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이 서울시‧인천시‧경기도 대형 주차장 282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총 317.7MW 규모의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연간 417.5GWh 수준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2020년 기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정하는 국내 전기차 총 전력수요 300GWh보다 1.4배 많은 양이다. 가구당 월평균 전력 사용량(300kWh) 기준으로 보면, 약 11만 가구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충당할 수 있다.

23일 환경운동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기 생산하는 시원한 주차장: 서울시‧인천시‧경기도 주차장의 태양광 잠재량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국 주차장정보 표준데이터’를 기초로, 주차장 유형별 추가 조사와 수도권 지자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조사 대상을 정했다. 여기서 태양광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지상 주차장만을 선별한 최종 282개 주차장을 대상으로 태양광 잠재량을 평가했다.

환경연합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주차장 부지가 태양광 잠재량이 가장 컸고, 총 21.2MW의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이 현재 주차장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기 용량은 1.2MW 수준에 불과하다. 환경연합은 인천국제공항이 2040년까지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목표를 선언한 만큼 넓은 주차장 부지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 계획을 RE100 이행계획에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인천국제공항에 이어 경기 일산 킨텍스(15.4MW),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13.8MW), 경기 하남 미사경정공원(7.3MW), 서울 탄천(5.4MW), 경기 수원 수원월드컵경기장(5MW), 경기 과천 렛츠런파크 서울(4.9MW), 김포공항(4.6MW), 경기 고양 고양국제꽃박람회(4.6MW),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4.5MW) 등 10개 주차장이 수도권에서 태양광 잠재량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탄천 공영주차장처럼 버스 등 대형차 주차장의 태양광 발전 잠재량 역시 높게 평가됐다.

환경연합에 따르면, 서울, 인천, 경기의 2020년 기준 전력소비량 대비 태양광 및 풍력 발전 비율은 지역별로 각각 0.1%, 0.7%, 0.8%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환경연합은 “주차장은 태양광 발전설비를 위해 추가로 부지를 개발할 필요 없이 기존 주차장 부지를 그대로 활용가능하다”며 “이는 환경피해를 최소화하며 태양광 발전 설치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개발 비용이 낮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기차 충전소 등 전력 수요처 인근에서 직접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며 “햇빛과 눈비로부터 차량을 보호하고 생활 주변 태양광 시설을 통해 재생에너지에 대한 긍정적 인식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태양광 주차장 확산을 위한 과제로 △주차장 태양광 설치 의무화 제도 도입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 추진을 통한 이익공유 및 인식 개선 △도시 유휴부지 재생에너지 입지 발굴 및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이지언 환경연합 에너지기후 활동가는 “지자체는 공공 부문의 재생에너지 정책 우선순위와 예산을 높이고, 민간과 협력해 유휴부지의 재생에너지 보급 촉진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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