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SK온 등 배터리 업계, 신규 투자 지속한다
타업종 기업들, 신성장 동력으로 배터리 분야 주목

지난 21일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강화를 위해 재영택과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한 LG화학(사진=LG화학)/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21일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강화를 위해 재영택과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한 LG화학(사진=LG화학)/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기업들이 배터리 산업 분야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투자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배터리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미래먹거리 산업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평가된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배터리 기업은 물론 롯데케미칼, 포스코, 영풍 등의 기업들 역시 배터리 분야를 육성하기 위한 투자와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 배터리 업계, 불황에도 광폭 투자는 이어간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은 배터리의 생산은 물론 폐배터리 리사이클까지 이르는 벨류체인 구축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충청북도 청주시 오창공장 생산라인 신·증설을 위한 대규모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총 4조원을 투자해 오창공장 원통행 배터리 생산라인 신·증설 및 설비 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신규 생산라인은 원격 지원, 제조 지능화, 물류 자동화 등 스마트팩토리 관련 시스템을 전격 도입해 생산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강화하며 북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LG화학은 폐배터리 리사이클 전문업체인 ‘재영텍’과 24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재영택은 2차 전지 업체가 쓰고 남은 리튬 스크럽이나 다 쓴 전지에서 리튬을 회수하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다.

양사는 이번 지분투자를 기반으로 2023년 말 북미 지역에 배터리 리사이클링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한편 LG화학은 배터리 재활용 분야 선도를 위해 지난해에도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북미 최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인 ‘라이-사이클(Li-Cycle)'에 600억을 투자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 자회사 SK온 역시 투자 강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 헝가리, 중국 등에서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는 SK온은 지난 21일 2조 8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SK이노베이션이 2조, 한국투자PE가 80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의 이번 출자 결정은 SK온의 투자재원 확보 및 기업 가치 증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이 포드, 현대자동차, 폭스바겐 등 확실한 고객사 물량 수주로 사업확장을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차질 없는 투자금 확보로 성장세에 속도를 더한다는 방침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자동차를 비롯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전동화로의 빠른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배터리 수요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이러한 수요에 대비하고 기술력, 생산력 등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집중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1월 준공한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광양공장(사진=포스코)/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11월 준공한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광양공장(사진=포스코)/그린포스트코리아

◇ 롯데케미칼, 포스코, 영풍 "배터리 분야 신성장 동력 삼는다"

배터리 산업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기업은 배터리 기업뿐만이 아니다. 석유화학 기업인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포스코그룹, 영풍 등도 배터리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5월 롯데케미칼은 탄소중립 성장을 이루기 위해 그린 사업을 강화한다는 ‘2030 비전 &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롯데케미칼이 강화할 것으로 밝힌 사업은 배터리 소재 사업, 수소에너지 사업, 리사이클·바이오 플라스틱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핵심 소재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리튬이온 배터리용 전해액 유기용매 핵심소재인 에틸렌 카보네이트(EC), 디메틸 카보네이트(DMC), 에틸 메틸 카보네이트(EMC), 디 에틸 카보네이트(DEC) 등 4종을 양산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총 3500억원을 투자해 대산공장에 해당 소재들의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EC와 DMC 공장은 2023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하고 있으며, EMC와 DEC는 2024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롯데케미칼은 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세계 최초 개발한 ‘스텐다드 에너지’, 차세대 배터리용 핵심소재인 리튬 매탈 음극재 및 고체전해지를 개발하고 있는 미국의 ‘소일렉트’ 등에 투자하며 차세대 배터리 소재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역시 배터리 사업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배터리 원료부터 전구체, 음극재 및 차세대 배터리 소재까지 생산·공급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2차전지 리사이클링 사업까지 구축해 배터리 분야의 순환경제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포스코그룹은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 부지를 확보해 리튬을 생산한다. 2030년 총 12만 톤 생산 체제를 갖춰 세계 1위 생산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함께 포스코케미칼은 11월 연산 9만톤 양극재 광양공장을 준공하고 본격 가동에 돌입했으며, 포스코홀딩스는 GS에너지와 2차전지 리사이클링 합작법인인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를 설립해 폐배터리 재활용을 비롯한 이차전지 진단·평가·재사용 등 BaaS(Bettery as a Service)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야연 등 비철금속 제련 사업에 주력해 온 영풍 역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새로운 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특히 영풍은 폐배배터리를 파쇄한 리튬 배터리 플레이크를 고온의 융용로에 넣어 녹이고 비산시켜 집진 설비를 통해 회수하는 독자적인 건식 리사이클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기술을 통해 리튬을 90% 이상을 회수하는 높은 회수율을 통해 경쟁력있는 제조원가를 창출할 수 있다.

지난 11월 폐배터리 재활용 파일럿 공장 가동에 돌입한 영풍은 2024년까지 연간 2만톤 규모의 배터리 재활용 1차 상용화공장을 완공하고, 지속 확장해 2030년 이후 배터리 소재 원료 70만톤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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