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 사외이사 8인·사내이사 1인
사외이사 대부분 구현모 대표에 우호적인 인사
일부 사외이사, 연임 결정 후 임기 만료 전 사퇴할 듯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사진=KT)/그린포스트코리아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사진=KT)/그린포스트코리아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구현모 KT 대표이사가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KT새노조의 연임 반대에도 추천권을 쥐고 있는 사외이사가 대거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다만 사외이사 일부는 임기 만료전 사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KT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참여정부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지낸 이강철 사외이사와 김대유 사외이사가 구 대표의 연임에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두 사외이사는 지난 2021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돼,  아직 임기가 2024년 정기주주총회일까지 1년 넘게 남아있다.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대심위)는 사외이사 8명과 사내이사 1인으로 구성된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KT 사내이사는 구 대표와 윤경림 사장뿐이다. 사외이사 8인은 이강철 전 시민사회수석, 김대유 전 경제정책수석, 유희열 이사, 표현명 이사, 강충구 이사, 여은정 이사, 김용현 이사, 벤자민 홍 이사 등이다.

구 대표는 지난 2020년 황창규 전 회장에 이어 내부 승진해 KT 최고경영자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다만 직위를 회장에서 사장으로 낮췄다. 당시 회장후보심사위원회(회심위)를 구성한 사외이사들은 그동안 관행처럼 여겨진 KT 최고경영자에 대한 낙하산 인사를 피하고, 구 대표를 내부 발탁해 이사회 권한을 강화했다.

당시 회심위에 포함된 사외이사 가운데 3인은 아직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구 대표 취임과 동시 승인된 사외이사 5명 중 3명도 이사직을 유지 중이다. 올해 신규로 선임된 김용현 이사와 벤자민 홍 이사를 제외하면 대심위의 과반 이상이 구 대표에 우호적인 인사로 구성돼 있는 셈이다.

KT에 정통한 이 관계자는 “연말에 진행될 KT 대심위에서 사외이사 대부분이 구 대표 연임에 찬성표를 던질 예정”이라며 “다만  일부 사외이사들이 정권교체와 함께 사실상 공기업으로 취급받는 KT에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기 부담스러워 임기전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도 구 대표 연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KT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이 1조538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8.1% 성장했다. 이는 구 대표가 그간 강조해온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디지코)과 B2B 사업에서 성장을 이뤄낸 덕분이다. 

물론 걸림돌도 있다. KT새노조가 구 대표의 연임에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KT새노조는 입장문을 내고 “정치자금법위반, 횡령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구 대표의 연임이 매우 부적절하며, 이사회에서 불가 결정을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KT새노조는 이사회가 구 대표의 연임을 결정하면 기업지배구조 리스크로 비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KT 측은 “구 대표가 연임 의사를 표명해 이사회는 관련 규정에 따라 연임에 대한 우선심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며 “이사회는 연임 적격 여부를 심사하기 위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앞으로 정관 및 관련 규정에 따라 면밀하게 심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d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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