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스마트 물관리가 경쟁력"··· AI부터 초순수 기술 한자리에

수자원공사, 대한민국 국제물주간 10주년 맞아 스마트 혁신 내세워 인공지능 물 생태계 관리부터 초순수·수력발전 등 기후위기 기술 망라

2025-11-13     진경남 기자
산업 전반에서 '물의 효율적 사용'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AI와 초순수 기술을 중심으로 물산업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인공지능 이미지 생성

기후위기로 물의 가치가 급부상하고 있다. 홍수와 가뭄이 잦아지고 산업 전반에서 '물의 효율적 사용'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인공지능(AI)과 초순수 기술을 중심으로 한 물산업 혁신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 '대한민국 국제물주간(KIWW)’이 올해 10주년을 맞아 대구 엑스코에서 열렸다. 2015년 제7차 세계물포럼 이후 시작된 이 행사는 국내외 물 관련 정책과 기술을 현장과 잇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 올해 주제는 '물의 미래를 함께 여는 스마트 혁신'을 주제로 카자흐스탄·케냐·미국 등 60여 개국의 물 전문가들이 참석해 물관리의 디지털 전환 전략을 공유했다.

물관리 인공지능 대전환… "예측부터 공급까지 전 과정 디지털화"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기후 관련 재해 중 85%가 홍수, 가뭄, 호우 등 물 관련 재해였다. 정부는 기후위기는 최전선에서 물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며 이번 행사의 주제인 '스마트 혁신'의 핵심 해법으로 예측, 생산, 공급 등 물흐름 전과정에서 AI를 활용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증대하는 물관리 인공지능 대전환(AX)을 추진한다.

행사에서는 예측 단계로 ‘인공지능과 물관리 특별세션’, ‘위성 빅데이터 워크숍’ 등을 통해 AI와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홍수예보, 댐·하천관리 고도화 사례가 소개됐다.

생산 단계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의 'AI 정수장'이 OECD 국제 품질인증(BDN)을 세계 최초로 획득했다. 이는 세계경제포럼(WEF)의 '글로벌 등대' 선정,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표준 초안 승인에 이은 성과로, 한국의 스마트 물관리 기술이 글로벌 수준에 올라섰음을 보여준다.

공급 단계에서는 '누수 저감 특별세션'을 통해 AI 기반 스마트 관망관리 기술과 해외 진출 전략이 논의됐다. 특히 누수 저감 기술 수요가 급증하는 태국 현지 사례가 공유됐으며, 스마트 상하수관로 점검 로봇기술, 스마트 유량계측 기술 등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신기술을 통한 AI 실증지원 비전도 제시됐다.

초순수·수력·담수화… 산업별 첨단 물기술 총망라

행사는 인공지능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친 첨단 물 활용 기술을 폭넓게 다뤘다. 초순수, 해수담수화, 수력양수, 산업폐수 재이용, 관개용수 등 각국의 혁신 기술이 특별세션을 통해 공개됐다.

특히 초순수는 반도체 제조의 필수 원료로 주목받으며 물 관리를 넘어 첨단 원재료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초순수는 불순물이 거의 없는 고순도 물로, 웨이퍼 세정·식각·산화 등 모든 공정에서 사용된다. 특히 반도체는 미세 오염 하나로도 불량이 발생할 수 있어 '초순수 품질'이 곧 반도체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국내외에서도 초순수 생산 기술 개발과 품질 고도화에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수자원공사 국내 기업과 협력하며 SK실트론 등 반도체 기업에 초순수를 공급하며, AI 기술을 활용한 품질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물이 단순한 자원이 아닌 '첨단산업 소재'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수력·양수발전 확대 논의… 글로벌 물안보 협력 강화

이번 행사에서는 수력·양수발전 기술개발과 신사업 확대 방안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신규 양수 건설 추진 현황을 공유하며, 양수발전과 신재생에너지의 융합 모델을 제시했다.

기후변화로 심화하는 가뭄·홍수와 수질·수생태 악화 등 복합적 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청년세대가 토크콘서트를 통해 미래지향적 통합 물관리 실행력과 지속가능한 물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자리도 마련됐다.

또한 '글로벌 물안보 개발협력 파트너십 토론회'가 올해 처음으로 열려, 각국 정부·개발은행·혁신기업이 함께 물관리 프로젝트 수요와 해결책을 연결하는 국제 협력 플랫폼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금한승 기후에너지환경부 차관은 "대한민국 국제물주간 10주년은 AI 기반 물관리가 기후위기 대응에 구체적인 핵심 해법이 될 수 있음을 세계에 증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이번 행사가 대한민국 물분야 스마트 혁신을 가교로 지속 가능한 물의 미래를 향한 새로운 10년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