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 ‘플라스틱 재활용 당위성과 기술현황’ 보고서
늘어나는 전 세계 플라스틱...재활용은 13% 불과
사용한 플라스틱 재활용하는 3가지 방법
물리적 재활용 기술 있지만 품질 저하 등 문제도
“순환 경제 관점에서 이상적이려면 화학적 재활용 필수”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모든 플라스틱이 제대로 재활용되는 건 아니다. 연간 3.6억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하고 그 중 40%는 매립된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사진 속 제품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모든 플라스틱이 제대로 재활용되는 건 아니다. 연간 3.6억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하고 그 중 40%는 매립된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사진 속 제품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모든 플라스틱이 제대로 재활용되는 건 아니다. 연간 3.6억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하고 그 중 40%는 매립된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교보지식포럼’을 통해 발표한 ‘플라스틱 재활용 당위성과 기술현황’ 보고서에서 이 문제를 지적하고 플라스틱 재활용의 종류와 방법에 대해 언급했다.

보고서는 플라스틱 재활용이 “양심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정의한다. 플라스틱은 원유에서 출발해 일련의 과정을 거쳐 가전제품 외장재나 각종 포장 용기, 건축용 자재, 의류 등 다양한 제품이 된다. 사용 후 버려진 플라스틱은 수집돼 회수되거나 소각되거나 매립 또는 방치된다.

◇ 늘어나는 플라스틱...재활용은 13%에 불과

보고서는 OECD 통계 자료를 인용해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 제품 양은 연간 4.4억톤으로 추정되고,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쇼핑, 음식 포장 및 배달 등의 증가를 감안해 볼 때 2021년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6% 증가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국내 폐플라스틱 배출량도 코로나 이전 대비 +14.6%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3.6억 톤으로 추정된다. 이 중 재활용에 활용되는 것은 약 13%다. 나머지는 단순 소각(27%)되거나 매립(40%)된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환경 측면에서 볼 때 최악의 처리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플라스틱의 문제는 제대로 썩지 않는다는 데 있다. 아울러 애초에 완전 연소가 매우 어렵다. 플라스틱은 탄소(C)의 중합체이기 때문에 연소에 필요한 산소가 들어 있지 않아서다. 환경뿐만 아니라 인체에도 유해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플라스틱 종류인 PVC의 경우 염소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에 연소 시 환경 호르몬과 발암 물질이 발생한다.

플라스틱은 생분해가 불가능해 썩지 않기 때문에 매립 방식도 문제다. 생분해는 유기물질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플라스틱은 분자 간의 결합이 튼튼하기 때문에 미생물이 침투할 여지가 없고, 독성 첨가제로 미생물이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이다. 보고서는 이런 이유를 들어 “플라스틱 재활용은 양심적 차원에서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지구의 생존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 사용한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3가지 방법

보고서는 플라스틱 재활용의 종류와 방법을 크게 3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에너지 재활용, 물리적 재활용, 그리고 화학적 재활용이다. 에너지 재활용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발전 시설, 시멘트 공정, 보일러 등의 대체 연료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물리적 재활용은 기계적인 파쇄, 선별 및 분리, 압출 및 성형 과정을 통해 펠렛(pellet) 형태 등 물리적인 상태의 재생 원료로 전환하는 방식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화학적 재활용은 고분자(Polymer) 형태의 플라스틱을 화학적 반응을 통해 최초의 원료형태인 모노머(단량체)로 완전히 되돌리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에서 언급한 내용을 하나씩 짚어보자. 에너지 재활용의 종류는 직접소각, 건류소각, 고체 성형 연료 등 (SRF) 3가지로 구분된다. 직접소각은 일반적인 도시 생활 폐기물 소각과 마찬가지로 플라스틱을 직접 태우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플라스틱은 용융점이 낮고, 소각 시 일반 폐기물에 비해 더 많은 공기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특수한 형태의 소각로가 필요하고 이로 인해 경제성이 낮다. 건류소각은 플라스틱을 소각할 때 발생하는 가스를 열원으로 다시 연소에 이용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에너지 재활용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고체 성형 연료(SRF) 방식이다. 폐플라스틱은 발열량이 높아 고체 연료를 만들기에 적합하다. 플라스틱을 활용한 고체 성형 원료는 제철소, 시멘트 공장, 발전소 등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국내 플라스틱 폐기물 중에서 고형 연료를 활용해 에너지로 회수되는 양은 약 39.3%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에너지 재활용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다시 활용하 기는 하지만 결국 단순히 태우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엄격하게 볼 때 재활용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EU에서도 에너지 재활용은 플라스틱 재활용의 범주 안에 포괄시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3.6억 톤으로 추정된다. 이 중 재활용에 활용되는 것은 약 13%다. 나머지는 단순 소각(27%)되거나 매립(40%)된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환경 측면에서 볼 때 최악의 처리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3.6억 톤으로 추정된다. 이 중 재활용에 활용되는 것은 약 13%다. 나머지는 단순 소각(27%)되거나 매립(40%)된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환경 측면에서 볼 때 최악의 처리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물리적 재활용 기술 존재하지만...품질 저하 등 문제도

물리적 재활용은 현재 가장 대표적인 플라스틱 재활용 방법이다. 해당 공정 내 폐플라스틱은 기계적인 파쇄, 선별 및 분리, 압출 및 성형 과정을 통해 펠렛(pellet) 형태 등 물리적인 상태의 재생 원료로 전환된다.

