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콜마 쌍두마차 주춤··· 코스메카·씨앤씨인터 '무서운 추격'
1·2위 실적 부진에 3·4위 급성장···인디 브랜드 수주 분산 가속화
K뷰티 ODM(제조자개발생산) 시장에서 코스맥스·한국콜마 쌍두마차를 3 ·4위 업체들이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3분기 양대 업체의 실적이 주춤하는 사이, 3·4위 중견 ODM 업체인 코스메카코리아와 씨앤씨인터내셔널은 각각 44%, 78.8% 급성장하며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11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코스맥스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5856억원, 영업이익 42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1.6%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 567억원을 크게 하회했다. 국내 법인 영업이익은 343억원으로 약 13% 감소했다. 신규 인디 브랜드 수주 확대에 따른 초기 비용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코스맥스는 전 거래일 대비 17.84% 폭락한 15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콜마도 3.64% 하락한 6만3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코스맥스에 대한 종목 보고서를 낸 증권사 14곳이 목표주가를 27만원대에서 22만원대로 약 20% 하향 조정한 영향이다.
한국콜마는 3분기 매출 6830억원, 영업이익 5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0%, 6.9% 증가했다.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증가폭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반면 중견 ODM 업체들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코스메카코리아는 3분기 매출 1824억원, 영업이익 27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 78.8% 급증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인디 브랜드 수주 확대가 주요 성장 요인이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은 3분기 매출 754억원, 영업이익 6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8% 감소했다. 해외 매출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성장률로 비교하면 격차가 뚜렷하다. 코스맥스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한국콜마가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친 사이, 코스메카코리아는 영업이익이 78.8% 폭증했다. 매출 증가율도 코스맥스 10.5%, 한국콜마 9.0%인 반면 코스메카코리아는 44%에 달했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은 인디 브랜드 수주가 중견 업체로 분산되면서 나타났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아누아·메디큐브 등 급성장 중인 인디 브랜드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했다. 한국 법인은 3분기 기초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5.6% 늘었고, 색조와 선케어도 각각 28.3%, 99% 급증했다. 미국 법인 잉글우드랩도 매출 618억원으로 50.3% 성장했다.
중견 ODM 업체들은 늘어나는 수주에 대응해 생산능력(CAPA)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지난 5월 청주 신공장을 가동하며 연간 6600만개 CAPA를 추가했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은 2027년 청주 신공장 준공으로 연간 총 CAPA를 현재보다 10억개 늘려 14억5000만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맥스는 관세 리스크와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로 수익성이 악화됐고, 코스메카코리아는 북미 중심으로 급성장하는 인디 브랜드들의 수주 확대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기존 인디 브랜드들이 제품 발주를 여러 업체에 분산하면서 중견 ODM 업체들이 속도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수주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