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학 전공 美대학생, 청각장애인용 투명 마스크 제작
뉴발란스와 람보르기니가 만든 마스크, 반도체 소재 공장도 나서

 

미국의 한 대학생이 어머니와 함께 청각장애인을 위한 마스크를 만들었다. 이 학생은 청각장애인과 언어장애인을 위한 특수교육학을 전공한다. 사진은 해당 내용을 보도한 WLEX-TV 화면 (네이버 CBS노컷뉴스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미국의 한 대학생이 어머니와 함께 청각장애인을 위한 마스크를 만들었다. 이 학생은 청각장애인과 언어장애인을 위한 특수교육학을 전공한다. 사진은 해당 내용을 보도한 WLEX-TV 화면 (네이버 CBS노컷뉴스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마스크 수요가 세계적으로 늘면서 관련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다. 세계 곳곳의 개발자와 기업들은 마스크와 의료기기를 충분히 공급하고 꼭 필요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마스크에 대한 관심도 늘어났다. 평소 마스크 착용이 보편화된 우리나라와 달리 얼굴을 가리는 것을 터부하시던 서구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기 시작했다.

이에 마스크 등 의료기기와 관련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나눔이 쏟아지고 있다.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돕는 마스크가 개발되는가 하면, 해외 주요 브랜드들이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마스크 제작에 돌입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의 한 대학생이 어머니와 함께 청각장애인을 위한 마스크를 만들었다. 이 학생은 청각장애인과 언어장애인을 위한 특수교육학을 전공한다.

이 학생은 시트를 마스크 모양으로 자르고 마스크 한 가운데 투명 플라스틱을 덧댔다. 투명한 디자인이어서 마스크를 쓰고 말해도 입모양이 보인다. 입술 움직임으로 언어를 알아듣는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 돕자는 취지다. 우리나라에서도 청각장애인이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가 의료진과의 소통이 어려워 진료에 불편을 겪은 사례가 있었다.

이 학생은 보청기를 끼느라 마스크 착용이 불편한 청각장애인을 위해 귀 대신 목과 머리에 두르는 마스크도 만들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로 모두 패닉 상태지만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의사소통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스크는 이메일을 통해 주문도 받는다. 가격은 무료다. 이 학생은 “마스크를 팔아 이익을 볼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 마스크와 의료용품 제조에 나선 글로벌 브랜드

확산세가 두드러지는 이탈리아에서는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가 공장을 개조해 마스크 등 의료용품 생산에 나섰다.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는 지난 2일 산타 아가타 볼로냐 공장을 개조해 의료용품을 생산해서 인근 병원에 기증한다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하루에 1000개의 마스크와 보호장구 200개를 생산한다. 인테리어와 커스터마이제이션 담당부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만들고, 탄소섬유 생산공장 연구개발 부서에서는 3D프린터를 활용해 이마부터 턱까지 보호하는 보호장구를 만든다.

생산라인을 멈추는 대신 마스크 등 의료용품 제조에 나선 유명 브랜드 사례는 이 밖에도 많다. 명품 패션그룹 LVMH는 중국내 자사 공장에서 주당 1천만 장의 마스크를 생산해 프랑스 정부와 보건당국에 보급하고 있다. 프라다도 당국 요청에 따라 마스크 11만장과 의료보호복 8만장 생산에 돌입했다.

디올은 프랑스 르동 아틀리에에서 마스크를 만들어 무료로 보급한다. 뉴발란스 역시 스니커즈 공장에서 의료진 마스크를 생산한다. 조만간 뉴잉글랜드 공장으로 생산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구찌와 발렌시아가 등을 보유한 케링그룹도 발렌시아가와 생로랑 등의 공장을 활용해 마스크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마스크는 아니지만 캐나다구스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폐쇄된 캐나다 제조 공장 두 곳의 문을 열어 의료용 가운과 환자복을 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가전 브랜드 다이슨은 의료기술 회사와 손잡고 인공호흡기 코벤트를 개발했다.

국내에서도 구미산단 1호 입주기업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시설 일부를 사용해 마스크용 필터를 만들어 마스크 업체에 무상 공급해 화제가 됐다. 이 업체는 평소 일본 수출 규제 핵심 품목 중 하나인 불화 폴리이미드를 생산하던 곳이다.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세가 좀처럼 꺼질 줄 모르는 가운데, 의료계를 위한 관심과 도움이 다양한 지점에서 쏟아지고 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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