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여야 산다 #용기 ①] 2021 지구는...쇼핑과 배달 속 용기의 바다
[줄여야 산다 #용기 ①] 2021 지구는...쇼핑과 배달 속 용기의 바다
  • 이한 기자
  • 승인 2021.03.03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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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저기도...플라스틱에 담긴 그릇과 음식들
대한민국 바다 쓰레기 82%가 일회용 플라스틱
“버리는 용기 말고, 지구 위해 용기를 내세요”

역사 이래로 인류는 늘 무언가를 더하기 위해 살아왔습니다. 과거보다 더 많은 자본, 나아진 기술, 늘어나는 사업영역에 이르기까지, 미지의 분야를 개척하고 예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며 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그 결과, 인류는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구의 건강이 위협받기 시작했습니다. 인류가 무언가를 많이 사용하고 또 많이 버릴수록 지구에 꼭 필요한 자원과 요소들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열대우림이 줄어들거나 빙하가 녹고 그 과정에서 생태계의 한 축을 이루던 동물과 식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에 주목해야 합니다. 적게 사용하고 덜 버려야 합니다. 에너지나 자원을 덜 쓰고 폐기물이나 쓰레기를 적게 버리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환경적인’ 일입니다. 인류는 무엇을 줄여야 할까요. 줄여야 산다 열 두번째 시리즈는 최근 사용이 크게 늘어난 (일회용) 용기입니다. [편집자 주]

그린피스에 따르면, 우리나라 바다에서 발견되는 쓰레기의 82%는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이다. 2017년부터 연근해에서 폐사한 거북이 44마리를 부검한 결과 20마리가 플라스틱을 삼키고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피스에 따르면, 우리나라 바다에서 발견되는 쓰레기의 82%는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이다. 2017년부터 연근해에서 폐사한 거북이 44마리를 부검한 결과 20마리가 플라스틱을 삼키고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플라스틱 시대다. 인류는 플라스틱을 여러 분야에 사용하지만 그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포장재다. 그린피스가 지난해 3월 발간한 ‘국내 대형마트 일회용 플라스틱 유통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생산된 플라스틱의 약 40%가 다른 물건을 포장하는 데 쓰였다.

그린피스는 앞서 2019년 12월 발간한 ‘플라스틱 대한민국’ 보고서를 통해서는 “1분마다 트럭 한 대 분량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쏟아져 들어가며 그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플라스틱 포장재”라고 밝혔다. 소비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만든 포장재는 처음부터 단 한 번 쓰고 버리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그것이 어떤 영향을 낳을지는 대한 고려는 거의 없다.

물론 포장재를 ‘쓸데없는 것’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제품의 모양이나 신선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포장이 필요해서다.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게, 또 많은 양을 효율적으로 유통하기 위해서도 제품을 포장하는 건 필요하다. 다만 그 제품을 포장하는 소재와 방법이 효율적이면서도 또 환경적인지, 그리고 반드시 필요한지 여부는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이와 더불어,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플라스틱 등 일회용 용기에 대해서도 짚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 바다 쓰레기 82%가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나 용기 소재로 많이 사용되는 플라스틱 전반의 문제부터 먼저 짚어보자. 세계가 일제히 플라스틱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그린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은 2018년 플라스틱 전략을 발표했고, 플라스틱 제품의 시장출시 금지, 사용량 감축, 생산자책임 확대등 다방면으로 규제전략을 내세웠으며, 2030년까지 포장재에 쓰이는 플라스틱을 재활용 가능한 물질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8년 플라스틱 관리 전략을 세운 일본은 203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을 25% 감축할 계획이다. 또 스마트 플라스틱 캠페인을 시행하고, 2030년까지 용기 포장재의 60%를 재사용 및 재활용 가능한 물질로 전환하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나라 바다에서 발견되는 쓰레기의 82%는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이다. 2017년부터 연근해에서 폐사한 거북이 44마리를 부검한 결과 20마리가 플라스틱을 삼키고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정부는 2018년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감축하고, 재활용률 70%를 달성하겠다는 플라스틱 관리 및 규제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인의 플라스틱 사용량은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생산된 일회용 플라스틱은 대부분 재활용되지 않는다. 그린피스가 보고서를 통해 밝혀낸 국내의 물질 재활용률은 20% 안팎이다. 반면 매립장과 소각장은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19로 배달음식 등의 이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일회용 용기 문제는 더욱 커지는 추세다.

