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제로, 대선후보들에게 ‘원포인트 기후토론회’ 공요청
“제20대 대선, 최초의 ‘기후대선’으로 만들어야”

청년기후단체네트워크 플랜제로가 대선후보들에게 “원포인트 기후토론회에 참석하라”고 공식 요청했다. 주요 지지층의 인기몰이에만 나설 것이 아니라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플랜제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청년기후단체네트워크 플랜제로가 대선후보들에게 “원포인트 기후토론회에 참석하라”고 공식 요청했다. 주요 지지층의 인기몰이에만 나설 것이 아니라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이들은 20대 대통령선거가 역사상 최초의 '기후대선'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랜제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청년기후단체네트워크 플랜제로가 대선후보들에게 “원포인트 기후토론회에 참석하라”고 공식 요청했다. 후보들이 주요 지지층의 인기몰이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이들은 20대 대통령선거가 역사상 최초의 '기후대선'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랜제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들기 위한 청년 기후단체들의 연대와 계획을 뜻하는 이름이다. 기후변화청년단체 GEYK,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대학생연합환경동아리 에코로드, 청년기후긴급행동(가나다순) 등이 참여해 만들었다.

이들은 20일 “대통령 선거가 불과 50일 가량 남은 지금, 안타깝게도 대선 이슈와 언론보도에서 기후위기 문제는 뒷전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대 양당 후보들은 기후위기 대응에 목소리를 내는 데 미온적이거나 무관심하다”고 주장했다.

국정전략연구소·트렌드 리서치(주)가 한국행정학회·한국정책학회 의뢰로 행정·정책 전문가 100인을 대상으로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할 핵심 과제'를 설문 조사한 결과 1위는 기후변화와 에너지로 집계됐다. 지난 18일 과학기술계 전문가들이 발표한 '대통령을 위한 열 가지 과학질문' 선정 결과에서도, 열 가지 질문 중 맨 첫 번째로 '기후위기로부터 한반도를 구하기 위한 계획은 무엇입니까?'가 선정된 바 있다.

플랜제로는 “거대 양당 후보들은 기후위기 대응에 목소리를 내는 데 미온적이거나 무관심하며, 1월까지 제3지대 후보들을 배제한 양자토론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기후위기 대응을 비롯한 사회적 의제에 대한 더욱 깊고 다채로운 논의를 차단하고, 주요 후보들이 제대로 검증 받지 못하도록 만드는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수십 년 동안 허울뿐인 대책만 내세웠던 기후 문제는 이제 모른 척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현재의 우리나라를 만들어 준 중장년층들과, 미래의 우리나라를 책임질 청년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네 명의 대선 후보들에게 마지막 골든타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의견을 듣고자 원포인트 기후 토론회 참석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신현우 활동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청년들을 기후정책을 비롯한 전반에 걸쳐 참여”시키라며 “대통령 후보들은 청년들의 요구에 귀 기울여 원포인트 기후 토론회를 즉시 열어야 한다”면서 “우리는 모두의 생존을 보장할 '기후 대통령', 청년을 위한 대통령을 고를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아래는 이날 기자회견 전문

 

-아 래-

기자회견문 “응답하라, 기후대통령!”

세계가 극심한 기후재난으로 고통받는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대선을 50여 일 앞두고 있다. 이 대선의 성격은 지금까지 치러진 그 어떤 대선과도 다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대의 화두는 이미 경제성장이 아닌 공존과 번영으로 빠르게 옮겨갔다. 인류는 ‘진보와 퇴보’를 넘어 ‘생존과 멸종’의 갈림길에 서있다.

우리의 요구는 간단하다. 제20대 대선을 최초의 ‘기후대선’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는 선거 과정에서 기후위기 대응이 1순위 의제로 다뤄지는 것을 뜻한다. IPCC(기후변화 관련 정부간 협의체)는 전 세계가 지금처럼 탄소배출을 할 경우 7년 이내에 탄소예산의 마지노선인 넘어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후위기를 막기위해 앞으로 5년이 매우 중요한 이유이다. 이미 영국, 독일을 포함한 유럽과 미국 등 세계 주요국은 기후위기 대응을 선거에서 최우선 의제 중 하나로 다뤘다. 영국 Channel 4는 후보들과 함께 Climate Debate를, 미국 CNN도 후보들을 대상으로 Climate Crisis Townhall Meeting를 개최한 바 있다.

이번 대선은 코로나위기, 경제위기, 기후위기를 막을 대통령을 뽑는 선거이어야 한다. 대선의 결과를 좌우할 청년들의 표심 역시 여기에 달려있다.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미래 생존의 문제야말로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그러나 주요 대선 후보들은 아직 2030 세대의 위기의식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언어와 행동에는 위기라는 절박감이 묻어나지 않는다. 세간의 관심사 역시 후보자나 그 배우자의 사생활 논란으로 점점 치중되어 가며, “어떻게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갈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비전은 소멸하는 중이다. 상식이 추락하고, 깊이가 상실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에 맞서, 우리는 주요 후보들을 상대로 ‘기후위기 원포인트 토론회’를 제안해왔다. 이재명 후보와 안철수 후보를 공개석상에서 직접 만나 청년들이 제안하는 기후위기 원포인트 토론에 임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또 심상정 후보는 기후위기 원포인트 토론회를 공개적으로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이 당시에 한 약속을 실제로 이행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처음부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침묵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는 질문한다. 한국사회가 오늘날 해결해야 할 진정 중요한 문제들은 무엇인가? ‘무작정 경제성장’에서 벗어난 새로운 경제정책은 어떤 모습일까? 한 세대 안에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비롯한 화석연료 산업과 일자리를 완전히 전환하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기후재난에 맞서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겹겹이 쌓인 질문들 앞에, 우리는 2월 초까지 대선 후보들이 기후토론회에 나서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젊은 유권자들은 차기 대통령에게 모든 일을 떠맡길 생각이 없다. 우리는 우리의 손으로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만들어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후대통령을 자처하는 후보들을 면밀히 검증하고 비판하며, 그들이 직접 토론장으로 나와 전국민의 냉정한 평가를 받을 때까지 행동을 이어갈 것이다.

사회로부터 ‘MZ 세대’라고, ‘2030 세대’라고, 혹은 ‘청년’이라고 호명되는 자들의 이름을 빌려 선언한다. 이번 대선에서 우리는 모두의 생존을 보장할 ‘기후대통령’을 선택하겠다.

기후대통령은 응답하라.

주요 4당 후보들은 “원포인트 기후토론”에 나서라!

2022년 01월 20일

기후청년네트워크 ‘플랜제로’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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