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3분기 영업이익 39.8% ↓ ···보안 리스크 실적 흔들다
SKT, 전년 比 영업이익 90.0% 감소… 유심 해킹 사고 직격탄 LGU+, 모바일·AIDC 호조에도 일회성 인건비로 영업익 축소 3분기 실적 선방한 KT, 소액결제 피해 사태 따른 4분기 실적 타격 불가피
이동통신 3사(KT·SK텔레콤·LG유플러스)의 합산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 이후 3개 분기 만에 1조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최근 이동통신 3사의 3분기 경영실적 발표에 따르면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74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1조2434억원) 39.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AI·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확대에도 불구하고 보안 사고와 일회성 요인이 발목을 잡았다. 실제 유심 해킹에 따른 위약금 면제, 고객 보상을 시행한 SK텔레콤(이하 SKT)은 영업이익이 급감했고, LG유플러스도 지난 8월 시행한 희망퇴직에 따른 비용이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쳤다.
KT는 실적방어에 성공했지만 최근 발생한 펨토셀 해킹 및 소액결제 피해에 대한 보상안과 위약금 면제 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4분기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SKT, 해킹 여파로 ‘어닝 쇼크’… 영업익 484억원으로 전년 比 90.9% 급감
올해 3분기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곳은 SKT다. SKT의 3분기 영업이익은 4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90.9% 감소했다. 매출도 3조9781억 원으로 12.2% 감소했다.
유심 해킹 사고에 따른 위약금 면제, 고객 보상 등으로 인해 비용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보안 리스크와 신뢰도 하락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SKT는 유심 해킹 사고에 따른 후속 조치로 위약금 면제와 함께 통신요금 감면, 데이터 추가 제공, T멤버십 제휴사 할인 등 총 5000억 원 규모의 고객 보상 혜택을 순차 제공하고 있다.
또한 유심 해킹 사고 이후 고객 이탈과 보안 비용 증가가 동반되면서 비용 구조 악화가 심화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AI 사업은 여전히 성장세를 보였다. SKT의 올해 3분기 AI 데이터센터(DC) 사업은 매출 1498억원, AIX 사업은 매출 55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본업인 통신 사업 수익이 둔화되고, 해킹 여파로 인한 보안 투자 확대가 수익성을 급격히 떨어뜨렸다. 이에 SKT는 향후 5년간 7000억 원을 투자해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기반의 정보보호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양섭 SKT CFO는 “SKT는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으로 두고, AI사업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 단단한 회사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 LG유플러스, 주력 사업·AIDC 성장에도 일회성 비용 증가에 따라 수익 감소
LG유플러스도 올해 3분기 전년 대비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16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3% 감소했다.
지난 8월 실시한 희망퇴직에 따른 비용이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1500억 원)을 제외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311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7% 증가한 수치다.
LG유플러스의 3분기 매출은 4조108억 원으로 전년 대비 5.5% 늘었고, 서비스수익도 4.2% 증가했다. 모바일·인터넷·IPTV 등 통신 주요 사업이 견조한 실적을 냈고 AI 신사업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LG유플러스의 무선 가입 회선은 3000만 개를 돌파하며, 5G 가입자 비중이 80%를 넘겼다. 기가인터넷 가입자의 증가로 작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673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인터넷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3113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AI 신사업 부문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기업 인프라 부문에서도 AI데이터센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5%한 1031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평촌 2센터 가동률 상승과 DBO(설계·구축·운영) 사업 진출이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AI 기반 통합앱 ‘U+ONE’, AI 업무 비서 등 신서비스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파주에 신규 AI 데이터센터를 건립 중이며, 코람코자산운용과 협업해 DBO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여명희 LG유플러스 CFO(CRO)는 “이번 분기에는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인건비 지급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부문의 성장세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앞으로도 AI 서비스 차별화를 통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수익성 제고와 주주환원 강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기업가치 제고를 지향하겠다”고 말했다.
◇ KT, 3분기 실적은 선방했지만 ‘보안 악재’ 불씨 여전
KT는 올해 3분기 타사 대비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다. KT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7조1267억원, 영업이익 538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7.1%, 영업이익은 16.0% 증가한 수치다.
무선 사업과 AI 신사업, 일회성 부동산 분양이익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특히 무선 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2025년 3분기 기준 5G 가입자는 전체 핸드셋 가입자의 80.7%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KT의 AI 사업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KT클라우드는 데이터센터(DC)와 AI,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AI 클라우드 사업 수주가 확대되고, 가산 AIDC 완공으로 신규 데이터센터가 확보되면서 DC 및 클라우드 사업 모두 안정적인 매출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KT는 4분기 이후가 제다. 최근 펨토셀 해킹으로 인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와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지며 4분기 이후의 실적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에 KT는 최근 고객 보호를 위해 전국 고객 대상 유심(USIM) 무상 교체에 들어갔다. 또 초소형 기지국(펨토셀)의 신규 개통을 전면 제한하고, 망 접근제어·실시간 결제 모니터링 시스템(FDS)을 강화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인한 고객 신뢰도 하락, 유심 교체 비용 및 위약금 면제에 따른 일회성 비용 증가, 정부 제재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4분기 실적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번 3분기에 유심 해킹 사태 여파로 어닝쇼크 급 실적을 기록한 SKT와 비슷한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 모두 최근 연쇄 해킹 사건으로 통신사 신뢰도가 흔들리면서 고객 이탈과 비용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새로운 사업으로 떠오르는 AI 신사업은 물론 보안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강화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실적을 끌어올리는 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