◇ 여기도, 저기도...플라스틱에 담긴 그릇과 음식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플라스틱 소비량이 가장 많은 분야 중 하나가 포장재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거의 절반이 포장재다. 대부분은 재활용되거나 소각되지 않는다. 플라스틱의 평균 수명이 건설재료 35년, 전자제품 20년인 것에 비해, 포장재는 평균 6개월 이하다. 그린피스는 “플라스틱 소비량 가운데 이러한 포장재가 가장 많다는 것이 플라스틱 위기의 근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이 플라스틱이 아니어도, 그 제품이 플라스틱에 담긴 사례가 주위에 많다. 욕실용품이 플라스틱에 담겨있거나 배달음식이 플라스틱 그릇에 담겨오는 경우다. 마트에서 장을 봐도, 반찬가게에서 반찬을 담아도 플라스틱에 포장됐거나 담겨있는 제품이 많다.

‘용기’ 문제를 보자. 기자의 욕실에만 해도 플라스틱 용기가 6개다. 샴푸와 린스, 컨디셔너, 클렌징오일, 바디워시, 손세정제를 사용해서다. 최근 고체비누를 사용하기 시작해 플라스틱 용기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지만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제품들은 어쩔 수가 없다. 기자뿐만 아니라 모두의 욕실 풍경이 비슷할 터다.

배달이나 포장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라면 이 문제는 더 커진다. 커다란 플라스틱 용기, 또는 작은 플라스틱 용기 여러개가 생겨서다. 치킨이나 피자라면 그나마 종이상자에 담겨 오는 경우가 많고 찜닭이나 떡볶이 같은 음식은 커다란 용기 하나면 된다. 하지만 양념이나 반찬이 많은 보쌈·족발, 또는 회 같은 메뉴는 작고 동그란 일회용 용기와 뚜껑이 여러개 딸려온다. 냄비나 그릇을 가져가 직접 포장해오는 방법도 있고, 기자 역시 그 방법을 여러 번 써봤지만 모든 소비자들이 항상 그렇게 하기는 힘들다.

풀무원이 바이오 페트 재질의 친환경 샐러드 용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사용에 돌입한다. (풀무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일회용 용기의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한 여러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풀무원이 바이오 페트 재질로 개발한 친환경 샐러드 용기. (풀무원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지구 위해 용기 내세요”

플라스틱 용기 대신 친환경 다회용 용기를 사용하자는 움직임이 최근 화제이기는 했다. 배우 류준열등이 ‘용기내’라는 키워드로 공유해 SNS에서 화제가 됐다. 다회용 용기를 사용한다는 의미도 있고, 용감하다는 뜻으로도 해석돼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친숙한 화제였다.

일회용 용기에 물건을 담지 않고 (포장 없이) ‘알맹이만 파는’ 가게들도 생겼다. 알맹상점 등 제로웨이스트숍 들이 그런 사례다. 소비자가 직접 용기를 가져가 필요한 만큼만 담아오는 방식이다. 일회용 용기 대량생산의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그런 상점이 많지 않다는 게 문제다. 플라스틱 용기 하나를 줄이자고 자동차를 타고 한시간씩 가서 물건을 살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일회용 용기를 대량생산하는 시스템을 뿌리째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린피스도 이에 대해 보고서를 통해 “한 번 쓰고 버리는 제품과 포장재에 의존하는 사업 모델을 종식하고 새로운 경제적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재사용과 리필을 중심으로 한 대안적 공급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종이와 바이오플라스틱 등 일회용문화를 조장하는 잘못된 대안을 해결책으로 제시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의 선제적인 실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린피스는 앞서 언급한 대형마트 일회용 플라스틱 관련 보고서에서 “대형마트 업체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파악하거나 공개하는 항목은 정부정책과 접점이 있는 것뿐” 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과 관련해 대형마트 업체들은 정부의 정책이나 방침에 따라 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줄여야 산다 2편에서는 일회용 용기 사용 없이 지내는 일상 관련 체험기를 소개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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