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선물세트 물량 늘리는 식유통 업계
종이·생분해 소재로 바뀌는 트레이·패키지

식유통 기업들은 몇 해 전부터 명절 선물세트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적 가치까지 선물할 수 있도록 포장에 변화를 주고 있다. 사진은 플라스틱 캡을 제거하고 FSC 인증 종이와 친환경 콩기름 잉크로 특수 트레이 및 케이스를 제작한 롯데제과 추석 선물세트. (롯데제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식유통 기업들은 몇 해 전부터 명절 선물세트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적 가치까지 선물할 수 있도록 포장에 변화를 주고 있다. 사진은 플라스틱 캡을 제거하고 FSC 인증 종이와 친환경 콩기름 잉크로 특수 트레이 및 케이스를 제작한 롯데제과 추석 선물세트. (롯데제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명절마다 마음을 대신 전해주는 선물세트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늘리는 주범으로 지목되곤 한다. 선물에서 알맹이를 빼고 나면 거의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포장재들 때문이다. 이에 식유통 기업들은 몇 해 전부터 명절 선물세트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적 가치까지 선물할 수 있도록 포장에 변화를 주고 있다. 

명절 선물세트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트레이부터 완충재, 부직포 재질의 쇼핑백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각 기업에서는 포장재 규격을 줄여 포장재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양을 줄이는 것을 넘어 아예 트레이나 포장재 소재를 플라스틱에서 종이나 생분해성 소재로 바꾸고 있다. 

특히 이동 시 편의를 위해서 사용되는 쇼핑백을 과감하게 없애 불필요한 쓰레기 배출을 줄이거나 신선식품을 포장·배송하는 데 사용되는 보냉가방을 기업 차원에서 회수해 업사이클링하는 사례도 친환경 사례로 눈에 띈다. 

◇ 친환경 선물세트 물량 늘리는 식유통 업계

식유통 기업들은 매해 명절 때마다 친환경 선물세트 물량을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추세다. 

2020년부터 선물세트 구성품 위치를 재배치하고 간격을 줄이며 플라스틱 포장재를 저감해 온 동원F&B는 이번 추석 친환경 선물세트 물량을 10배 이상 확대했다. 종이로만 만든 ‘올페이퍼 패키지’ 선물세트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레스 플라스틱’ 선물세트 제품군을 기존 9종에서 34종까지 늘린 것.

올페이퍼 패키지 선물세트는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종이 재질로 교체하고, 기존 부직포 가방이 아닌 종이 가방에 담아 모든 포장을 완전히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특히 ‘리챔18호’는 플라스틱 뚜껑까지 없애 플라스틱을 완전히 없앴다. 이밖에 선물세트 내부 플라스틱 받침을 종이 소재로 대체한 ‘양반김 특선6호’도 함께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은 선물세트 포장에 사용되는 부자재를 재활용 가능 소재로 교체했다. ‘청과 GIFT’의 경우 기존에는 과일을 담는 트레이와 칸막이에만 종이를 사용했지만 올 추석에는 과일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고정하는 난좌도 재활용 가능 소재로 바꿨다.

‘수산 GIFT’에도 종이 사용을 늘렸다. 기존 스티로폼으로 구성했던 전복 선물세트는 내부 칸막이를, 신규 멸치 선물세트는 가방을 종이 소재로 제작했다. ‘와인 GIFT’에서도 기존 플라스틱, 가죽 코팅지 대신 종이 소재 패키지를 제작해 도입했다. 아울러 ‘축산 GIFT’에서는 생분해가 가능하며 싱크대에 물처럼 버리면 바로 분해되는 식물성 젤 타입 친환경 아이스팩을 적용했다.

