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 서식지 변화 등 기후위기 징후 지속 관찰
그린피스 “남극 해역 보호구역 지정 시급”

남극 해빙 면적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고 펭귄 서식지가 남쪽으로 이동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그린피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남극 해빙 면적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고 펭귄 서식지가 남쪽으로 이동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그린피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남극 해빙 면적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고 펭귄 서식지가 남쪽으로 이동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남극은 지난 2017년 최저 해빙을 기록한 이래 5년 동안 한국 면적 2배가 줄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기후위기로 인한 남극 생태계의 변화를 과학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약 2개월간 남극 해양 생태계를 탐사했다. 그 결과 기후위기의 영향으로 펭귄 서식지가 남쪽으로 이동했으며 남위 65도 해저에서 다양한 해양 생태계가 확인됐으나 남극 해빙 면적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펭귄 서식지 변화 등 기후위기 징후 지속 관찰

그린피스는 이번 탐사에서 서식지 이동이 관찰된 종은 남극에서 가장 개체 수가 많은 젠투펭귄이라고 밝혔다. 그린피스 탐사 연구팀은 남극 반도 동쪽에 위치한 안데르손 섬에서 총 75개의 젠투펭귄 둥지를 발견했다.

젠투펭귄은 일반적으로 남극에서 비교적 온화한 지역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안데르손 섬은 너무 추워 지금까지 젠투펭귄이 새끼를 키우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지역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 기후위기에 따른 온도 상승으로 젠투펭귄 군락 서식지가 남쪽으로 확장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루이자 카슨 그린피스 글로벌 해양 캠페이너는 남극 탐사 참여 후 “이번 펭귄 서식지 조사 결과는 가속화하는 기후변화 속에서 남극 생태계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지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탐사로 젠투펭귄이 급격한 기후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고, 이는 곧 지구온난화로 인해 빠르게 녹고 있는 해빙 손실의 징후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펭귄 서식지 조사에 이어 남위 65도 인근 수중에서 취약한 해양 생태계를 조사했다. 이는 잠수함을 이용한 남극 탐사 연구 역사상 최남단 지역으로, 극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조사가 이뤄졌다. 올해 남극 해빙이 최소 면적을 기록함에 따라 그린피스 환경감시선은 웨델해의 외딴 바다로까지 진입이 가능했다. 그린피스는 “현장에서 이뤄진 해저 탐사에서 연구진들은 산호와 여러 취약종을 비롯한 다양한 해저 생명체를 발견했다”라고 밝혔다.

◇ 그린피스 “남극 해역 보호구역 지정 시급”

김연하 그린피스 해양 캠페이너는 “극심한 기후변화에도 불구하고 남극 해저 생태계는 아직 생명의 끈을 놓지 않고 있지만, 점차 뜨거워지는 기후 속에서 남극 생물들의 터전인 해빙이 빠르게 녹고 있다”면서 “남극 해빙은 2017년 최저 해빙을 기록한 이래 또다시 현재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린피스는 추가 자료를 통해 "해마다 서울 면적의 약 70배가 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남극 해빙이 5년 동안 한국 면적의 2배 가량 줄었다"라고 밝혔다.

그린피스 국제 탐사팀은 해빙 손실을 막고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남극 해역에 보호구역 지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지난 2월 28일 발표된 IPCC 워킹그룹 II 6차 보고서에서도 전 세계 바다의 30~50%를 보호해야 할 것을 명시했다. 당시 보고서는 기후 변화가 해양 생태계에 상당한 피해를 입히고 있으며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그린피스는 이날 “해양보호구역은 해양 생물이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핵심 도구로 그 중요성이 명백하지만, 지금까지 공해에 지정된 해양보호구역은 단 2%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히 남극 웨델해는 약 10년 전부터 해양보호구역으로의 지정이 제안되어 왔으나 글로벌 리더들의 의견 불일치로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연하 캠페이너는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위한 해양생물다양성보전(BBNJ) 협약 4차 정부 간 회의가 지금 (3월 7일~18일) 미국 뉴욕에서 진행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를 비롯한 전 세계 리더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위한 조약을 체결하고 해양보호구역 네트워크 마련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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