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측, “차기 회장? 현재 결정된 내용 없다”
“거론되는 A씨, 물 전문가인데...” 지적 많아

대한LPG협회 홈페이지. (협회 홈페이지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대한LPG협회 홈페이지. (협회 홈페이지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권승문, 임호동 기자] 대한LPG협회 차기 회장 자리를 둘러싸고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 회장의 임기가 지난 2월말로 종료된 가운데 LPG 산업계가 재도약을 위한 터닝포인트를 맞는 시점에서 앞으로 3년간 협회를 이끌어갈 차기 수장이 누가 될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여서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2019년 취임한 이필재 대한LPG협회 현 회장 임기는 지난 2월말로 끝났다. 차기 회장으로는 환경부에서 물환경정책국장, 상하수도정책관, 한강유역환경청장 등을 역임한 A씨가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A씨의 주요 경력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에너지산업과는 거의 무관한 인물이라는 점이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물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인사보다는 에너지 관련 전문가가 협회를 이끄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LPG협회장이라는 자리가 환경부 고위직 출신의 퇴임 후 코스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는 듯 하다”며 “특히 LPG산업을 비롯한 에너지관련 업무경력이 사실상 전무한 인사들이 환경부 고위직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낙점되는 일이 되풀이 되서는 곤란하다”고 비판했다.

대한LPG협회는 2003년 LPG 보급 활성화 및 기술개발, 정책 제도 개선 등의 활동을 통해 관련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기오염 개선 문제를 다루기 위해 설립됐다. 주요 사업은 정책사업과 기술개발, 홍보 및 대외협력 사업으로 나뉜다.

◇ 협회, “차기 회장 관련해 결정된 것 없어”

대한LPG협회는 차기 회장 선출 관련 문제에 대해 “현재까지 결정된 내용은 없으며 일정 및 후보 등도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본지가 “현 회장 임기가 끝났음에도 차기 회장 후보나 선출 일정 등이 정해지지 않았다면 어떤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고 문의하자 협회 관계자는 “그런 것은 없다. 협회장의 임기는 3년이지만 상황에 따라 신축성 있게 운영돼 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회장 선출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어 대외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임을 양해해 달라”며 원론적으로 답변했다.

협회 회장선출은 이사회와 총회를 통해 결정되는데 이사회나 총회는 정례적으로 회의가 열리는 방식이 아니라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 열린다. 경우에 따라서는 서면으로 의견을 주고 받는 경우도 있다. 업계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회장 선임이 늦어진 것은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정권 변동기 등과 맞물려 의사결정 시간이 필요하고, 이는 다른 협회나 기관 등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본지는 협회 회원사인 LPG 기업과 LPG관련 업무를 다루는 또 다른 협회인 한국LPG산업협회에도 관련 내용을 문의했다. 우선 해당 기업에서는 “협회장 선출과 관련해 (우리가) 특별히 하는 역할은 없다”라고 답했다. 해당 기업 관계자는 본지 기자가 “협회장이 선정되면 통보받을 뿐, 어떤 사람이 협회장이 되기를 원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피력할 수 없는 상황이냐”라고 묻자 “현재로서는 그렇다”라고 답했다.

협회 측에서는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 회원사들이 참여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미리 알리고 선출결과도 알리는 등 협조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바꾸어 말하면, 회원사가 후보군 선정이나 최종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LPG산업협회에서는 “해당 협회 관련 내용이나 차기 회장 건에 대해서는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장이 바뀌어도 관련 사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며 큰 방향은 같기 때문에 두 협회가 개별사업에 대해서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 부처 공직자 출신이 협회 회장으로 선임되려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퇴직공직자 취업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환경경영신문이 2018년 9월 보도한 바에 따르면, 대한LPG협회장 자리는 환경부 고위직이 가장 많이 낙마한 기관이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이필재 현 회장도 과거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퇴직공직자 취업심사에서 불승인 탈락한 바 있다.

현재 퇴직공직자 취업심사는 2022년 2월(지난 3월 3일 발표)까지로 공표돼 있다. 퇴직공직자 취업심사는 오는 25일 열릴 예정인데. 위원회 측은 누가 심사를 받고 있는지는 현행법상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A씨가 LPG협회의 차기 회장에 오르기 위해 취업심사 대상에 포함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한LPG협회는 저공해 청정연료인 LPG보급 활성화 및 LPG자동차 기술개발을 통해 대기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사진은 지난 2월 대한LPG협회가 택시업계 지원을 위한 장학금을 전달하던 당시의 모습. (대한LPG협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대한LPG협회는 저공해 청정연료인 LPG보급 활성화 및 LPG자동차 기술개발을 통해 대기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사진은 지난 2월 대한LPG협회가 택시업계 지원을 위한 장학금을 전달하던 당시의 모습. (대한LPG협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탄소중립 흐름 속, 국내 LPG 수요 늘려야하는 숙제

대한LPG협회는 저공해 청정연료인 LPG보급 활성화 및 LPG자동차 기술개발을 통해 대기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한 마디로, 국내 LPG수요를 늘리는 게 설립목표다. 국내 LPG산업은 과거 LPG차량 규제와 도시가스(LNG) 사업 확대 등으로 위기를 겪었다. 이후 2020년 관련 규제가 풀리면서 LPG차량이 늘어나고 도시가스가 도입되기 어려운 지역이나 지방 등에 소형 LPG 발전사업을 추진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왔다.

대한LPG협회 주요 사업은 정책사업과 기술개발, 홍보 및 대외협력 사업 등으로 나뉜다. 정책사업은 LPG자동차 보급 활성화를 위한 지원정책 및 연구, LPG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연구, LPG 희망충전기금 운영 및 사회공헌 활동, 정책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이다. 기술개발 사업으로는 차세대 LPG자동차 기술개발과 LPG자동차 보급 차종 확대, LPG산업 법규 및 제도 개선, LPG연료 보급 위한 기술개발 등이다.

협회는 LPG업계와 정부, 각 기관단체와 함께 에너지 소외계층 지원을 위해 ‘LPG 희망충전기금’을 조성, 에너지 복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E1, SK가스 등 LPG전문기업들을 중심으로 환경부와 산업부 등 정부부처, 한국에너지재단과 한국장학재단 등 기관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모두 2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했다. 협회는 이 기금으로 택시업계 장학금 지원, LPG 희망트럭 지원사업, 저소득층 에너지 복지사업, LPG배관망 사업지원 등 다양한 복지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대한LPG협회 새 회장은 위와 같은 사업을 꾸준히 이어가는 한편 ‘2030탄소중립’ 흐름 속에서 LPG의 ‘친환경성’ 확대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화석연료를 퇴출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추세가 갈수록 확산하는 만큼 LPG산업의 미래도 ‘장밋빛’만은 아니기 때문에 신임 회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물 전문가인 A씨가 ‘예상대로’ 회장자리에 오르든 다른 인물이 낙점되든 LPG협회가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은 상황이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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