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한국언론정보학회 가을철 정기학술대회’ 개최

언론학자와 언론매체 실무자가 토론회에 모여 기후위기 보도와 기후위기 전문 매체의 ‘지속가능성’을 논의했다.

19일 서울 행당동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2022 한국언론정보학회 가을철 정기학술대회’에는 ‘기후변화와 언론’ 토론 세션이  개최됐다.

‘기후변화와 언론’ 토론 세션(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
‘기후변화와 언론’ 토론 세션(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

해당 토론 세션에서 ‘기후위기와 언론위기’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기정 뉴스펭귄 발행인은 5년 간 기후위기와 멸종위기만 집중적으로 보도해온 뉴스펭귄을 소개하며 그가 생각하는 기후위기 상황에서 언론의 역할에 대해 밝혔다.

김기정 발행인은 “기후위기 실체는 엄연히 있고, 이 실체를 제대로 전달하는 일은 언론의 사명”이라면서 “언론 스스로 과학적 진실이나 사실을 규명하긴 불가능하지만 기후위기에 관한 다양한 주장과 견해들 가운데 설득력 있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을 수집하고 정리해서 독자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김 발행인은 기후위기 문제를 독자들이 받아들이게 하는 것은  ‘기후 문해력’의 문제라고 말했다. 실체가 분명한 기후위기에 대해 독자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언론은 과학적 사실을 충분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발표하는 김기정 뉴스펭귄 발행인(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
발표하는 김기정 뉴스펭귄 발행인(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

이날 세션에서는 독립언론과 기후뉴스의 ‘지속가능성’도 중요하게 논의됐다.

<뉴스펭귄>처럼 기후를 전문으로 다루는 언론의 경우 독립언론의 특성을 갖고 있어 매체 자체의 ‘지속 가능성’을 갖기 위한 수익구조를 만들기 어렵다. 또한 기후뉴스는 반복되는 주장으로 인해 독자의 피로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문제의 심각도가 높고 문제 규모가 전 지구적이라는 특성을 가졌기 때문에 기후뉴스는 독자들이 친근하게 느끼기 어려울 때가 많다.

김 발행인은 이에 대해 뉴스펭귄이 기후 문제가 곧바로 드러나는 ‘멸종’이라는 접점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어렵고 복잡한 데이터 대신 쉽고 친근한 이미지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독자들의 관심을 확보한 뒤 기후위기와 멸종의 문제를 바탕에 깔아서 서서히 드러내는 접근방식을 구사한다는 설명이다.

기후위기와 관련해 언론의 수용자(독자) 측면을 연구하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소속 진민정 박사는 국내에서 기후 관련 보도가 많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에 답답함을 많이 느껴왔다며 뉴스펭귄 보도를 비롯한 기후뉴스의 지속성을 위해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기후위기 보도 설문 사례를 공유했다.

진민정 박사는 “기후악당 기업의 상품을 소비하지 못하도록 알리는 등, 개인의 욕구를 제한하는 실천을 넘어서 다양한 방안에 대한 고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독자들이 ‘다양한 전문가’, ‘거대 담론에서 벗어나 일상에서 기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 등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후위기 보도가 지속 가능한 방안으로 솔루션 저널리즘의 필요성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기후변화와 솔루션 저널리즘’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는 기후위기 문제를 보도하는 데 있어 솔루션 저널리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환 대표가 제시한 솔루션 저널리즘은 ‘해결책에 초점을 맞춘 보도’를 의미한다.

이 대표는 기후위기에 대해 독자들이 무력감을 느낄 때가 많은데, 솔루션 저널리즘이 기후위기에 다한 시민의 이해와 인식 향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 그는 다만 솔루션 저널리즘은 단순히 희망적이고, 밝은 기사를 내놓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토론에서 발언하는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
토론에서 발언하는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

솔루션 저널리즘의 예를 들어 이준형 언론노조 위원은 최근 뉴스펭귄에서 보도한 ‘해양생물 혼획 방지,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까’ 기사가 ‘솔루션 저널리즘’에 일부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솔루션 저널리즘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보다 더 나가길 기대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현실적으로 이 어망을 어떻게 보급할 것이며, 어촌 등에서는 어떤 노력들을 기울여왔는지 등 여러 방안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솔루션 저널리즘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정답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었다.

소셜 미디어에서 나타나는 기후위기에 대한 수용자의 반응을 연구하는 박세정 부경대 교수는 “뉴스 이용자 입장에서는 부정적 프레임, 공포 소구에 대한 비판에서 문제가 시작됐다는 점에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연구자 입장에서 보면 환경, 헬스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공포 소구가 긍정적 소구나 다른 감정들보다 기후변화에 대한 태도와 행동을 이끌어내는 데 유의미한 요인으로 밝혀졌다. 단순히 솔루션 패러다임으로 넘어간다기보다 다양한 시각에서 뉴스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하는 박세정 부경대 교수(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
토론하는 박세정 부경대 교수(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

한편 한국언론정보학회 정기학술대회는 한양대 서울캠퍼스 사회과학관과 백남학술정보관에서 '위험사회와 커뮤니케이션: 위험의 일상화, 포용적 소통 가능성의 확장'이라는 큰 주제 아래 모두 20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hd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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