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더 안전하고 경제적인가
SMR서 핵폐기물 2~30배 더 배출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지난 5월 31일에 실린 ‘SMR에서 나오는 핵폐기물(Nuclear waste from small modular reactors)’ 논문에 따르면, SMR에서 발생하는 관리 및 처분이 필요한 핵폐기물의 양은 기존 원전에 비해 최소 2~30배 증가할 수 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지난 5월 31일에 실린 ‘SMR에서 나오는 핵폐기물(Nuclear waste from small modular reactors)’ 논문에 따르면, SMR에서 발생하는 관리 및 처분이 필요한 핵폐기물의 양은 기존 원전에 비해 최소 2~30배 증가할 수 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차세대 원자력발전소로 주목받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 Small Modular Reactor)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기존 대형 원전보다 안전하고 경제성까지 갖출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SMR을 수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 SMR에서 핵폐기물이 더 많이 배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수십만 년 동안 안전하게 영구 처분해야 하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SMR, 더 안전하고 경제적인가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발전설비 용량이 300MW 이하인 원전을 SMR로 분류한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한국에서 건설 중인 원전은 1,400MW)보다 규모가 작아 출력을 조절하고 원자로를 식히는 게 어렵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모듈’ 방식으로 제작돼 대형 원전에 비해 부족했던 경제성도 갖출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원전은 핵분열 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한다. 냉각수가 열을 흡수하고 증기가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그런데 원전에 이상이 생겨 가동을 즉시 중단하더라도 열을 식히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만약 외부 전원이 차단돼 냉각수를 충분히 순환시키지 못하면 핵연료봉이 녹아 방사성 물질이 유출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된다. SMR이 안전하다는 주장은 설비용량이 작은 만큼 상대적으로 열을 식히기 수월하고 원자로 자체를 냉각 수조 등에 넣어버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나온다.

소형 원전은 대형 원전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소형 원전을 모듈화해 공장에서 미리 제조하고 현장에서 조립하도록 함으로써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모듈화된 소형 원전들을 필요에 따라 여러 개를 함께 시스템화해서 짓는다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SMR을 여러 개 배치하면 안전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원전 여러 기가 밀집했을 때 한 기의 위험이 다른 원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원전의 근본적인 또 다른 이슈는 방사성 폐기물 처리다. 방사성 폐기물 중에서도 핵분열을 마치고 남은 사용후핵연료 등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수십만 년 동안 안전하게 영구 처분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고리 원전과 한울 원전 등의 임시저장이 포화상태인데 영구 처분할 부지 선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 SMR에서 핵폐기물 2~30배 더 배출

SMR과 관련해 핵폐기물 이슈는 그동안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소형이기 때문에 대형보다 폐기물을 덜 배출하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지난 5월 31일에 실린 ‘SMR에서 나오는 핵폐기물(Nuclear waste from small modular reactors)’ 논문은 이 같은 통설을 뒤집은 연구 결과를 내놨다. 

논문에 따르면, SMR에서 발생하는 관리 및 처분이 필요한 핵폐기물의 양은 기존 원전에 비해 최소 2~30배 증가할 수 있다. 또한 SMR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의 방사성 독성이 기존 상용 원전보다 최소 50% 더 높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일본의 도시바와 미국의 뉴스케일파워, 캐나다의 테레스트리얼 에너지가 개발 중인 3가지 유형의 SMR에서 나오는 방사성 폐기물을 추정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과는 달리 소규모 분산형 전원의 역할로 고려되고 있다. 핵폐기물 관점에서 보자면 SMR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은 독성을 가진 더 많은 핵폐기물이 여러 지역에 분산돼 보관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5일 발표한 ‘새 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에서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설계수명이 만료한 노후 원전의 계속운전 추진 등을 통해 원전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2030년 원전 기수는 기존 목표인 18기(20.4GW)에서 28기(28.9GW)로 늘어난다. 또한 약 4,000억 원을 투입해 독자적인 SMR 노형을 개발하고 2028년 표준 인가를 거쳐 2030년대에는 수출 시장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후위기와 지구가열화는 말 그대로 전 지구적인 이슈입니다. 지구적인 사고와 지역적인 행동 모두 필요한 시기입니다.

전 세계 주요 기구와 국가, 연구기관, 국제 NGO, 다양한 연구자들이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에너지전환 등 관련 연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본지는 해외 주요 기관 등이 보고서와 논문을 통해 제시한 분석과 시사점, 제안과 대안을 엄선해 소개합니다. 에너지(Energy)와 환경(Eco)관련 내용 위주로 간추렸습니다.

세 번째 자료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논문 ‘SMR에서 나오는 핵폐기물(Nuclear waste from small modular reactors)’입니다. (편집자주)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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