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유럽 최대 공조 업체 ‘플랙트’ 인수… 데이터센터 냉각시장 정조준

100년 전통 유럽 공조기업 ‘플랙트그룹’ 인수 절차 완료 글로벌 생산·판매망 활용해 대형건물·데이터센터 공조시장 진출

2025-11-06     임호동 기자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플랙트그룹을 인수하며 글로벌 공조시장 공략에 나서는 삼성전자.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삼성전자가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FläktGroup, 이하 플랙) 인수를 마무리하며 글로벌 공조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삼성전자는 6일 플랙트 인수 절차를 완료하고, 빠르게 성장 중인 글로벌 공조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삼성전자, 플랙트 인수로 공조 분야 생산·판매 거점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보

이번 인수는 삼성전자가 기존의 가정용·개별공조 중심 사업에서 산업·상업용 중앙공조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삼성전자는 플랙트의 생산·판매 거점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차세대 공조 솔루션을 개발하고, 양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결합해 시너지를 높일 계획이다.

플랙트는 100년 이상의 역사와 기술력을 지닌 유럽 대표 공조 전문기업으로, 데이터센터·병원·상업시설 등을 대상으로 중앙공조 및 정밀 냉각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터널·선박·방산용 환기 및 화재안전 시스템을 담당하는 ‘우즈(Woods)’ ▲공기조화·유동 솔루션을 제공하는 ‘셈코(SEMCO)’ ▲자동화 기반 빌딩 제어 기업 ‘SE-Elektronic’ 등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글로벌 10여 개의 생산기지와 유럽·미주·중동·아시아 전역으로 이어지는 판매·서비스망을 갖춘 것도 강점이다.

플랙트는 최근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들과 협업해 공기냉각·액체냉각을 아우르는 AI 데이터센터용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그램에도 참여 중이다.

◇ 대형 건물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중앙공조 분야 B2B 사업 진출 확대

플랙트그룹이 공급하는 공기냉각, 액체냉각 등 주요 공조 솔루션 제품들 사진. /삼성전자 제공

이번 인수로 삼성전자는 기존에 강점을 가진 개별공조 중심의 솔루션에서 각종 산업·대형 건물용 솔루션 및 고성장하는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하는 중앙공조 시장으로 본격 진출해 기업간 거래(B2B)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이다.

특히 한국 내에서 빠르게 늘고 있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수요에 맞춰, 플랙트의 고효율 냉각 기술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플랙트의 정밀 공조 제어 시스템과 삼성전자의 AI 기반 빌딩 통합 제어 플랫폼(스마트싱스 프로, b.IoT)을 결합해 스마트빌딩·에너지 효율화 솔루션 분야에서도 협력할 예정이다.

이외에 공장, 병원, 바이오 설비 등 공조 수요가 큰 북미·유럽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대할 전망이다. 플랙트가 이미 구축한 지역별 공급망을 활용해 맞춤형 판매·서비스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은 “플랙트 인수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공조 시장을 주도하며 혁신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플랙트의 기술력과 삼성의 AI 플랫폼을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트레버 영(Trevor Young) 플랙트 CEO도 “삼성과의 협력으로 기술 혁신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미래 지향적 공조 솔루션 개발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인수 후에도 플랙트의 브랜드와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해 독립적인 자회사 형태로 운영할 방침이다. 플랙트의 전문성과 브랜드 정체성을 존중하며 장기적 파트너십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냉난방공조(HVAC) 전문기업 ‘레녹스(Lennox)’와 합작법인 ‘Samsung Lennox HVAC North America’를 설립해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 바 있다.

이번 플랙트 인수로 삼성전자의 글로벌 공조 네트워크는 유럽까지 확대되며, B2B 공조 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