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90% 생산하는 희귀금속 희토류
희토류 안정적 확보 방안은 자원순환을 통한 회수
기술 개발 활발한 해외, 국내 기업들은?

폐자원에서 전략 소재인 희토류를 회수하는 '희토류 회수 기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해당 기술을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에 기여할 10대 미래유망기술' 중 하나로 선정했다.(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폐자원에서 전략 소재인 희토류를 회수하는 '희토류 회수 기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해당 기술을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에 기여할 10대 미래유망기술' 중 하나로 선정했다.(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첨단 소재 등에 필수 소재로 사용되는 희토류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폐자원에서 희토류를 회수하는 ‘희토류 회수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에 기여할 10대 미래유망기술’ 중 하나로 해당 기술을 선정하고 수요 증가와 중국의 자원무기화 전략에 대비해 ‘희토류 회수 기술’ 개발 및 자원순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희귀하지 않지만 귀한 자원이 된 희토류

우리가 사용하는 다양한 장비에는 다양한 원자재들이 사용된다. 그중에서도 현재 일상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스마트폰, 컴퓨터, 배터리, 자동차, TV 등 첨단 기기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원자재가 있다. 바로 희토류다.

희토류는 단어 그대로 희귀한 광물이다. 정확히는 원소기호 57~71번까지의 란탄계 원소와 스칸듐, 이트륨 등 총 17개의 화학원소들이다. 이러한 희토류는 화학적·전기적·자성적·발광적 특징과 함께 탁월한 방사선 차폐 효과를 가지고 있어 첨단제품의 핵심소재로 쓰이고 있다.

사실 희토류는 명칭과 달리 희귀하지는 않다. 중국, 호주, 미국을 중심으로 약 1억톤 이상이 매장돼 있을 정도다. 현재 추세로 사용할 경우 약 100년 정도는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희토류가 희귀한 광물이 된 이유는 따로 있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희토류를 생산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희토류를 포함한 광물들의 품위는 대부분 10~300ppm 수준으로 경제성이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희토류를 고순도로 정제하기도 힘들며, 정제 공정에서 유해가스, 중금속, 방사성함유물질, 유기물을 함유한 폐수 및 광물 찌꺼기 등이 발생한다.

이처럼 낮은 추출에 따른 낮은 경제성, 환경오염에 대한 부담으로 세계 각국은 희토류 채굴 및 개발을 중단했다. 현재 대부분의 희토류 생산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희토류 채굴 및 개발을 지속해온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2013년 기준 희토류 생산량은 중국에 90%를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속적인 희토류 회수 기술을 개발하고 시스템에 도입하고 있는 애플. 사진은 연간 120만개의 아이폰을 분해하는 애플의 로봇 '데이지(Daisy)'(애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속적인 희토류 회수 기술을 개발하고 시스템에 도입하고 있는 애플. 사진은 연간 120만개의 아이폰을 분해하는 애플의 로봇 '데이지(Daisy)'(애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희토류의 확보를 위한 방안, ‘유용자원 회수 기술’

이러한 상황에서 희토류의 활용 범위는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기술로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그 수요 역시 지속 증가하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은 희토류를 안정적으로 확보함과 동시에 희토류 사용량을 줄이고. 대체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희토류를 확보하는 방안으로 주목받는 기술이 있다. 바로 ‘유용자원 회수 기술’이다. 해당 기술은 폐자원에서 희토류를 회수해 다시 자원화하는 기술로 지속가능한 친환경 자원선순환 기술이다.

실제 세계 각국의 전자기기·전기차 제조사, 광물 공급업체, 대학 등은 희토류 분리 및 회수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일본의 자동차 기업 ‘닛산 자동차’와 미국의 IT기업 ‘애플’이다.

닛산자동차는 와세다대학과 공동연구를 통해 전기자동차 모터용 자석에서 사용된 희토류 98%를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희토류 특성을 응용한 방식으로, 폐기된 전기차 모터를 1400도 이상 고로에서 녹여 희토류를 산화시킨 뒤 붕산염 물질을 첨가해 두 개 층으로 분리시켜 산화된 희토류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해당 방식으로 모터 50개를 처리하면 희토류 회수에 약 4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이는 기존의 회수 방식에 비해 2배가량 줄인 성과다. 닛산자동차와 와세다 대는 해당 기술을 2020년대 중반까지 상용화해 폐전기차 모터의 자원순환과 함께 희토류를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애플은 기존 전자제품 재활용 기술로 소재 회수가 불가능했던 방식을 개선한 재활용 시스템 ‘타즈(Taz)’를 도입해 오디오 모듈에서 자석을 분리해 희토류를 회수하고 있다. 또한 애플은 분해 로봇인 ‘데이지(Daisy)’의 기능을 확장해 23개 종류 아이폰을 분해해 연간 120만개의 아이폰을 분해하고 있으며, 유용자원 회수 로봇인 ‘데이브(Dave)’를 통해 희토류 자석을 회수하고 있다.

◇ 희토류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 회수 기술 개발 필요해

해당 기업들이 희토류 회수 기술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희토류 수요가 늘어나면서 세계 1위의 희토류 생산국인 중국은 희토류를 전략자원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은 지난 2012년 일방적으로 희토류 수출 쿼터를 축소시킨 사례가 있으며, 최근에도 일부 국가에 수출을 중단하는 등 희토류 자원을 무기화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까지 희토류 자체 생산 및 생산기술, 소재화 기술이 전무한 상황이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고성장 수요 대응에 대비해 공급망 안정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기차 이차전지와 신재생에너지 산업 등에 필수적인 6대 핵심 광물인 리튬·니켈·코발트·흑연·희토류·백금족 중 흑연을 제외하곤 국내 자급률이 0%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대표 전기전자업계를 비롯해 배터리, 에너지, 광물, 철강 등 다양한 기업들이 자원순환을 통해 유용자원을 회수하는 기술 및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술 개발이 초기 단계에 그치고 있으며, 그마저도 희토류보다는 리튬, 코발트 등 희귀 금속 회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상황이다.

희토류 회수 기술을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에 기여할 10대 미래유망 기술’로 선정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일부 국가에 한정된 생산 시스템이 아닌 폐자원이 발생하는 도시광산으로부터 고효율 희토류 회수하고, 재활용을 통한 희토류 회수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며 “수명이 다한 폐제품 발생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친환경 고효율 희토류 회수 또는 재활용을 통한 지속가능한 자원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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