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참사... 1명 사망·4명 사망추정, 2명 생사불명
추가 붕괴 위험에 구조 작업 난항... 골든타임과의 사투 계속
소방당국은 7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로 매몰된 7명 가운데 5명이 사망했거나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나머지 2명은 여전히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채 실종 상태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6일 구조물에 끼인 채 발견됐던 2명 중 1명은 7일 오전 4시 53분 사망 판정을 받았다. 생존이 확인돼 구조대와 대화까지 나눴던 이 작업자는 구조 과정에서 심정지에 빠져 끝내 숨을 거뒀다. 다른 1명 역시 의료진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34분부터 8시 52분 사이에는 매몰자 3명이 추가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이들 모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추가 발견자 중 1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나머지 2명에 대한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고 당일 발견된 2명은 D구역에서, 이날 새로 발견된 3명은 B구역에서 각각 찾아냈다. 매몰자로 추정되는 7명 중 아직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한 2명에 대한 수색은 계속되고 있다. 다만 추가 붕괴 위험이 높아 소방대원들은 일시 철수했으며, 현재 구조견을 투입해 생존자 탐색에 나서고 있다.
60m 타워 순식간에 무너져... 9명 전원 매몰·충격
참사는 6일 오후 2시 2분경 울산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발생했다. 철거가 진행 중이던 높이 약 60m(15층 건물 규모)의 보일러 타워가 갑자기 균형을 잃고 무너져 내렸다. 1981년 준공 후 2021년 가동을 중단한 노후 설비였다.
당시 하도급 업체 소속 작업자 9명은 구조물 하부에서 발파 준비를 위한 '취약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철제 기둥을 절단하던 중 굉음과 함께 거대한 구조물이 쏟아져 내렸고, 작업자 전원이 순식간에 매몰되거나 충격에 휩쓸렸다. 현장은 철골 잔해와 먼지로 뒤덮인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초기 수색 과정에서 2명은 자력으로 대피하거나 즉시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은 국가소방동원령까지 발령하며 700t급 크레인 5대와 굴착기 등 중장비를 총동원해 밤샘 구조 작업에 돌입했다. 무너진 잔해를 들어 올리고 지하 통로를 뚫는 필사적인 작전이 펼쳐졌다.
하지만 기적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생존이 확인됐던 작업자마저 결국 사망하면서 희망은 좌절로 바뀌었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엄정 수사에 착수했다. 노후 설비 해체 작업 과정의 안전 관리 소홀이 이번 참사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