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메모리 반도체 무서운 추격전··· CXMT, DDR5·LPDDR5X 공개

CXMT, DDR5·LPDDR5X 공개··· “최고 동작 속도 韓 위협” 270단 낸드 양산하는 YMTC, 기술 추격에 저가 공세로 점유율↑ HBM은 격차는 여전··· 범용 메모리 초격차도 유지해야

2025-11-25     임호동 기자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범용 반도체의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중국.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범용 메모리 부문에서 기술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반도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이하 CXMT)는 DDR5·LPDDR5X 등 차세대 D램 부분에서,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이하 YMTC)는 270단급 낸드를 잇따라 선보이면서 글중국 반도체의 기술 추격이 본격화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저가 물량 공세’에서 ‘프리미엄 개발’로 전략 전환한 中 반도체 기업

최근 DDR5·LPDDR5X 제품 7종을 공개한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

CXMT는 지난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IC(집적회로) 차이나 2025’에서 DDR5·LPDDR5X 제품 7종을 공개했다. 해당 제품군은 PC·서버·스마트폰 등 최신 기기에 들어가는 고성능 D램으로, DDR5는 PC, 서버 등에 저전력 D램인 LPDDR5X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탑재된다.

CXMT가 실물을 공식적으로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충격적인 것은 성능 부분이다. CXMT가 공개한 DDR5 최고 동작 속도는 초당 8000Mbps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최신 DDR5 최고 속도(7200Mbps 수준)를 넘어서는 사양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D램 부분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YMTC는 올해 상반기 270단 3D 낸드를 양산하며 반도체 시장에 충격을 줬다.  SK하이닉스(321단), 삼성전자(286단)와 격차를 크게 좁혔다. 

YMTC는 경쟁사 대비 10~20% 저렴한 가격으로 점유유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3분기 YMTC의 글로벌 낸드 출하량 점유율은 13%로, 3위 키옥시아(14%)를 바짝 추격했다. 1분기에 처음으로 10%를 돌파한 뒤 반년 만에 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YMTC는 내년 말까지 점유율 1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한 인근에서 건설 중인 신규 팹이 완공되면 글로벌 공급량 비중은 20%대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中 반도체 기업, 정부 지원·인재 영입·내수 시장이 기술 성장 견인

중국 업체들의 빠른 기술 성장 배경에는 정부의 대규모 투자, 글로벌 엔지니어 영입, 내수 시장 기반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국가 집적회로펀드'를 통해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YMTC는 국가 펀드로부터 약 129억 위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경쟁사 출신의 베테랑 엔지니어를 공격적으로 영입하며 공정·수율 노하우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일례로 CXMT의 외부 영입의 35%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대미 패권 경쟁에 대비해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과 함께 YMTC, CXMT 등 중국 반도체 기업의 한국·대만 등 배테랑 엔지니어 영입 및 연구개발 투자가 집중되면서 기술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YMTC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낸드 플래시 기술 격차를 2년 안쪽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CXMT는 DDR5 개발에 난항을 겪으며, 구세대 제품인 DDR4 중심의 중저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가격 공세 전략’을 펼치던 CXMT은 DDR5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 “HBM은 여전히 격차… 그러나 범용 메모리는 3~5년 내 판도 흔들릴 수도”

CXMT와 YMTC의 궁극적인 목표는 현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AI향 반도체 개발이다. 실제 양사는 범용 반도체의 격차를 줄임과 동시에 HBM3 개발 등 HBM·AI 메모리를 개발하겠다는 기술로드맵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AI 서버용 핵심 메모리인 HBM에서는 아직 격차가 크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차세대 HBM4(6세대) 개발을 완료한 반면, CXMT는 HBM2E(3세대 수준)에 머물러 있어 4~5년 기술 차이가 있다.

또한 미국과 패권 경쟁 속에서 반도체 장비 수입 규제 등으로 그 격차를 줄이기는 현실상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범용 D램·낸드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렴한 가격, 내수 지원, 인재 투입이 겹쳐 중국 기업의 추격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며, 3~5년 내 글로벌 시장 판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범용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을 끌어올릴 경우 국내 반도체 기업의 매출 규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87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중국 업체의 양산력이 개선되면 한국 기업의 매출 구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CXMT가 최근 공개한 DDR5·LPDDR5X 제품은 아직 양산에 돌입하지 못한 전시 제품으로, 실제 그 기술력이 발표한 성능을 충족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중국의 추격이 무서운 만큼 HBM 같은 초격차 영역을 지키는 동시에 범용 메모리에서도 기술 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