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100% 이행 의지 있는 'SK'와 '삼성'
구체적 대응 전략 빠진 'LG'와 '포스코'
롯데·농협·한화 기후위기 대응 의지 미비...무응답 3곳

환경을 둘러싼 많은 이슈와 여러 논란, 그리고 다양한 주장이 있습니다. 여러 갈래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개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자연을 보호하고 자원을 낭비하지 말자'는 목소리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줄이고 뭘 더해야 할까요.

인류의 행동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우리의 지난 활동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시도가 이미 많았습니다. 여러 환경단체에서, 다양한 정부 부처가, 그리고 입법 활동과 정책을 주관하는 많은 기관이 환경 관련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그들이 보고서나 회의록 또는 토론 자료를 통해 공개한 환경 관련 이슈와 통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제안이나 아이디어를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여덟 번째 보고서는 그린피스가 지난 7월 발간한 <10대 그룹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 성적표> 입니다. 이 보고서는 2회차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각국 글로벌 기업들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재생에너지 100% 사용에 동참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이러한 흐름에 따라가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환경단체의 설문조사 결과 국내 주요 10대 그룹의 100개 계열사 중 37개사 만이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나타났다. 이에 환경단체는 국내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 준비가 실제로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외 기업들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재생에너지 100% 전환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단체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준비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환경단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주요 10대 그룹 100개 계열사 중 37개사만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오현경 기자] 국내외 기업들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재생에너지 100% 전환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단체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준비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환경단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주요 10대 그룹 100개 계열사 중 37개사만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 기업들은 ‘RE100’이라는 글로벌 이니셔티브 캠페인에 동참하며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밝히고 있다. RE100(Renewable Energy 100)은 2050년까지 전력의 100%를 태양에너지, 풍력, 수력, 바이오에너지 등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고 선언하는 자발적 캠페인이다. 구글, 애플, BMW 등 전 세계 300개의 기업이 가입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지난 7월 국내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의지를 확인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그린피스는 ‘10대 그룹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 성적표’라는 설문조사 보고서를 발간하며 “국내 주요 10대 그룹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각 그룹 및 총수가 대외적으로 밝혀온 기후 대응 의지와 별개로 기업 내부에서는 어느 정도 준비 됐는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설문조사가 실시된 기간은 지난 4월 12일부터 5월 7일까지, 조사 대상은 주요 10대 그룹 상위 10개 계열사 총 100곳이었다. 주요 10대 그룹은 지난해 공시대상기업집단 내 자산총액을 기준으로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농협으로 선정됐다.

그린피스의 조사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뤄졌다. 첫 번째는 재생에너지 전환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 및 준비 수준. 질문은 재생에너지 100% 이행계획, 목표 연도,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 온실가스 배출량 등 기후 관련 정보공개 여부 등으로 나뉘었다. 두 번째는 현재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 및 목표에 대한 기업들의 입장이다. 본지는 보고서를 바탕으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대한 기업 인식 및 준비 상태를 살펴봤다. 

◇ 재생에너지 100% 이행 의지 있는 'SK'와 '삼성'

그린피스는 그룹별 계열사들의 응답 내용을 취합해 각 그룹 총수의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을 점수화했다. 조사 결과 가장 높은 성적인 C+를 받은 그룹은 SK와 삼성이었다. 

SK와 삼성의 계열사는 모두 RE100 이행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SK그룹은 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달성이 목표다. 10개 계열사는 모두 이행 의지와 구체적인 목표 연도를 밝혔다. 삼성도 10개사가 이행 계획 및 목표연도에 응답했지만 목표연도를 구체적으로 밝힌 곳은 4곳 뿐이다. 기후위기 관련 정보는 SK와 삼성 모두 10개사 중 8곳이 공개했다. 

특히 그린피스는 SK계열사들의 목표 연도가 2050년보다 더 빠를 것으로 예상했다. 설문조사 이후인 지난 6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최고경영자들은 2050년보다 더 앞서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하겠다는 ‘넷제로’ 추진을 공동 결의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SK그룹은 그린피스와의 질의에서 “회장의 의지에 따라 목표연도를 당기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가 이뤄졌지만, 아직 구체적인 연도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 구체적 대응 전략 빠진 'LG'와 '포스코'

뒤이어 LG와 포스코가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 종합성적 D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LG는 RE100 이행 계획을 밝힌 7곳 중 3곳이 목표연도를 밝히지 않았다. LG유플러스, LG싸이엔스, 하이프라자 3개사로 그린피스는 해당 기업이 투명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후 관련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포스코는 계열사 10개사 중 1곳이 응답하지 않았으며 응답한 기업 중 포스코인터네셔널, 포스코아이씨티, 엔투비 3개사는 RE100 이행계획과 목표연도를 밝히지 않았다.

그린피스는 철강산업이 공정 특성상 온실가스 다배출 및 전력 다소비 업종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철강산업은 공정상 직접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전력 사용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보다 더 많기에 RE100을 달성한다 하더라도 공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감축은 어렵다.

그린피스는 “철강산업은 수입국들이 탄소국경세를 도입하면 업계 타격이 심할 것“이라며 “탄소를 줄이기 위해 기술투자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탄소국경세는 자국 생산 제품보다 탄소배출량이 많은 제품에 대해 수출국에 비용을 부과하는 관세다.

◇ 롯데·농협·한화 기후위기 대응 의지 미비...무응답 3곳

‘F’를 받은 그룹은 10개사 중 6곳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 농협, 한화는 기후위기 대응 의지가 미비했고,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GS는 외부에 공개하기 어려워 답변을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는 설문조사에 응답한 롯데, 농협, 한화의 기후위기 대응 수준이 낮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롯데 계열사 10곳 중 6곳이 응답하긴 했지만 롯데케미칼과 롯데칠성음료 2곳만 RE100 이행 계획을 밝혔다. 이 중 롯데케미칼만 목표연도가 2050년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농협과 한화는 10개사 중 각각 1곳만 설문에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는 특히 농협의 경우 농협은행만 2040년까지 RE100 달성과 기후관련 정보공개 의지를 보였다고 밝혔다. 나머지 9곳은 무응답으로 나타났다.

이에 그린피스는 “무응답을 한 농협금융지주사는 지난 6월 임직원의 탄소저감을 위한 캠페인 등도 진행했다”면서 “기업 차원에서 탄소중립 실천이 아니기에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보여주기식’으로 이뤄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hko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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