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부자 5만4000명 20억씩 들고 몰렸다"…반포 래미안 청약 광풍
1순위 청약 238대1 경쟁률…"30억 시세차익" 기대감에 초고액 자산가 집결
서울 서초구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청약에 최소 20억원의 현금을 보유한 수요자 5만4000여명이 몰렸다. 강력한 대출 규제에도 최대 30억원의 시세차익을 노린 '현금 부자'들이 대거 청약에 나섰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1순위 청약(230가구)에 5만4631명이 신청해 평균 23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순 계산으로만 최소 100조원 규모의 현금이 이 아파트 청약에 몰린 셈이다.
강력한 대출 규제가 오히려 '현금 부자'들의 각축장을 만들었다. 10·27 부동산 대책에 따라 분양가 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전용 59㎡(분양가 20억~21억원대)를 분양받으려면 최소 16억~17억원, 전용 84㎡(분양가 26억~27억원대)는 24억~25억원의 현금이 필요하다. 사실상 '초고액 자산가 전용' 청약이 된 셈이다.
이들이 거액의 현금을 들고 청약에 나선 이유는 명확하다. 인근 래미안원베일리의 현 시세가 50억~70억원에 달해 최대 30억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형별로는 '국민평형' 84㎡가 인기를 끌었다. 84㎡ B타입은 14가구 모집에 7440명이 몰려 531.4대1로 전 타입 중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25억원 안팎의 현금을 보유한 수요자만 7000명이 넘는 것이다.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의 3.3㎡당 분양가는 8484만원으로,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 중 역대 최고가다. 그럼에도 청약자들은 "그래도 싸다"는 반응이다. 전날 진행된 특별공급(생애최초·신혼부부·다자녀 등 276가구)에서도 2만3861명이 신청해 평균 8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경기 12곳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이후 규제지역에서 처음 나온 분양 단지다. 같은 날 분양한 성남 더샵 분당티에르원도 47가구에 4721명이 몰려 평균 100.4대1을 기록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강력한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인 청약 경쟁률을 보인 것은 그만큼 현금 동원력이 있는 자산가들이 많다는 의미"라면서 "반포 재건축이라는 입지 프리미엄과 시세차익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초고액 자산가들의 '머니 게임'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