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일찍 찾아온 폭염으로 전력수급 비상
인도·파키스탄, 극심한 더위 속에 정전 겪어
미국 중서부, 올여름 에너지 부족 현상 발생할 수도
한국, 전력수급·폭염 피해 최소화 대응책 마련

전 세계가 때 이른 폭염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여름 전력수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가뭄 등으로 전력공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불볕더위로 전력수요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 세계가 때 이른 폭염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여름 전력수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가뭄 등으로 전력공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불볕더위로 전력수요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 세계가 때 이른 폭염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여름 전력수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가뭄 등으로 전력공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불볕더위로 전력수요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도 폭염 때마다 전력수급 문제가 제기된 만큼 올여름 최대 전력량과 공급예비율 등을 미리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전 세계 일찍 찾아온 폭염으로 전력수급 비상

로이터통신과 NBC뉴스,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가 때 이른 폭염으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고 전력공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일찍 찾아온 폭염으로 냉방용 전력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파키스탄과 인도는 지난 4월 기온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이미 전력난을 겪고 있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인도 북서부와 중부는 122년 만에 가장 더운 4월을 보냈고, 파키스탄은 기온이 49도까지 올라 세계에서 4월 최고 기온 중 하나로 기록됐다. 

파키스탄의 기후부 장관인 셰리 레만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기후비상사태가 파키스탄 북쪽에서 남쪽으로 전해지면서 파키스탄은 ‘실존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폭염으로 인해 북부 지역의 빙하가 전례 없는 속도로 녹고 있으며 수천 명이 홍수에 휘말릴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 인도·파키스탄, 극심한 더위 속에 정전 겪어

폭염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전력수요를 끌어올렸고, 극심한 더위 속에서 사람들은 몇 시간 동안 정전을 겪어야 했다. 인도의 최대 전력 수요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60년 만에 최악의 전력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폭염으로 인도와 파키스탄 전역에 에너지 부족 사태가 심해지면서 약 20만 명이 거주하는 도시가 최대 9시간 동안 전기 공급을 거의 받지 못했다.

미국 남부와 북동부 지역에서도 낮 기온이 35~40도를 기록하면서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때 이른 폭염으로 지난 13일 미국 텍사스주에서는 냉방용 전력 사용이 급증하면서 과부하가 발생해 발전소 6곳(2,900MW)의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18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북미전력신뢰도위원회(NERC)는 “심각한 가뭄으로 인한 극심한 열로 인해 발전소가 고장날 수 있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등 미국 중서부에서 올해 여름 에너지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NERC는 계속되는 가뭄으로 수력발전의 가동이 계속 중단되고 있는 미국 서부 지역 전체가 전기의 제한적인 공급 등으로 인한 에너지 비상사태의 위험에 처하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미국 중서부, 올여름 에너지 부족 현상 발생할 수도

NERC는 텍사스에서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의 증가로 지난해 이후 전력 상황이 개선되었다”면서도 “올 여름 전력수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수력발전 등의 가용 발전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용량 부족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도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스페인 남부에서는 5월 기온이 40도를 넘어서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최소 13개 지역에 폭염 경계 경보를 발령했고, 모든 사람에게 수분을 유지하고 신체 활동을 제한하며 가능한 서늘한 곳에 머물라고 권고했다. 스페인에서는 폭염으로 인해 연간 약 2,000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도 폭염 때마다 전력수급 문제가 제기된 만큼 올여름 최대전력량과 공급예비율 등을 미리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서울을 비롯한 전국 최고 기온이 30도를 웃돌고 있고 정부는 올여름 예상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역대급 폭염으로 기록된 지난 2018년 7월 24일 최대전력량은 9만 2,478MW를 기록했다. 정부의 예상치를 한참 웃도는 수치로 이날 공급예비율은 7.7%까지 떨어졌다. 

◇ 한국, 전력수급·폭염 피해 최소화 대응책 마련

전력공급예비율은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예비 전력의 수준을 의미하며, 최대전력량 대비 공급예비력의 비율을 말한다. 공급예비력은 공급능력에서 최대전력량을 뺀 것이다. 전력의 추가 공급여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전력공급예비율은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 10%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통상 유지된다. 올해 5월 23~25일 동안 공급예비율은 12~14%를 유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 전력거래소 등 관계자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력수급전문가자문 태스크포스(TF)’가 다음 달 2일 올여름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올여름 전 세계적으로 기록적인 폭염이 예상됨에 따라 국내 전력수요도 예년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보고 최대전력량과 공급예비율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12일 ‘2022년 여름철 태풍·호우·폭염 종합대책’을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마련해 15일부터 범정부 차원에서 총력 대응에 나선다고 밝혔다. 정부는 5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를 폭염 대책기간으로 설정하고 폭염 인명피해 최소화를 목표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정부는 특히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공사장 야외노동자, 고령층 논·밭 작업자, 독거노인·노숙인 등 취약계층 등 폭염 3대 취약 분야를 집중관리하여 보다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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