대부분의 전통적 플라스틱에 대해서 물리적 재활용 기술이 존재하나 일상 용품이나 식품용 용기로 활용되는 PET나 HDPE 정도만 물리적으로 재활용 되고 있다. 다른 종류의 플라스틱을 처리하려면 더 많은 과정이 필요해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일례로 PVC는 다른 종류의 플라스틱과 섞여 재활용될 경우 제품의 강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공정과정에서 염화수소와 같은 유해 화학 물질이 발생해 물리적 재활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플라스틱 제품 특성 상 재활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폐플라스틱 선별 업체는 폐플라스틱을 무게 당 가격으로 정산한다. 폴리스타이렌(PS)의 경우 다른 종류의 플라스틱에 비해 부피 당 무게가 가장 가볍기 때문에 경제성이 떨어져 폐플라스틱 선별 업체 단계에서 PS를 취급하는 경우가 드물다.

보고서는 “현재 전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방식 중 물리적 재활용 비율이 가장 높다”고 언급했다. 국내는 2017년 기준 7,961천톤의 플라스틱 폐기물 중에서 22.7%에 해당하는 1,813천톤이 물리적 방식으로 재활용됐다. 유럽 내 플라스틱 재활용 비중이 가장 높은 독일의 경우 물리적 재활용 비율은 약 38%에 해당한다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물리적 재활용은 공정이 단순해 재활용 과정에서 탄소를 가장 적게 배출하고 비용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계도 있다. 재활용 결과물의 품질이 기존 제품에 비해 떨어지고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제품 범위가 좁아서다. 복합 재질의 플라스틱의 경우 저급의 플라스틱 제품이 생산되고, 단일 재질인 경우도 일정 횟수 이상 재활용 할 경우 품질이 저하된다.

보고서는 “물리적 재활용 방식이 가장 잘 활성화 되어 있는 PET 제품도 염색이 들어가거나 이물질이 부착된 경우 재활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폴리우레탄과 같은 열경화성 플라스틱에는 적용하기 어려워 재활용 가능 대상이 한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열경화성은 열을 가한 뒤 한번 굳어지면 다시 녹지 않는다는 의미다.

◇ “순환 경제 관점에서 이상적이려면...화학적 재활용 필수적”

물리적 재활용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화학적 재활용이 떠오르고 있다. 물리적 재활용이 플라스틱 본래의 성질을 변형시키지 않고 물리적인 형태만 바꾸는 개념인 반면, 화학적 재활용은 고분자(Polymer) 형태의 플라스틱을 화학적 반응을 통해 최초의 원료 형태인 모노머(Monomer, 단량체)로 완전히 되돌리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재활용의 개념으로 열린 고리 재활용과 닫힌 고리 재활용을 각각 설명했다. 열린 고리 재활용은 자원의 100% 순환을 가정하지 않는 방식의 재활용이다. 플라스틱 폐기물 중 일부만이 다시 원재료로 변환되고, 플라스틱 제품 품질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신규 플라스틱 원재료가 혼합되어야 한다. 따라서 플라스틱 폐기물 매립과 소각방식이 수반된다.

반면 닫힌 고리 재활용은 자원의 100% 순환을 의미한다. 새로운 자원을 필요로 하지 않고 기존에 있던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필요한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보고서는 “이론상으로 매립과 소각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플라스틱 재활용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순환 경제 관점에서 이상적인 닫힌 고리 재활용이 이루어지려면 화학적 재활용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복합 소재 플라스틱, 오염, 염색 등의 이유로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물리적 방식으로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실제로 서울시 내 재활용 쓰레기의 50톤 중에서 실제 재활용품으로 분류되는 건 2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잔재 폐기물로 분류돼 대부분 소각되거나 고형 연료로 사용된다. 2014년 서울 지역 재활용 쓰레기 선별량은 4,013톤에서 2016년 3,880톤으로 줄었지만 잔재 폐기물은 6,991톤에서 9,742톤으로 증가한 점으로 볼 때 화학적 재활용의 당위성은 분명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3회차 기사에서는 화학적 재활용의 종류와 국내 기업 동향 등을 다룬다.

환경을 둘러싼 많은 이슈와 여러 논란, 그리고 다양한 주장이 있습니다. 여러 갈래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개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자연을 보호하고 자원을 낭비하지 말자'는 목소리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줄이고 뭘 더해야 할까요.

인류의 행동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우리의 지난 활동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시도가 이미 많았습니다. 여러 환경단체에서, 다양한 정부 부처가, 그리고 입법 활동과 정책을 주관하는 많은 기관이 환경 관련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그들이 보고서나 회의록 또는 토론 자료를 통해 공개한 환경 관련 통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제안이나 아이디어를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이번 보고서는 교보지식포럼(KIF)2022에서 발표된 ‘플라스틱 재활용 당위성과 기술 현황’입니다. 이 보고서는 3회차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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