁사 대비 4배 이상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폴디드 줌 모듈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결정은 글로벌 빅테크로 부터 최종 품질 승인을 이미 획득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과거 아이폰의 카메라 업그레이드와 함께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효과를 누린 LG이노텍의 성공 공식이 이번에도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의 카메라모듈 설비투자(Capex)는 2019년 수축 후 2020년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 중”이라며 “LG이노텍의 설비투자 금액은 애플의 카메라 모듈 스펙 변화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짚었다.

이어 “2020년 이후 LG이노텍의 설비투자 공시 특징은 신규 부품/기술 도입과 함께 Capex가 증가했고 그 결과 LG이노텍과 카메라 모듈 장비 업체 실적과 주가가 우상향했다는 점”이라며 “투자 금액을 고려하면 올해 프로 모델에만 사용된 4800만 화소가 일반 모델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고, 폴디드 줌 단독 공급에 따른 평균 ASP 상승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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