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채권, 발행자금 기후변화 대응에만 사용하는 고난도 ESG 채권
정태용 교수, "기후위기 대응위해 금융계 변화해야"

신한은행이 국내 최초로 기후채권을 발행했다. 기후채권은 엄격한 국제 기준에 부합하면서도 환경 프로젝트 중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에 관련된 프로젝트에만 발행자금을 사용하도록 하는 채권으로, 이번 발행으로 기후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신한은행이 국내 최초로 기후채권을 발행했다. 기후채권은 엄격한 국제 기준에 부합하면서도 환경 프로젝트 중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에 관련된 프로젝트에만 발행자금을 사용하도록 하는 채권으로, 이번 발행으로 기후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신한은행이 국내 최초로 기후채권을 발행했다. 기후채권은 엄격한 국제 기준에 부합하면서도 환경 프로젝트 중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에 관련된 프로젝트에만 발행자금을 사용하도록 하는 채권으로, 이번 발행으로 기후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신한은행(은행장 진옥동)은 7일 미화 5억불 규모의 10년 만기 외화 후순위 채권을 국내 최초 기후채권으로 공모 발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 엄격한 국제기준 통과해야하는 '기후채권'

기후채권이란 국제기후채권기구(CBI, Climate Bond Initiative)의 사전 인증을 획득하고 발행하는 녹색채권(Green Bond)으로 발행자금을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된 프로젝트에만 사용해야하는 가장 엄격한 기준을 따르는 고난도의 ESG 채권이다.

이번에 발행한 채권은 신한은행이 10번째로 발행한 ESG채권으로 금리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에 1.85%를 가산한 고정 4.375%로 결정됐다. 발행 공모에는 BNP Paribas, Citi, Credit Agricole, Credit Suisse, HSBC, JP Morgan, 신한금융투자가 공동주간사로 참여했다.

투자자 구성은 지역별로 아시아 59%, 미국 25%, 유럽 16%, 유형별로는 자산운용사 69%, 보험사 23%, 국부펀드 4%, 은행/기타 4% 등의 분포를 보였다.

우크라이나 사태, 인플레이션 및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국내 최초 기후채권 발행을 통해 ESG 전문투자자들의 참여를 극대화해 경쟁력 있는 금리로 발행되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국내 최초 기후채권 발행을 통해 그린워싱(Green-washing)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며 “외화 조달 측면에서 중장기 전략 목표인 투자자 저변 확대를 달성함과 동시에 조달비용 역시 일부 절감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지난 5일 0시(한국시각) 공개된 IPCC 6차 보고서 제3실무그룹 보고서 '기후변화의 완화' 편의 한 챕터에서 '기후금융'에 대한 내용이 담기면서, 전세계가 기후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방증했다. (그래픽 :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5일 0시(한국시각) 공개된 IPCC 6차 보고서 제3실무그룹 보고서 '기후변화의 완화' 편의 한 챕터에서 '기후금융'에 대한 내용이 담기면서, 전세계가 기후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방증했다. (그래픽 :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 IPCC 6차 보고서, '기후금융' 관심 방증

한편, 지난 5일 0시(한국시각) 공개된 IPCC 6차 보고서 제3실무그룹 보고서 '기후변화의 완화' 편의 한 챕터에서 '기후금융'에 대한 내용이 담기면서, 전세계가 기후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방증했다.

한겨레는 지난 5일 기후금융 부분의 총괄주저자이자 ‘정책당국자를 위한 요약보고서’ 주저자인 정태용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이번 보고서의 핵심 중 하나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자본의 흐름을 유도할 수 있는 금융계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방안을 찾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5차 보고서가 나왔던 2014년보다 현재 기후변화에 대한 각국의 관심이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2015년 파리협정 이후 처음 나온 보고서이고, 많은 국가들이 그 사이 탄소중립을 선언한 것도 달라진 점이다.

그가 총괄주저자로 참여한 기후금융 파트에서는 기후와 관련된 투자와 금융 분야에서의 대응 능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하는 지점의 내용을 다뤘다. 금융전문가들이 모여 IPCC 보고서에서 금융 부분을 따로 챕터로 정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금융상품-기후변화 대응 연결고리 찾아야

정 교수는 금융·보험사 등이 앞으로 기후 대응에 필요한 여건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자금을 운용해야된다고 주장했다. 그린본드(친환경자금조달 채권), 공적개발원조(ODA)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기후변화 대응에 사용하는지 연결고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금은 있지만 기후변화 쪽으로 자금이 모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요소 중 기후와 관련된 위험요소를 금융부문에서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결국 금융의 흐름은 의사결정을 하는 주체들에게 어떤 신호를 주느냐의 문제"라며 "기업이 탄소세를 책정하거나 기업이 비재무적 측면에서 ESG 경영을 해 평판이 좋게 되어 금융 비용이 낮아지게 되는 등 다양한 목적이 있는데, 이러한 방식이 사회경제적으로 약자를 고려하고 경제적 수단들이 서로 연결되어 온실가스 감축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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