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여행할 것인가...항공여행 다시 생각하기
용기 줄일 용기 내기...리필과 고체제품이 대안
‘YES’라는 대답 빼기...처음부터 거절하기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일상생활에서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여행’, ‘용기’, ‘거절’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일상에서 뺄 수 있는 습관을 살펴봤다. (그래픽: 최진모 기자, 본사 DB) / 그린포스트코리아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일상생활에서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여행’, ‘용기’, ‘거절’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일상에서 뺄 수 있는 습관을 살펴봤다. (그래픽: 최진모 기자, 본사 DB) / 그린포스트코리아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일상생활에서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탄소발자국은 평소 습관을 더 이상 하지 않음으로써, 새로운 습관을 추가함으로써 줄일 수 있다. 이를 ‘더하기 습관’과 ‘빼기 습관’으로 2회차로 나눠 살펴본다.

이번 회차에서는 ‘여행’, ‘용기’, ‘거절’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일상에서 뺄 수 있는 습관을 살펴보자. 

◇ 어떻게 여행할 것인가...항공여행 다시 생각하기

생활 속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생활 구석구석에 탄소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일상적으로 별 생각 없이 하던 행동 중에는 의외로 탄소발자국을 많이 남기는 것들이 있다. 이를 알고 빼거나 다른 것으로 대체함으로써 탄소를 줄일 수 있다. 

대표적으로 항공여행이 있다. 몇 년 사이 코로나19로 해외여행 자체가 어려워지긴 했지만 그 전까지는 자유롭게 비행기 여행이 가능했다. 문제는 비행기가 여러 교통수단 중에서도 가장 높은 탄소발자국을 남긴다는 것이다. 유럽환경청 자료에 따르면 승객 1명이 비행기를 타고 1km를 이동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85g이다. 기차가 14g인 것과 비교하면 무려 20배가 넘는 탄소가 배출되는 셈이다. 

비행기에서 탄소가 폭발적으로 배출되는 순간은 이륙과 착륙을 할 때다. 따라서 장거리 비행보다 운행시간이 짧은 단거리 비행에서 거리당 탄소배출량이 더 많이 나온다. 이와 같은 이유로 환경활동가들은 적어도 국내에서만큼은 기차나 버스 여행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고금숙 알맹상점 공동대표는 “한국에서는 제주도만 빼면 모두 기차여행이 가능하다”며 “기차나 버스를 타는 여행을 실천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지 않나”라고 강조한 바 있다. 

비행기가 뿜어내는 탄소를 생각하면 비행기를 타고 온 식품 대신 근거리 식품을 선택하는 것도 환경을 위하는 좋은 습관이 된다. 수입식품 대신 로컬푸드를 선택하는 것이다. 로컬푸드는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지역농산물로 반경 50km 이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뜻한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국산콩 운반 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이 13g이라면, 미국산콩 운반 시에는 463g에 달하는 탄소가 배출된다. 바다를 건넘으로써 국산콩보다 무려 37배나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이다. 소비지와 생산지가 가까우면 보관과 운송에 사용되는 에너지와 온실가스 배출 양이 줄어든다. 식품의 신선도까지 챙길 수 있으니 1석2조라고 할 수 있다. 

◇ 용기 줄일 용기 내기...리필과 고체제품이 대안

생활 공간에 새 화장품 용기를 늘리지 않는 것도 탄소배출 저감에 힘이 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화장품 포장재의 64%가 ‘재활용 어려움’ 등급을 받았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를 반영해 화장품 업계 내에서도 새로운 시도들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리필스테이션이다. 리필스테이션은 샴푸나 바디워시 등을 내용물만 소분해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공간이다. 개인용기나 전용용기를 사용함으로써 리필용 비닐이나 복합 플라스틱 사용량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이니스프리에 따르면 1회 공병 리필로 생수병 3개 분량의 플라스틱을 절약할 수 있다. 더불어 일반 매장 대비 최대 55%까지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제품도 있어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2020년부터 리필스테이션이 생겨나기 시작해 매년 확대되고 있다. 개인상점 외에 대형 화장품 브랜드에서 리필스테이션을 런칭하기도 하고 대형마트 및 편의점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리필스테이션을 선보이고 있어 이용 가능 폭이 넓어지고 있다. 

고체형 제품도 플라스틱 용기를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체치약, 고체샴푸, 고체세탁비누 등 다양한 생활용품들이 고체형으로 출시되고 있다. 기존 치약이나 샴푸통, 세제통은 복합재질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아 재활용이 어려운데, 고체형 제품은 대부분 크기에 맞게 종이로 포장돼 있다. 사용 후에도 남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거의 없다는 얘기다. 

노순호 동구밭 대표는 “기존 세제통이나 샴푸통이 재활용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해당 상품들을 보다 먼저 고체화시키고 싶었다”고 말하며 플라스틱 포장재 문제 해결이 고체형 제품 개발의 목적 중 하나였음을 밝히기도 했다.  

◇ ‘YES’라는 대답 빼기...처음부터 거절하기

일상에서 가장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은 거절하기다. 그것도 적극적으로 거절해야 한다. 거절의 말은 ‘YES’라는 말을 뺀 자리에 재배치시키면 된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환경활동가들이 제로웨이스트 운동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이다. 

외출 후 집에 돌아왔을 때 가방 속에 필요하지도 않은데 무의식적으로 받아온 물건들이 채워져 있는 경우가 있었을 것이다. 카페에서 받은 티슈나 물티슈, 빨대를 비롯해 영수증이나 작은 종이포장 등이 대표적이다. 생각없이 받아오는 것만 줄여도 쓰레기는 물론, 그 물건을 만들어내기 위해 들어가는 에너지와 탄소배출 양을 줄일 수 있다. 

일부 배달앱에서는 연내 ‘기본 반찬 안 받기’ 기능도 도입한다고 하니 온라인에서도 거절하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게 됐다. 배달을 통해 거절하기를 실천하면 일회용품뿐만 아니라 음식물쓰레기도 줄일 수 있다. 거절함으로써 생기는 효과가 크다는 얘기다. 

양래교 알맹상점 공동대표의 조언에 따르면, 거절에도 정확하게 거절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거절하는 상대에게 왜 거절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예컨대 그는 “일회용폼을 쓰지 않아서 물티슈를 쓰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고 한다. 거절은 또 다른 권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나씩 정확하게 거절함으로써 자원낭비를 막을 수 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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