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문 열고 '실리' 챙긴다"… K-게임, 中 판호 발급 '기지개'
NPPA 판호 3년 연속 발급… 24년 10종 이어 25년 6종 추가 허가 통제 불가능한 '리스크' vs 확실한 '매출'… 업계, 불확실성 안고 해법 모색 '현지화로 승부'… 글로벌 확장과 병행하는 '플러스 알파' 전략
중국 국가신문출판서(NPPA)가 발표한 해외 판호 발급 통계에 따르면, K-게임은 중국 시장에 3년 연속 진출하며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NPPA는 중국 내 게임 등 모든 미디어 콘텐츠의 심의 및 허가를 총괄하는 정부 기관으로, 이곳에서 발급하는 '판호'는 중국 내 게임 서비스의 필수 허가권이다.
중국의 판호 정책은 완전 개방이 아니라, 국내 산업 보호를 전제로 한 ‘선별적 개방’ 방식으로 운영된다. 꾸준한 판호 발급에도, 해외 게임이 모두 동일하게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중국 당국이 산업 영향, 사회적 파급력, 문화적 적합성 등을 판단해 일부 게임만을 제한적으로 승인하는 구조다. A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지 게임사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트렌드를 적절히 받아들이려는 정책적 균형"으로 해석한다.
2020년 K-게임이 새로 판호를 연 것을 기점으로, 현재까지 판호가 지속적으로 추가 발급되며 이러한 '선별적 개방'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탈(脫)중국'을 외치던 K-게임 업계에 '기회의 땅'이 다시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5년간의 '동결'과 '탈중국' 체질 개선
K-게임의 중국 수출길은 2017년 3월, '사드(THAAD)' 배치에 따른 '한한령'으로 사실상 동결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첫 균열을 만든 것은 2020년 12월, 컴투스 '서머너즈 워'가 판호를 발급받으면서다.
하지만 다음해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이 1건을 추가로 받았을 뿐, K-게임 업계는 연 1건에 불과한 '가뭄' 속에서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을 확신하게 됐다.
이 기간, 국내 게임사들은 생존을 위해 '탈중국'을 선언하고 북미, 유럽, 동남아 등 대체 시장 개척에 사활을 걸었다. PC·콘솔 플랫폼으로의 전환과 글로벌 IP 확보에 집중한 것도 이 배경에서다.
'선별적 개방'과 업계의 '현실적' 입장
'동결'의 기류가 바뀐 것은 2022년,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등 7종이 판호를 받으면서다. 이후 △2023년 3종(위메이드 '미르M' 등) △2024년 10종(넥슨 '던파 모바일', 시프트업 '니케' 등) △2025년 10월까지 6종(넥슨 '메이플스토리', 라인게임즈 '대항해시대 온라인' 등)이 허가를 받았다.
이러한 '해빙' 신호에도 불구하고 업계가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는 이유는 '판호 발급 과정'의 특수성 때문이다.
B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판호는 현지 퍼블리셔를 주축으로 진행되며, 국내 게임사 입장에서는 계약 외에는 관여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판호 발급의 성공 여부와 시기가 전적으로 중국 파트너사의 역량과 현지 정책 변수에 달려있어, 국내 게임사 입장에서는 '통제 불가능한 영역'이라는 의미다.
"수익성 포기 못 해"... 현지화·장르 다변화로 '정면 승부'
이러한 리스크에도 K-게임이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명확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기회의 시장"이라는 점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제로'로 간주했던 시장이 실적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유효하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은 '장르 다변화'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넥슨은 이미 중국에서 안착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라이브 서비스 강화와 더불어, '데이브 더 다이버'를 통해 싱글 패키지 시장까지 공략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텐센트와 손잡고 '블레이드 & 소울 2'의 현지화 작업을 진행하며 MMORPG 시장 재진입을 타진 중이며, 시프트업 역시 '승리의 여신: 니케'의 현지 서비스를 준비하며 거대 서브컬처 시장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결국 K-게임 업계는 북미·유럽을 겨냥한 '글로벌 확장 전략'과 함께 현지 파트너를 통한 현지화로 승부하는 '대(對)중국 특화 전략'을 병행하는 체제를 굳히고 있다. 중국 시장은 이제 불확실한 '덤'이 아니라, 장르적 다양성과 게임성을 무기로 반드시 다시 선점해야 할 '핵심 승부처'로 재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