한편 롯데백화점은 오는 25일까지 전 지점에서 명절 선물세트 보냉가방 회수 이벤트를 진행한다. 축산 및 곶감 등 신선상품을 배송하는 데 사용하는 보냉가방은 재활용이 어려워 일반쓰레기로 분류된다는 점에 주목, 환경문제를 줄이고자 가방을 회수해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만들고 이벤트 참여 소비자에게는 포인트를 제공한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5일까지 전 점에서 명절 선물세트 보냉가방을 회수해 업사이클링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롯데백화점은 오는 25일까지 전 점에서 명절 선물세트 보냉가방을 회수해 업사이클링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종이·생분해 소재로 바뀌는 트레이·패키지

일부 기업들은 이번 추석 선물세트에서 플라스틱 소재 포장재를 생분해 소재로 바꾸거나 포장 구조 자체를 바꿔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이는 데 주력했다. 재활용률을 더 높이기 위해 부분적으로 들어가는 플라스틱 소재를 제거하는 모습도 보인다. 

CJ제일제당의 CJ명가김은 ESG 트렌드에 따라 플라스틱 트레이를 없애고 생분해 소재를 선물세트에 적용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지구를 생각한 바삭한 김’은 포장지 크기를 줄여 플라스틱 사용량을 기존 도시락김 대비 66% 절감했고,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해 만든 생분해 소재 PLA를 적용한 포장지로 친환경적 가치를 더했다. 

애경산업은 불필요한 쇼핑백을 제거하고 플라스틱 및 금속 사용량을 줄인 ‘일체형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일체형 선물세트는 상·하단 케이스를 서랍형으로 일체화하고 케이스에 손잡이를 적용해 불필요한 쓰레기 배출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구성품인 샴푸, 바디워시 등에 사용된 뚜껑도 펌프 형태에서 원터치로 사용 가능한 캡 형식으로 변경, 플라스틱과 금속 사용량을 줄였다. 

롯데푸드와의 합병으로 종합식품회사로 거듭난 롯데제과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전면 없앤 ECO 선물세트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100톤가량 줄였다. 쇼핑백 끈 등 일부 남아있던 부직포 소재도 100% 종이로 바꿨다. 

롯데제과는 지난 추석 업계 최초로 선물세트 포장재에서 플라스틱을 전면 없앤 바 있다. 올 추석에는 이를 더욱 확대해 30여 종의 ‘ECO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플라스틱 트레이와 캔햄 플라스틱 캡을 제거하고 국제산림관리협회(FSC) 인증을 받은 종이와 친환경 콩기름 잉크로 특수 트레이 및 케이스도 제작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이번 추석 선물세트에 친환경적 가치를 담고자 노력했다”며 “앞으로도 소중한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과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까지 함께 선물할 수 있는 착한 선물세트를 선보이기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경산업은 불필요한 쇼핑백을 제거하고 플라스틱 및 금속 사용량을 줄인 ‘일체형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애경산업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애경산업은 불필요한 쇼핑백을 제거하고 플라스틱 및 금속 사용량을 줄인 ‘일체형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애경산업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추석선물 과대포장 집중단속 나선 지자체

한편 전국 지자체는 지난 29일부터 오는 16일까지 과대포장 집중단속에 들어갔다. 환경부에 따르면 행정규칙상 기준보다 제품의 포장 횟수가 과다하거나 제품의 실제 크기에 비해 포장이 지나치게 큰 경우를 집중단속한다. 법적 기준이나 재포장 금지 규정을 위반한 경우 지자체가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특히 올해 1월 1일부터 이미 생산이 완료된 제품 또는 수입된 제품 등을 합성수지 재질의 필름이나 시트로 재포장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위반 여부도 함께 단속한다. 유통사나 대리점 등은 판매과정에서 완제품을 추가로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상자로 재포장하면 안 된다. 다만 제품 전체를 합성수지 재질의 필름이나 시트로 전체를 감싸 묶어 다시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띠지로 둘러 묶어 포장하는 것은 재포장 금지에 해당하지 않는다.

환경부는 2008년부터 매년 과대포장 우려가 큰 설날과 추석 명절에 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추석에는 전국 지자체에서 1만 1417개 제품을 단속해 77건을 적발했으며 39개 제품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올해 설에도 1만 2049개 제품을 단속해 55건을 적발하고 27개 제품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서영태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폐기물 줄이기에 대한 국민 공감대가 높아지면서 과대포장 사례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명절 등 특정 시기에는 과대포장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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